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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일자리 뺏는다?…당장은 노동력 부족 더 문제"

"현실 노동시장은 막연한 두려움과는 정반대"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6-24 07:17 송고
홍콩 소재 휴머노이드 로봇업체가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로봇 '소피아'© AFP=뉴스1
홍콩 소재 휴머노이드 로봇업체가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로봇 '소피아'© AFP=뉴스1

전 세계 노동자들이 인공지능(AI)으로 무장한 로봇에 의해 대체될 것이라는 걱정에 휩싸였다. 산업용 로봇 1 대당 6개 일자리가 대체된다는 연구보고서만 보면 로봇의 습격이 조만간 현실화할 것만 같다.

하지만 세계에서 로봇 활용도가 가장 높은 일본에서 심화되고 있는 일손부족은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지난 4월말 기준 미국에서 채워지지 않은 일자리(600만개)가 16년 집계사상 최대였다는 것은 또 무슨 의미인가.
블룸버그는 "전 세계 노동자들이 이른바 '로봇 묵시록'보다 더 큰 문제에 직면했다"며 고령화와 저출산에 따른 노동자 부족과 기술 불일치를 당장에는 더 걱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오터 MIT 노동경제학 교수는 "사람들은 '기계가 매우 빠르게 인간 일자리를 완전히 빼앗을 것'이라고 과장해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현실의 노동시장은 인간의 막연한 두려움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생산성 저하와 인구 감소로 노동력은 여전히 부족하다. 일본 노동자들은 고령화하고 중국 근로자들 역시 역시 수 십년 지속됐던 한 자녀 정책의 여파로 줄어들기 시작했다. 미국에서 베이붐 세대 역시 대거 은퇴하고 있다. 북미컨퍼런스보드의 가드 레바논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노동 부족이 2030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러한 노동력 부족은 현재 경제가 원하는 기술력 부족으로 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고용주가 원하는 것은 인간의 몸뚱이가 아니라 고유한 '재능'이기 때문이다. 인력아웃소싱업체 맨파워그룹의 요나스 프리싱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 마켓에 필요한 기술은 있지만 인력풀은 매우 협소하다"고 말했다.
시대가 필요로 하는 기술력을 습득하지 못한 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빡빡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1979~2009년 미국에서 사라진 제조업 일자리는 800만개에 달하지만 이후 새로 생긴 공장 일자리는 100만개도 채 되지 않는다. 제조업 일자리의 실종은 자동화에 대한 공포를 키운 면도 있다.

하지만 자동화는 노동자의 기술력을 보완하는 경향이 더 크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그러면서 블룸버그는 '농장, 공장 노동자들의 손자손녀들이 이제 언어치료사, 영상그래픽 전문가로 성장했다'며 인간의 끝없는 욕망 덕분에 새로운 직업이 끊임없이 생겨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래에 어떻게 될지 우려하기 보다 향후 얼마나 고통없이 효과적으로 변모할지를 고민해야 한다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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