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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정석 없앤 하나금융, 은행 직함도 바꾼다

신사옥 인력 직함 변경 추진…"수평적 조직문화로"
디지털금융에 맞춰 스마트오피스 자율좌석제 도입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2017-07-11 06:10 송고 | 2017-07-11 10:19 최종수정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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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그룹에서 조만간 '김 과장'이 사라진다. 은행권 처음으로 기존 직함을 없애는 파격 실험에 나선다. 자율좌석제 도입에 이어 직함 개편으로 디지털 금융시대에 걸맞은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11일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을지로 신사옥 입주 이후 자율좌석제를 도입하고, 다음 단계로 기존 직함을 변경하는 방안을 지주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며 "시행 범위나 시기 등 세부 사항은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오는 7월 말 현재 옛 외환은행 본점 자리에서 신사옥으로 이전한다.
금융권은 대체로 부장이나 차·과장 등의 직함을 사용한다. 삼성과 한화 등 일부 제조업 계열 금융사만 프로나 책임, 매니저 등의 수평적인 직함을 도입했다. 삼성카드는 올해 3월 기존 직함을 프로 등으로 전면 개편했다. 신한카드는 현재 일부 부서에만 시범 운영 중이다.

하나금융은 우선 신사옥에 입주할 은행 본점에서 직함 개편을 시행할 계획이다. 은행권에선 한국씨티은행이 비슷한 직함을 썼지만, 순수 국내 은행 중에선 처음이다. 하나금융은 앞으로 이 직함 변경이 업무 효율성에 기여하는 실질적인 효과를 짚어볼 방침이다. 이후 지점 확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디지털 시대를 맞아 국내 기업들은 기존의 수직적인 조직문화를 탈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IT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오피스' 도입을 추진하는 것은 유행처럼 자리 잡고 있다. 하나금융의 이번 결정도 직함으로 구분하는 위계질서 탓에 부족했던 소통을 키우자는 의지로 해석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직함 변경은 실질적인 디지털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 수평적이고 유연한 문화를 확산하겠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자율좌석제'도 수평적인 조직 문화를 위한 방편이다. 하나금융은 신사옥에 입주할 2000여명의 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고정석을 없애는 자율좌석제를 시행한다. 임원실 규모도 줄이고, 각 부서장 자리의 칸막이도 없앤다. 직원들은 누구든지 비어있는 자리에 앉아 공용 PC로 업무를 한다.

개인 소지품은 별도의 사물함에 보관한다. 공용 클라우드에 자료를 업로드해 부서와 상관없이 자료를 빠르게 공유할 수도 있다. 다른 부서 자료를 받기 위해 마냥 기다려야 하는 번거로움도 없어진다. IT 기술을 기반으로 '전자문서의 생활화'도 추진한다. 

하나금융의 최근 행보는 모두 디지털 조직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달 20일에는 인천 청라에 그룹 내 전체 관계사의 모든 인적·물적 IT 인프라를 모은 통합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국내 금융권 첫 사례다. 비용 절감부터 인력과 데이터를 유연하게 관리해 시너지를 극대화한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당시 통합데이터센터 준공식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IT는 모든 산업의 중심에 있다"며 "지난 4월 인도네시아 현지 IT법인 설립과 이번 그룹 통합데이터센터 구축으로 핀테크가 중심이 되는 글로벌 진출의 발판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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