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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브로맨스 불과 두 달 만에 끝났다

미국 하루동안 중국에 적대적인 조치 3건 내놓아

(서울=뉴스1)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 2017-06-30 11:09 송고 | 2017-06-30 16:35 최종수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브로맨스’가 불과 두 달 만에 끝났다.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워터를 통해 “중국이 대북 압력을 높이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주석과의 브로맨스를 끝내고 독자적인 조취를 취하는 신호탄이란 분석이 많았다.
그 분석대로 미국은 중국 기업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제재국가와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 등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것) 등 대중 제재를 쏟아냈다. 미국은 작심이라도 한 듯 29일 하루에만 모두 3건의 중국에 적대적인 조치를 내놓았다. 

△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고 △ 미국의 항공모함이 대만에 기항하는 것을 허락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기업 또는 개인에게 제재조치를 취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단행했다. 

중국이 정신 차릴 틈도 없이 연달아 강력한 ‘스트레이트’ 세 방을 날린 것이다. 
△ 미국 항모 대만 기항 허용하는 법안 통과 : 29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는 자국 군함이 대만 항구에 정박하는 것을 허용하는 국방 ‘수권법안’을 가결했다. 

수권법안은 중국이 항공모함 랴오닝함을 비롯한 해군력을 대만섬 주변과 대만해협에 수시로 보내 대만독립을 추구하고 있는 차이잉원 민진당 정부를 위협하는데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는 하나의 중국 정책을 위반한 것이다. 하나의 중국 정책은 대만을 국가로 인정치 않고 중국의 일부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즉 대만은 사실상 중국의 영토라는 것이다. 만약 미국의 군함이 대만에 정박하게 된다면 중국에 미국의 군함이 정박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는 것이 중국 측의 논리다. 

이 법안은 상하 양원 전체를 통과해야 하고 또 트럼프 대통령의 최종 사인을 받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 따라서 중국을 섣불리 자극할 수는 없다. 따라서 실제 이 법안이 성사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그러나 대중 압박용 카드로는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 중국 은행에 제재, 세컨더리 보이콧 실행 : 미국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그동안 공언해온 대로 중국에 세컨더리 보이콧을 실행한 것. 

미 재무부는 이날 단둥은행을 '주요한 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하면서 미국 금융시스템과 거래를 단절하는 조치를 발표했다. 재무부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단둥은행은 북한의 대량학살무기(WMD)·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연관된 기업들이 수백만달러 상당의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이 외에도 북한의 금융 거래를 도운 리홍리(李红日·53)·순웨이(孙伟·35) 등 중국인 2명과 북한에 금지된 사치품 밀수를 도운 다롄국제연합해운 등 기업 1곳을 기존 제재 명단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 대만에 13억달러어치 무기 판매 : 트럼프 행정부는 또 이날 대만에 13억달러 상당의 무기 판매를 승인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조기경보레이더와 고속대방사미사일, 어뢰, 미사일 부품 등 7개 품목으로 구성된 대만 무기판매 계획을 의회에 공식 통보했다. 미국의 대만 무기 판매는 지난 2015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의 이같은 전광석화의 조치에 중국은 당황해 하며 미국을 비난하는 성명을 내놓았다. 특히 대만에 미항모를 기항할 수 있게 한 법안과 관련, 미중 관계의 근본인 ‘하나의 중국’ 정책을 뒤흔드는 조치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추이톈카이 주미중국대사는 이날 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의 잇따른 조치와 관련, "미중관계의 근본을 훼손하는 조치들"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 © AFP=뉴스1 자료 사진
추이톈카이 주미 중국대사. © AFP=뉴스1 자료 사진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플로리다 마라라고 회담 직후 “중국이 북한에 대한 압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 수는 없다”며 미중관계의 허니문을 선언했다.

그러나 미중의 허니문은 2개월을 넘지 못했다. 이들이 허니문을 지속하기에는 추구하는 목표가 너무 달랐다. 이제 미국과 중국은 국익을 위해 국제무대에서 사사건건 부딪치는 일만 남겨 두고 있다.


sino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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