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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과로사에 뿔난 집배원들…"공무원化·법정근로시간 준수하라"

전국집배노동조합 '과도한 노동·비정규직 차별' 규탄
사망 집배원의 절반 이상 '과로사'…"비정규직 철폐하라"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2017-06-18 16:12 송고 | 2017-06-18 18:42 최종수정
전국우체국노조, 집배노조 등이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소공원에서 열린 전국우정노동자 총력결의대회를 마친 뒤 광화문우체국 앞에 사망 사고 등을 당한 집배원들을 추모하며 헌화했다. 노조는 집배인력 즉각 증원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우정직 인사차별 철폐 등을 요구했다. 2017.6.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전국우체국노조, 집배노조 등이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소공원에서 열린 전국우정노동자 총력결의대회를 마친 뒤 광화문우체국 앞에 사망 사고 등을 당한 집배원들을 추모하며 헌화했다. 노조는 집배인력 즉각 증원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우정직 인사차별 철폐 등을 요구했다. 2017.6.18/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서수원우체국 정춘구 동지여, 도봉우체국 임성후 동지여, 경북청송현동 배범규 동지여, 부산 동래 송진호 동지여…."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 지금은 이 세상에 없는 우체국 집배원 17명의 이름이 하나하나 울려퍼졌다.
이들을 호명한 최승묵 전국집배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수많은 노동자가 작년과 올해로 과도한 장시간 노동에 짓눌려 희생당했다"며 "참으로 암담한 현실"이라고 했다.

집배원 노동자들은 지난해와 올해 우편물을 배달하다가 숨진 집배원들의 과반수가 '과로사'로 사망했다며 지나친 업무량을 지적하는 한편 우정사업본부가 집배원을 공무원화하기는커녕 비정규직을 늘리려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집배원조합)은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세종로 소공원에서 '전국우정노동자 총력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집배원조합은 "새 정부가 들어서고 공공부문 좋은 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력이 한창이지만 4만6000명 규모 직원을 가진 우정사업본부는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다"며 "심지어 2025년까지 정규직을 대폭 줄이고 비정규직을 늘릴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집배원조합에 따르면 현재 우정사업본부 비정규직 인원은 직·간접 노동자를 포함해 1만2000명에 달한다. 이는 공공기관 중 최대규모 비정규직 비율(26%)로 이들은 근속연수와 상관없이 매년 최저임금을 받는다.

집배원조합은 "우정사업본부의 정책으로 집배 노동자만 올해 4명이 과로사로 추정되는 뇌심질환으로 돌아가셨다"며 "우정사업본부의 산업재해율 1.02%는 평균 산업재해율의 2배를 웃도는 수준"이라고 고발했다.

이어 "수많은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죽고 있지만 우정사업본부는 인원을 늘리기는커녕 합의한 증원도 지키지 않고 있다"며 "이는 우정직 직군에 대한 차별"이라고 꼬집었다.

최 위원장은 "사람이 과도한 노동으로 쓰러지고 있는데도 책임관련자는 '집배원이 한사람 몫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니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심근경색, 심정지, 뇌출혈, 뇌졸중 등 각종 과로사로 숨진 17명의 집배원의 이름을 되뇌었다.

이어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지만 '우정사업본부는 특별근로감독 대상이 아니다'라는 대답이었다"고 토로했다.

최 위원장에 따르면 충청지역 4개 우체국 집배원은 한 달에 법정 근로시간보다 평균 57시간 이상 더 일하지만 연차 사용일은 1년 평균 2.7일에 불과하다.

집배원조합은 이같은 집배원의 현실을 고발하며 △집배원 공무원 전환 △근로기준법에 따른 법정 근로시간 준수 △토요근무 폐지 및 주5일 근무제 쟁취 △비정규직 차별 철폐 등을 주장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모인 400여명의 집배원들은 규탄 발언을 마친 뒤 행진을 시작해 서울 광화문 우체국 앞에서 과로사 등으로 희생된 17명의 집배원들을 기리는 '국화 헌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집배원노조의 한 관계자는 "17인 집배원의 사망원인으로 과로사로 추정되는 돌연사가 가장 많고 '일이 너무 힘들다'는 유서를 남긴 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경우가 그다음으로 많다"며 "보통 집배원의 사망원인으로 '교통사고'가 가장 많을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절반 이상이 과로사로 삶을 마감한다"고 전했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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