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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일감몰아주기 등 발생시 해당기업과 직접 만날 것"(종합)

4대그룹 경영자들 "첫 소통기회…자주 만나겠다"
"자발적 변화 기다리지만 시간 없는 점 기억해야"

(서울=뉴스1) 이준규 기자 | 2017-06-23 16:35 송고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4대 그룹과의 정책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한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하현회 LG 사장, 박정호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참석했다. 2017.6.2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4대 그룹과의 정책간담회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 위원장을 비롯한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하현회 LG 사장, 박정호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참석했다. 2017.6.2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3일 취임 후 처음으로 가진 4대그룹과의 회동에서 자발적이고 점진적인 변화를 당부하면서도 일감몰아주기나 재벌의 이른바 '갑질' 문제가 발생할 경우 해당 기업과 개별적으로 직접 만나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장-4대그룹간 정책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사안별로 그룹이나 기업과 "개별적인 대화를 통해서 합리적이고 일반적인 정책을 시행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정진행 현대차 사장께서 일감몰아주기 규제에 대해 말씀을 주셨는데 많은 그룹들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어떤 개별그룹에서는 더 관심의 대상이 되는 이슈일 수 있다"며 "개별 기업의 사안과 관련해서 어떤 분을 뵙고 싶다는 것을 (해당 기업에) 요청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4~5명과 만나보니 짧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30대그룹 경영자와 국무위원 18명이 한꺼번에 참석하는 모임보다 정말로 진솔한 말씀을 나눌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이런 대화를 계속 이어나갈텐데 오늘은 그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청와대도 오늘 모임에 대해 굉장히 큰 관심을 가지고 있어 문재인 대통령께 보고를 드릴 예정"이라고 밝혀 이날 간담회의 내용이 국정과제를 다듬는데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을 비롯해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 사장 등 간담회에 참석한 4대그룹 경영자들은 이날 회동이 공정위와 재벌그룹이 만난 첫 소통의 기회였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근 김 위원장이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으로 직접 언급했던 현대차의 정 사장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양적인 규제보다는 질적인, 또 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신중하게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하시겠다고 대화를 나눴다"며 "앞으로 잘 해나가겠다고 말씀해주셔서 아주 안심하고 돌아가게 됐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기업이나 나라나 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해서 노력하지만 어떤 분야에 대해서는 방법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김 위원장의 말씀을 듣고는 타당함을 느꼈다"며 "저자 직강을 들어서 아주 감사한 시간이었는데 자주 만나서 서로의 어려움과 발전방향을 풀어 가면 좋은 결과가 많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그룹 임원들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호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김상조 위원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하현회 LG 사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2017.6.2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그룹 임원들이 2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정호 SK 수펙스추구협의회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 김상조 위원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하현회 LG 사장,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 2017.6.23/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김 위원장은 간담회 시작 전 모두 발언에서는 "한국경제의 소중한 자산인 대규모기업집단이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했음에도 다수 국민의 삶이 오히려 팍팍해 진 것은 뭔가 큰 문제"라며 재벌그룹의 자발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현재 재벌그룹의 모습이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 환경이 급변하고 대기업집단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크게 달라진 만큼 각 그룹의 경영전략, 의사결정구조도 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룹의 최고 의사결정자에게 정확하고도 충분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은 것은 아닐까, 정보는 전달됐는데 적기에 적절한 판단을 내리는데 장애가 되는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며 "공정위원장이 이런 오해와 조급증을 갖고 있다면 그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든 경제주체의 대화와 협력, 배려, 양보를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처럼 나도 새로운 사전규제 법률을 만들어 기업의 경영판단에 부담을 주거나 행정력을 동원해 기업을 제재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공정위의 정책 내용을 설명하고 나아가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한 이해를 구함으로써 기업인들 스스로 선제적인 변화의 노력을 기울여주시고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어 주십사 하고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또한 "공정위원장으로서 저는 최대한의 인내심을 가지고 기업인들의 자발적인 변화를 기다리겠다"면서도 "한국경제를 둘러싼 환경이 결코 녹록치 않다는 점, 우리 기업이 또 다시 변화의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점, 한국경제와 우리 기업에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해 대기업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부족할 경우 적극적인 제재에 나설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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