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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 밝혀달라"…마지막까지 무죄 주장한 김기춘·조윤선

金 "사직강요 등 없어…법리 충실한 판결 부탁"
趙 "제가 주범이라는 특검 주장은 참기 힘들어"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2017-07-03 21:55 송고 | 2017-07-04 09:20 최종수정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News1 신웅수 기자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왼쪽)과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 News1 신웅수 기자

특정 문화예술인을 대상으로 '블랙리스트'를 작성해 지원을 배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피고인들이 최후 변론을 하고 선고 전 재판 절차를 마쳤다. 이들 대부분은 마지막까지 잘못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3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78)은 "저는 문화체육관광부 1급 공무원들에게 사직을 강요한 사실이 없다"며 최후 변론을 시작했다.
김 전 실장은 "특정인에 대한 지원을 배제하라는 명단을 작성하라고 지시하거나 이를 본 사실도 없다"며 "명단을 문체부에 내려 집행을 강요하라고 한 적도, 집행 상황을 보고받은 일도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 청문회에서 위증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인했다. 이어 "재판부가 옥석을 잘 가려서 진실을 밝혀달라"며 "인간에 대한 측은지심이 있고, 법리에 충실한 판결을 선고해달라"고 밝혔다.

조윤선 전 문체부 장관(51)도 "문체부 장관에서 어느새 블랙리스트 주범으로 몰려 구속된 게 참으로 충격"이라며 "구치소 생활은 탄핵된 정권에서 일한 것에 대한 정치적 책임으로 여기고 견뎠지만 제가 주범이라는 특검의 주장은 참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로 피해를 본 문화예술인과 이를 보며 충격을 받은 국민들에게 송구하다"며 "앞으로 문화예술을 사랑하는 삶을 살고 싶은 자연인 조윤선으로서의 꿈은 꼭 이뤘으면 좋겠다"며 울먹였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News1 황기선 기자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News1 황기선 기자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57)은 자신의 잘못보다 보수와 진보가 대립하는 과정에서 기소됐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김 전 수석은 "문재인 대통령은 현충일 기념사에서 '모든 국민의 애국의 역사를 지키겠다'고 약속했다"며 "애국심은 누구도 독점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헌법을 지키고 국가에 헌신한 법률가(김기춘)와 가부장적 사회에서도 실력과 인품으로 장관(조윤선)·교수(김소영)가 된 여성이 피고인석에 있다"며 "문 대통령이 포용하겠다고 한 이런 애국자들이 좌우의 잣대로 법의 심판대에 서는 실패한 역사는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51)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재판 첫날부터 자백했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힘들었지만 스스로 깨칠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속죄하는 삶을 살겠다"고 울먹였다.

한편 이날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김 전 실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조 전 장관과 김 전 수석에게는 징역 6년이, 김 전 비서관에게는 징역 3년이 구형됐다.

이용복 특검보는 "이들은 참모로서 대통령의 잘못을 바로잡지 못하고 동조해 잘못을 지적하는 사람을 내친 잘못이 있다"며 "자유민주주의의 기본 질서이고 핵심 가치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했고, 나라를 분열시키고 역사의 수레바퀴를 되돌리려고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오는 27일 오후 2시10분 김 전 실장 등에 대해 선고할 예정이다. 이날 재판부는 블랙리스트 작성·실행 혐의로 따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종덕 전 문체부 장관(60)과 정관주 전 문체부 1차관(53)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56) 등에 대해서도 함께 선고한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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