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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원전 공사비 더 달라"…한전 vs 현대건설·삼성물산 국제소송

현대건설·삼성물산, LCIA에 한전 상대 중재요청서 제출
"UAE 원전, 두 건설사에 미청구공사 규모 커 부담" 리스크 최소화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2017-07-12 07:00 송고 | 2017-07-12 10:57 최종수정
UAE 바라카 원전 공사현장의 모습.(제공=한국전력)© News1
UAE 바라카 원전 공사현장의 모습.(제공=한국전력)© News1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Barakah) 원전사업을 수주한 한국전력과 이를 시공하고 있는 현대건설, 삼성물산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공기 연장, 공사비 증액 등을 두고 두 건설사가 한전을 상대로 협상을 했으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법정에서 다투게 됐다. 건설업계에서는 두 건설사의 UAE 원전 미청구공사 규모가 큰 만큼 치열한 법리 싸움을 예상했다.
12일 법조계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은 지난해 12월19일 한전을 상대로 런던국제중재법원(LCIA)에 중재요청서(Request for Arbitration)를 공식 제출했다. 중재요청 명의는 두 건설사가 UAE 원전 시공을 위해 설립한 HSJV(Hyundai Samsung Joint Venture)로 했다. 소송액은 4억50만달러(약 4610억원)다.

중재요청에 앞서 HSJV는 공기 연장, 공사비 증액, 설계 변경 등 29개 항목을 두고 한전과 협상을 시도했으나 접점을 찾지 못했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이 국내외 주요 발주처인 한전과 각을 세워가며 대립하고 있는 주된 이유는 UAE 원전건설 공사의 수익성 확보 차원이라는 평가다. UAE 원전 공사는 두 회사의 해외사업장에서 차지하는 규모가 크고 특히 미청구공사의 경우 가장 많은 곳이다.
미청구공사는 이미 진행된 공사에 대해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이다.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완료 후 미청구공사가 해소되나 공기 연장, 설계 변경 등에 따른 미청구공사는 발주처와 협의가 되지 않으면 받지 못하는 돈이 돼 버린다. 이 때문에 미청구공사는 건설업 등 수주산업의 부실 원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UAE 원전 공사는 두 회사에게 모두 중요한 프로젝트다. 수주금액만 현대건설 3조4977억원, 삼성물산 2조8499억원이다. 올 1분기 기준으로 완성공사액은 각가 2조9349억원, 2조3110억원으로 진행률로 따지면 83%, 81%다. 수주잔액은 5627억원, 5388억원이다.

문제는 미청구공사 규모다.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올 1분기 현재 총 미청구공사 금액은 3조3087억원, 1조4634억원이다. 이 가운데 UAE 원전의 미청구공사는 현대건설의 경우 2713억원, 삼성물산은 1293억원으로 전체 미청구공사의 8.1%, 8.8% 수준이다. 사업장별로 놓고 보면 미청구공사가 가장 많이 쌓인 곳으로 현대건설의 경우 현재까지 완성공사액의 9,2%를, 삼성물산은 5.5%를 아직 받지 못한 셈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한 사업지의 미청구공사 규모가 전체의 10% 가까이 된다는 것은 경우에 따라 위험할 수도 있다"며 "건설사 입장에서는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UAE 원전의 경우 기한이 2020년까지 돼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큰 곳"이라고 덧붙였다.

한전 역시 두 건설사의 중재요청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소송 직후 국내외 로펌을 통해 법률 대리인을 선임했다. 한전은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회계 등 전문가는 물론 공기 지연, 설계 변경 등 건설기술 전문가도 필수적으로 참여시킬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소송은 한전과 두 건설사의 저가 수주가 불러온 결과라고 지적했다. 2009년 원전 수주 당시 한전이 UAE 측으로부터 해외 원전사업 진출을 위해 저가 수주를 했다는 지적이 있었고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역시 저가 수주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건설업계는 현대건설과 삼성물산의 소송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UAE 원전사업은 원발주처가 UAE 원자력공사(ENEC)로 건설사들은 결국 한전은 물론 ENEC까지 염두하고 있어야 할 것"이라며 "구체적인 내용은 계약서를 봐야 알 수 있겠지만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는 HSJV의 소송과 관련, "진행되고 있는 내용으로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한전은 2009년 12월 UAE 수도 아부다비 외곽의 바라카 지역에 원전 4기를 짓는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우리나라의 첫 원전 해외수출이다. 원전 4기는 2017년부터 2020년까지 1년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준공된다.


yagoojo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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