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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긴축발작의 추억…드라기도 버냉키 실수 재연(?)

FT "통화 정책 정상화에 정교한 소통 중요하다"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6-29 10:37 송고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이 2013년식 긴축발작의 기억을 끄집어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에 이어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까지 돌연 긴축 신호 발현에 가세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쳤다. 미국의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이 지난 2013년 긴축발작을 촉발한 발언이 상기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8일(현지시간) "통화 정책의 정상화를 향한 움직임은 정교한 소통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이번주 유럽의 중앙은행들이 배웠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원할 것만 같은 값싼 유동성의 중단 가능성에 시장은 중앙은행의 예상보다 더욱 거칠게 움직일 수 있다. 중앙은행들은 그 동안 이례적인 정책을 통해 값싼 돈을 쏟아 냈고 시장은 이지머니에 오랫 동안 길들어졌다.

FT는 드라기와 카니의 이번 발언과 2013년 버냉키 연설을 비교, 정리했다.

1. 마리오 드라기, 2017년 6월 27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AFP= News1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AFP= News1

"경제가 계속 회복되는데도 정책 스탠스를 유지하면, 실제로 정책 기조는 더 완화된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정책 수단의 입력수치(parameters)를 조정해 회복에 맞춰나갈 것이다. 이 조정은 긴축을 위해서가 아니라 전반적 정책 기조에 변화를 주지 않기 위한 것이다."

이번 드라기 발언에 대해 ECB 일부 위원들은 리플레이션 압박의 출현을 언급하기가 너무 이른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의사소통은 ECB 명성을 해칠 뿐 아니라 잠재적으로 유럽 경제에 피해를 준다고 FT는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일부 ECB 위원들은 유로존 경제 회복이 아직 스스로 지속할 힘을 갖추지 않았다고 우려했다. 또 긴축적 금융 환경이 최근 목격된 긍정적 전개에 역효과를 낼 수 있다.

2. 마크 카니, 2017년 6월 28일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 AFP=News1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 AFP=News1

"통화정책위원회(MPC)가 직면한 상충문제가 계속해서 약해지고 그에 따라 정책결정이 보다 전통적인 방식으로 돌아가게 된다면, 일부 통화 완화를 없애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다."

카니 총재는 1주일 전만 해도 아직은 금리를 올릴 때가 아니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금융 시장은 카니 총재의 돌변에만 집중하며 이전 발언을 돌아볼 틈이 없는 듯했다고 FT는 지적했다.

FT는 노련한 전문가 피터 프라에트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연초 발언을 재조명하며 신중을 기하라고 조언했다. 프라에트 이코노미스트는 연초 중앙은행들이 구체적 출구전략을 너무 많이 너무 빨리 말해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시장은 향후 통화정책의 변화를 감지하면 특히 민감해진다"고 그는 강조했다.

FT는 '너무 많은 구체적 정보를 드러내면 양적완화(QE) 효과를 되돌리며 정부와 기업의 자금 조달비용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우려는 2013년 연준이 QE 중단 계획을 소통하는 과정에서 시장에 극적인 매도세를 유발했던 과거 학습효과 때문이라고 FT는 지적했다.

3. 벤 버냉키, 2013년 5월 23일

벤 버냉키 전 연준의장© AFP=News1
벤 버냉키 전 연준의장© AFP=News1

"(노동 시장의) 개선을 계속해서 목격하고 개선이 지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선다면 앞으로 몇 차례 회의에서 자산 매입의 속도를 줄일 수 있다"

당시 버냉키의 이 발언으로 달러과 국채수익률이 치솟으면서 시장은 발작적 반응을 내놓았다. 4년이 지나 드라기와 카니 총재는 버냉키 쇼크와 비교되는 발언을 내놓았고 일각에서는 시장의 반응과 이에 따른 대응에 의문을 제기했다.

유로는 ECB 긴축을 둘러싼 불협화음에 1%대로 오르 내렸다. 파운드 역시 카니 발언에 1% 급등했다. 로렌스 무트킨 BNP파리바 금리전략 본부장은 "시장의 반응은 합리적 수준에서 적당했다"고 평가했다. ECB의 2018년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전혀 없어 보이다가 그렇게 될 위험이 크지 않은 수준으로 바뀐 정도라고 그는 설명했다.

드라기 ECB 총재가 시장이 잔뜩 기대했던 이달 8일 회의에서 너무 완화적으로 나왔기 때문에 이번에 오해를 불렀다는 지적도 있다. 데렉 할페니 미쓰비시 UFJ그룹 애널리스트는 "모두가 6월 8일에 더 많이 기대했었다"며 드라기가 "3주 지난 시점에 와서 (유로존 경제에 대한) 장밋빛 진술을 내놓는 실수를 범했다"고 말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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