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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글로벌 저물가 '원흉'(?)…美·日 중앙銀 주목

"일본은행, 아마존發 저가경쟁·자동화로 저물가 심화"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7-19 15:18 송고 | 2017-07-19 17:00 최종수정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 AFP=News1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 AFP=News1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글로벌 저물가의 원흉이라는 원성을 사고 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초완화적 통화정책을 추진했다. 초완화에도 물가상승률은 목표를 달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앙은행들은 전자상거래 활성화로 인한 저가 경쟁이 저물가를 유발한 요인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은행 통화정책 위원들이 저물가 요인들 중 하나로 전자상거래 업계를 지목하고 있다. 일본은행 정책위원회와 밀접한 한 소식통은 '일본은행 정책위원들 사이에 아마존이 저물가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전망이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최대 소매유통업체이 이온의 오가다 모토야 사장은 지난 4월 저가 추세로 인해 일본 경제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디플레이션이 끝났다는 것은 엄청난 환상"이라고 말했다.

일본 소매판매에서 인터넷, 모바일 쇼핑 같은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6%도 되지 않는다. 문제는 전자상거래가 소매 유통시장에서 가격을 결정하는 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전자상거래 판매는 매년 8~10%씩 증가하는 반면 전체 소매판매 성장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미국에서는 전자상거래가 전체 소매판매의 8.5%를 차지한다.

일본은 미국, 독일에 이은 아마존의 3대 시장이다. 거대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는 지역 유통망을 무력화하며 저가 경젱에 불을 댕겼다. 토탄리서치의 다토 이즈루 사장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판매업체들 사이 가격 경쟁이 미국에서 매우 맹렬해졌고 일본에서도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수 있을 만큼 (상황이) 단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에게 저가 경쟁은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경제 전반의 물가를 떨어 뜨려 부정적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 저물가 환경에서 기업 투자는 줄고 임금성장은 둔화해 전반적 경제 활동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기업의 자동화도 저물가를 유발하는 요인으로 일본은행 내부에서 지목을 받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일본 기업들이 생산성 향상과 인건비 및 원자재 비용 절감을 위해 자동화 투자에 주력해 물가가 오르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기업은 자동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가격 상승분을 전가하지 않을 수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도 인플레이션 둔화에 대해 장기적 추세로 굳혀질 가능성을 우려하며 기술 혁신에 주목했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지난달 뉴욕 연설에서 아마존이 프리미엄 식품업체 홀푸즈를 인수했다는 뉴스에 저물가를 우려했다. 그는 "기술이 파괴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며 "미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며 장기적 추세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마존의 홀푸즈 인수는 경쟁력을 높일 기술적 혁신이지만, 임금 상승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 있는 여지는 줄일 수 있다. 에반스 총재는 "파괴적 기술 혁신은 많은 사업모델의 성공을 유발하지만 경제 주체들이 가격 마진을 유지할 수 있을지를 살펴야 한다"며 "현재 인플레이션을 막고 있는 것"이 기술 혁신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CNBC방송 역시 '아마존이 세계 유통업계의 작동방식을 뒤흔들어 놓았던 것처럼 장바구니 물가도 떨어 뜨릴 수 있다'며 이번 뉴스가 '미국 통화 당국에 새로운 논쟁거리를 추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글루스킨셰프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전략가는 "아마존이 식품유통 전체를 재편할 것이고 이는 디플레이션한 방향으로 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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