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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금감원 사칭해 5억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 검거

20대 여성 29명에게 거액 가로채 …"피해자 더 있어"
교도소 동기로 구성된 점조직…중국·한국 총책 추적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7-07-13 12:26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현직 검사나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하고 20대 여성들에게 접근한 뒤 "명의도용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이고 5억원이 넘는 거액을 가로챈 보이스피싱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구로경찰서는 지난 5월부터 지난 5일까지 두 달에 걸쳐 보이스피싱에 속은 20대 여성 29명에게 접근해 검사나 금감원 직원을 사칭, 예금을 보호해 주겠다고 속이고 현금 5억2400만원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오모씨(23) 등 보이스피싱 일당 6명을 구속하고 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오씨 일당은 21~23세의 청년들로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이거나 교도소 수감 동기였다. 적게는 전과 6범에서 많게는 전과 11범의 전력을 가진 이들은 특별한 주거지 없이 거처를 전전하다가 유흥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경찰 조사결과 일당은 채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중국에 본거지를 둔 보이스피싱 조직과 접촉한 뒤 피해금의 6~8% 상당의 대가를 받는 조건으로 범행에 가담했다. 이 중 2명은 지난 5월 같은 죄로 수형생활을 마치자마자 다시 범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이들은 각각 인력공급책, 감시조, 현금수거책으로 역할을 나눈 뒤 전국을 돌며 중국 총책이 운영하는 콜센터가 한국의 피해 여성들에게 전화를 걸어 "명의도용으로 인한 범죄에 연루됐다"고 속이면 현장에서 피해자를 만나 현금을 갈취했다.
감시조는 현장에 경찰이나 수사기관이 없는지를 살핀 뒤, 직접 피해여성들을 만나 현금을 건네받은 현금수거책을 감시하는 역할을 했다.

말끔한 정장을 차려입고 피해 여성을 만난 현금수거책은 허위로 조작된 서류를 내밀면서 자신이 현직 검사 혹은 금감원 직원이라고 속이는 방법으로 한 건당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의 현금을 건네받았다.

이들은 경찰조사에서 '20대 여성이 같은 나잇대의 남성보다 결혼 준비금 등 목돈을 더 많이 가지고 있고, 법률지식이 부족하거나 윽박에도 잘 넘어갈 것으로 생각했다'며 '젊은 여성만 골라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일당은 범행 대가로 받은 이익금 대부분을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전했다.

경찰은 지난 6월7일 일당 중 한 명인 오씨를 검거해 구속한 후 보강 수사를 거쳐 지난 5일까지 일당 7명을 모두 검거, 6명을 구속해 검찰에 넘긴 상태다. 나머지 1명은 이미 다른 경찰서에서 같은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오씨 일당이 10억원여의 피해금을 가로챘다고 자백했지만 현재까지 파악된 금액은 5억원에 불과하다"며 "더 많은 피해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에게 지시를 내린 중국 총책과 한국 총책, 일명 '환전소'라 불리는 현금 수거책을 추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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