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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하마평, '정心' 따라 파격이 될 수도 있다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7-06-23 11:20 송고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에 대한 설왕설래가 잠잠해지고 있다. 후보군이 뻔해서 그렇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의 결정에 따라 파격이 나올 수도 있다. © News1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에 대한 설왕설래가 잠잠해지고 있다. 후보군이 뻔해서 그렇다. 하지만 정몽규 회장의 결정에 따라 파격이 나올 수도 있다. © News1

시끌벅적 요란하게 움직이나 싶었는데 며칠 못가 잠잠해진 모양새다. 자천타천, 빠르게 진행되는 것 같던 차기 축구대표팀 감독을 둘러싼 외부의 논의가 조용해졌다. 그에 앞서 결정되어야 할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 유력 인사 이야기도 제자리걸음이다.

한 축구인은 "후보군이 너무 뻔해서 그렇다. 이쪽에서 소위 녹을 먹었다는 축구인이나 일반적인 팬들이나 예상하는 얼굴들이 크게 다르지 않다"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또 다른 축구인은 "반복되는 이름은 많으나 그들 중 앞서 나가는 이가 없다는 것은 아직 누구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견해를 피력했다.  
그렇기 때문에 차기 기술위원장과 A대표팀 감독 선임은 결국 '정心'에 달렸다. 아무 것도 결정된 것은 없는 분위기다. 정몽규 축구협회장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가에 따라 다음 배의 색깔이 달라질 전망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과 이용수 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이 동반사퇴한 뒤 뜨겁게 불이 붙었던 '다음 인물'에 대한 설왕설래가 소강상태에 빠졌다.

애초 탄력을 받았던 인물은 허정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였다. 허 부총재는 슈틸리케의 경질이 결정되던 바로 그날 급부상했다. 지난 15일 슈틸리케와의 계약해지를 전하던 이용수 기술위원장은 "개인적인 견해지만 차기 감독은 국내 지도자가 맡았으면 한다. 그리고 월드컵 최종예선을 경험해본 인물이었으면 한다" 등의 '조건'을 전한 바 있다. 두루 고려할 때 대상자는 허정무 부총재였고, 한때 '사실상 확정'까지도 진척됐다.
하지만 이후 일주일이 지나며 '허정무 대세론'은 추가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용수 위원장의 '사견'이 적절치 못했다는 비판과 함께 수면 밑으로 들어갔고, 해외에서 업무를 진행했던 정몽규 회장이 귀국한 19일 이후 물살을 탈 수 있을 것이라는 견해들이 나왔으나 별 다를 바 없다. 원점 쪽으로 향하고 있다.

현재까지 거론된 차기 감독 후보들은 허정무 부총재를 비롯해 신태용 전 U-20 대표팀 감독, 최용수 전 장쑤 쑤닝 감독, 김호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등이다. 더 파이를 키우면 홍명보 전 항저우 감독, 황선홍 FC서울 감독도 포함된다. 홍 감독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때의 결과가 부담이고 황 감독은 '현직'이라는 게 걸림돌로 꼽히지만 사실 큰 문제는 아니다.

진짜 문제는 다른 이들도 장점만큼 단점이 있다는 사실이다. 현직에서 떠난 시간이 꽤 있다는 것(허정무, 김호곤), 국가대표팀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최용수, 신태용) 등이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News1 안은나 기자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 News1 안은나 기자

이런 분위기 속에서 기술위원장이 누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위원장이 감독을 추천한다는 표면적인 '절차' 때문만은 아니다. 기술위원장의 성격에 따라 A팀 감독이 달라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 그것이 '정心', 정몽규 회장의 의중이 될 가능성이 높은 까닭이다. 결정에 따라 뻔한 후보군에서도 제법 큰 파장도 예상해볼 수 있다.

이를테면 홍명보 감독이 기술위원장에 선임되는 시나리오다. 축구계 흐름을 종합할 때, 홍명보 감독은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보다는 기술위원장 후보군에 들어가 있는 인물이다. 자격의 문제라기보다는 아무래도 2014 브라질 월드컵의 기억이 있기에 자신도 축구협회도 부담스럽다. 하지만 기술위원장은 다르다.

홍명보 감독은 김학범 전 성남 감독, 이장수 전 창춘 감독, 김호곤 협회 부회장 등과 함께 기술위원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대표팀 감독만큼 기술위원장 후보들도 장단점이 있어 축구협회도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맥락은 비슷하다. 노련한 인물로 무난하게 가느냐, 이 타이밍에 쇄신을 시도하느냐다. 이 결정은 자연스레 대표팀 감독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만약 홍명보 감독이 기술위원장에 자리한다면, 현재 가장 유력한 대표팀 감독 후보인 허정무 부총재는 선임이 껄끄럽다. 두 사람은 지난 2014 브라질 월드컵 때 단장(허정무)과 감독(홍명보)으로 함께 했는데 그 다음 월드컵에 위치를 바꿔 나간다는 것은 모양새가 좋을 것 없다.

그렇다면 다른 조합을 예상할 수밖에 없다. 국가대표팀 경력이 없어 지휘봉을 맡기기가 망설여졌던 최용수 감독이나 황선홍 감독이 힘을 받을 수 있다. 선수로든 지도자로든 '국대' 경험은 누구보다 풍부한 홍명보 기술위원장이 협력자, 조력자로 부족한 면을 채울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선택은 정몽규 회장의 몫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뻔한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스타일이라는 전언이다. '정心(심)'에 따라 뻔한 하마평 속에 파격 결정이 내려질 수도 있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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