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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행의 '은밀한' 테이퍼…"채권매입 3년여래 최저"

올해 본원통화 55조엔↑ 전망…80조엔 목표 하회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6-15 09:20 송고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AFP=News1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 AFP=News1

일본은행이 조용하게 채권 매입 규모를 줄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인용한 JP모간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지난달 사들인 일본 국채는 7조8900억엔(716억달러)로 월간 매입 규모는 2014년 10월 이후 최저다. 만기가 돌아 오는 채권을 감안하지 않는 수치다. 일본은행은 채권 매입을 통해 본원 통화를 80조엔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 속도라면 올해 확대되는 통화는 55조엔 수준이 된다고 JP모간은 예상했다.

WSJ는 '일본은행이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초완화적 정책에서 후퇴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의구심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도쿄 소재 BNP파리바의 시라이시 히로시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기술적인 테이퍼링(매입 축소)"을 진행중이라고 말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매입이 다소 줄었다고 인정했지만 완화정책에서 후퇴한다는 신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본 경제는 2006년 이후 최장 기간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근원 인플레이션은 겨우 0.3%이고 임금성장도 고집스러울 정도로 부진하다.

출구 전략을 논의하는 것 만으로도 시장이 무질서한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일본은행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애널리스트들은 오는 16일 일본은행은 금리정책 결정회의에서 별다른 서프라이즈를 내놓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하라다 유타카 일본은행 통화정책위원은 경제 불안에 국채를 대거 매입할 것이라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기존 가이던스를 통해 시장 충격을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행이 채권 매입을 줄일 수 밖에 없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일본은행이 보유한 국채는 전체의 43%에 달한다. 사고 싶어도 살 수 있는 국채가 없을 수 있다는 얘기다.
통화 완화정책 속도를 조절하는 데 인플레이션 전망도 중요하다. 엔은 올들어 달러 대비 6.1% 올랐고 유가 역시 하락해 채권매입 축소를 지속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WSJ는 전망했다. 파인브릿지인베스트먼트의 마츠카와 다다시 채권본부장은 "달러/엔과 유가 전망을 볼 때 일본은행이 테이퍼링을 중단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장기물 일본 국채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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