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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쿨파]박정희 우표 발행, 중국인들이 비웃을 일-3

(서울=뉴스1)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 2017-07-15 10:00 송고 | 2017-07-15 23:23 최종수정
1930년대 만주는 아시아의 서부였다. 동북아의 야심찬 청년들이 모두 만주로 모여들었다. 박정희도 그중 하나였다. 

일제는 1931년 9월 만주사변을 일으키고 만주 일대를 점령했다. 일제가 만주를 점령한 이유는 심모원려(深謀遠慮)의 다목적 카드였다. 만주는 지정학적으로 절묘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 광활한 만주 벌판은 식량 및 원료 공급 기지였다. 그리고 일본 과잉인구를 배출할 수 있는 새로운 ‘프런티어(개척지)’이기도 했다. 

또한 일본 제국을 지키는 데 아주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였다. 만주를 점령하면 이남인 식민지 조선을 완벽하게 통치할 수 있었다. 만주가 조선 독립군의 근거지였기 때문이다. 

일본이 만주를 점령하면 소련의 동진도 막을 수 있었다. 소련은 사회주의 혁명에 성공한 뒤 팽창정책을 쓰고 있었다. 특히 부동항을 확보하기 위해 호시탐탐 북중국을 노리고 있었다. 

그뿐 아니라 일본이 만주를 차지하면 중원도 노릴 수 있었다. 만주는 지정학적으로 아주 중요한 전략적 땅이었다. 만주를 손에 넣는다면 일본은 '천년 제국'을 꿈꿀 수 있었다. 
특히 만주는 일본 경제에 큰 활력소가 될 수 있었다. 1920년대 후반 미국발 대공황으로 세계는 물론 일본도 경기가 좋지 않았다. 만약 일제가 만주를 점령하면 경제 위기도 벗어날 수 있었다. 

만주에서 대규모 플랜테이션을 통해 식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각종 공업을 일으키면 일본의 실업자도 구제할 수 있을 터였다. 더 나아가 풍부한 지하자원을 이용해 일본 중공업의 기초를 다질 수 있었다. 따라서 만주는 일본 제국이 자급자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점령해야 할 땅이었다. 한마디로 만주는 일제의 생명선이었다. 실제 일본은 만주를 점령함으로써 미국발 대공황을 일찍 극복할 수 있었다.

일제가 만주를 점령하자 동북아의 영웅들이 만주로 총출동했다. 당시 만주는 동북아 영웅들이 모두 모여 지모를 겨루던 ‘메이저 리그’였다. 중국공산당의 마오쩌둥과 국민당의 장제스가 항일 명분 아래 합작해 일본에 맞서고 있었다. 덩샤오핑은 팔로군 소속으로 항일 전쟁에 직접 참전했다. 북한의 김일성도 동북 항일 연군(조선과 중공의 항일 합작 부대)을 이끌고 있었다.
그리고 자민당을 창당, 현재 일본 정치의 기틀을 마련한 전후 최고의 정치 천재 기시 노부스케도 만주국 최고위 관료로 만주에 있었다. 기시 노부스케가 바로 아베 신조 현 총리의 외할아버지다. 일본은 만주를 점령한 뒤 마지막 황제인 푸이를 꼭두각시 황제로 세우고, 실질적인 통치는 기시가 했다. 기시는 생전에 “만주는 내가 그린 작품”이라고 말하곤 했다. 그리고 일개 중위에 불과했지만 박정희도 만주에 있었다. 

이들은 훗날 모두 한 나라의 통치자가 됐다. 마오와 덩은 중화인민공화국 주석, 장제스는 대만 총통, 김일성은 북한 주석, 기시 노부스케는 일본 총리, 박정희는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다. 이들은 그저 그런 통치자가 아니라 각국의 역사에 긍정적이건 부정적이건 지울 수 없는 발자취를 남긴 통치자들이었다.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제스, 김일성이 항일의 기치 아래 한 편에 섰고, 기시 노부스케와 박정희가 일본 제국 편에 섰다. 동북아의 영웅 중 일본인이 아님에도 동양 평화의 공적, 일본의 편에 선 인물은 박정희가 유일했다. 동북아의 주요 지도자 중 노골적으로 친일을 한 인물은 박정희뿐이었던 것이다.  

남유진 구미시장에게 묻고 싶다. 이래도 박정희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를 발행해야겠습니까. <끝>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이 지난 12일 오전 세종시 우정사업본부 본관 앞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2017.7.12/뉴스1 © News1 
남유진 경북 구미시장이 지난 12일 오전 세종시 우정사업본부 본관 앞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 기념우표 발행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구미시 제공)2017.7.12/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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