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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조명돼야 할 20세기 한국화가는 황창배"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20세기 한국화의 역사'전 개최
국내 미술사가, 평론가, 큐레이터 등 24명 설문조사

(서울=뉴스1) 김아미 기자 | 2017-07-07 11:49 송고 | 2017-07-07 11:55 최종수정
황창배(1948~2001) 무제 1990년작 © News1
황창배(1948~2001) 무제 1990년작 © News1

오늘날 재조명돼야 할 '20세기 한국화가'는 누구일까.

국내 미술자료 아카이브의 권위자로 꼽히는 김달진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 관장이 '20세기 한국화의 역사'전을 개최하며 최근 국내 미술사가, 평론가, 큐레이터, 대학교수 등 24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가장 많은 득표수를 차지한 '재조명돼야 할 한국화가' 1위는 소정(素丁) 황창배(1947~2001년)였다. "새로운 미술담론을 주도하고 시대변화에 따른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했으며 한국적 신표현주의를 모색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故) 황창배 화백은 '한국화의 테러리스트'로 불리며 1970~80년대 이른바 '황창배 신드롬'을 일으킨 스타작가였다. 1966년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후 1978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비구상을 출품해 한국화 분야 최초로 대통령상을 수상하며 화단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수묵과 채색의 이원화 구도를 허물고 동시대의 다양한 풍정을 독창적인 필묵법으로 재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지필묵뿐 아니라 캔버스, 잿물, 아크릴, 연탄재 등 폭넓은 재료를 사용했다. 전통 필묵법을 지키면서도 자신만의 화법을 찾기 위해 평생을 바쳤던 그는 2001년 55세의 젊은 나이에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2위는 한국화의 정체성과 현대성의 접점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은 내고(乃古) 박생광(1904-1985)이 차지했다. 이어 3위는 운보(雲甫) 김기창(1913~2001), 4위는 풍곡(豊谷) 성재휴(1915-1996)로, 각각 "기법의 독창성과 대표성이 탁월하나 대중적 인기에 가려 역사적 의미가 제대로 파악되지 못했다" "회화적 기량이 탁월하고 한국화에 현대성을 부여했다"는 이유로 재조명돼야 할 한국화가로 거론됐다.

'20세기 대표적인 한국화가' 톱 3로는 이응노, 박생광, 송수남이 차례로 꼽혔다. 그 밖에 이상범, 변관식, 김기창, 천경자, 서세옥이 공동 4위, 박래현, 권영우, 황창배가 공동 5위로 지목됐다.
'한국화의 역사에 기여한 대표적 인물'로는 박주환 동산방화랑 전 대표가 1위를 차지했다. 국내 1세대 화랑주인 박주환 대표는 "한국화 위주의 전시 및 상설전을 주로 개최해 1970년대 한국화 중견 작가들을 발굴하고 1970년대 한국화 붐을 선도했다"고 평가받았다.

박 대표는 박우홍 전 한국화랑협회장(현 동산방화랑 대표)의 부친이다. 박 대표 부자는 대를 이어 전시를 통해 한국화의 명맥을 잇고 있다. 이 밖에 미술평론가 이경성, 이구열, 오광수씨가 한국화 역사에 기여한 인물로 거론됐다.
고암 이응노화백 개인전람회 목록 1949 (김달진박물관 제공) © News1
고암 이응노화백 개인전람회 목록 1949 (김달진박물관 제공) © News1

이번 설문조사는 서울 종로구 홍지동 김달진미술자료박물관이 올해 기획전시로 마련한 '20세기 한국화의 역사' 개최를 계기로 이뤄졌다. 연표상 1900년부터 2016년까지 100년 이상의 한국화 역사를 자료를 통해 돌아보는 전시로, 김달진박물관 쪽에서 아카이브 자료 300여 점과 작품 30여 점을 보여주고, 동시에 서울 종로구 홍지동 스페이스홍지에서 주요 작품 전시를 하는 방식으로 개최된다. 

'고암 이응로 동양화개인전람회 목록'(1949), '제1회 묵림회전'(1971), '동양화 여섯분 전람회'(1971) 등 전시 팜플렛을 비롯해 포스터, 사진, 전시기사 등 박물관 소장 자료를 토대로 전시를 구성했다. 또 한국화 연구자들을 위해 한국화 작가 10인의 한국화에 대한 회고와 전망을 수록한 동명의 단행본을 발간했다.

전시와 함께 시행된 설문조사에는 강선학(미술평론가), 권행가(덕성여대 인문과학연구소 연구교수), 김경연(미술사학), 김백균(중앙대 한국화학과 교수), 김상철(동덕여대 회화과 교수), 김학량(동덕여대 큐레이터학과 교수). 김현숙(성균관대 대학원 전임교수), 박계리(한국전통문화학교 부설 한국전통문화연구소 연구위원), 박용숙(미술평론가), 박은순(덕성여대 미술사학과 교수), 박천남(성남문화재단 전시기획부장), 신항섭(미술평론가), 오광수(뮤지엄산 관장), 오세권(대진대 교수), 윤범모(동국대 미술사학과 석좌교수), 윤진섭(국제미술평론가협회 부회장), 임연숙(세종문화회관 전시팀장), 장준석(미술평론가), 정종효(경남도립미술관 학예팀장), 정현숙(미술사학), 조은정(한남대 겸임교수), 최광진(이미지연구소 소장), 최병식(경희대 미술대학 교수), 최열(미술평론가)씨가 참여했다.

김달진 관장은 "한국 전통회화인 한국화가 아직도 명칭이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측면이 있다"며 "서울대, 홍익대 등에서는 '동양화과'로 불리는 등, 학과명도 혼재돼 있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한국화 역사를 돌아보고 한국화의 미래를 모색한다는 취지에서 '한국화'라는 주제로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전시는 11월11일까지.
청강 김영기-새벽의 전진6, 1984 (김달진박물관 제공) © News1
청강 김영기-새벽의 전진6, 1984 (김달진박물관 제공) © News1


김호석 '무제' (김달진박물관 제공) © News1
김호석 '무제' (김달진박물관 제공)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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