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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실족 70대 이틀만에 구조…"기어서 내려와 신고"

(정읍=뉴스1) 임충식 기자 | 2017-07-16 14:30 송고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묘지 이장을 위해 산에 간 뒤 실종됐던 70대가 이틀 만에 구조됐다.

16일 전북경찰청과 정읍경찰서 등에 따르면 A씨는 14일 새벽, 정읍시 입암면 백학리에 위치한 필봉산에 올랐다. 묘지 이장 작업을 위해서였다.
아들과 인부 등 4명보다 앞서 산에 올랐던 A씨는 정상 인근에서 그만 발을 헛디디고 말았다. 15m 아래로 추락한 A씨는 기절했다. 한참 후 정신을 차려보니 몸이 움직이질 않았다. 추락하면서 오른쪽 골반 뼈를 크게 다친 탓이었다.

A씨가 기절한 사이 아들은 “아버지가 보이지 않는다”며 신고를 했고, 경찰과 119구조대원들의 수색이 시작됐다.

자신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한다는 것을 알았지만 도움을 요청할 수 없었다. 추락할 때 입은 충격으로 목소리조차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A씨는 쏟아지는 빗줄기를 피해야겠다는 생각에 가지고 있던 1회용 비닐우의를 입고 산 속에서 꼬박 날을 새웠다.
날이 밝으면서 수색이 다시 시작됐다는 것을 알게 된 A씨는 산을 내려가기로 결심했다. 부상으로 걸을 수 없었기에 A씨는 기어서 산을 내려오기 시작했다.

A씨는 10시간을 훌쩍 넘긴 오후 7시가 넘어서야 민가에 도착해 “경찰에 신고 해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신고를 받고 현장으로 달려간 경찰관과 119구조대 등은 A씨를 응급처치한 뒤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겼다.

필봉산이 해발 500m정도 되고 실족한 곳이 정상 인근이었음을 감안할 때 A씨가 기어서 내려온 거리만 최소 1km는 된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A씨는 경찰에 “비 때문에 춥고 몸 상태도 안 좋았지만 나를 구조하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산 속에서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산 속이 우거지고 비도 내려 수색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특히 A씨가 실족한 장소가 공중 등에서 보이지 않은 곳이어서 수색이 어려웠는데 잘 버텨줘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94ch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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