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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벼운 펜터치로 그린 무거운 인류미래…伊만화가 지피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7-06-14 18:36 송고
14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이탈리아 유명 만화가인 지피가 강연하고 있다. © News1
14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이탈리아 유명 만화가인 지피가 강연하고 있다. © News1

"내 관심사는 어떤 이야기가 독자들을 감동시키고 어떻게 해야 생생한 인물을 그릴 수 있을까 하는 것입니다."

'2017서울국제도서전'이 열린 첫날인 14일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이벤트홀에서 도서전 첫 해외 초청강연자로 나선 이탈리아의 카툰 아티스트(만화작가)인 지피(GIPI, 본명은 잔 알폰조 파치노티)가 이같이 자신의 작품 세계의 특징을 말했다.
지피는 1994년 이탈리아 유명 정치 풍자주간지 '쿠오레'에 만화를 연재하기 시작하면서 만화계에 입문했다. 약 10년 후인 2006년에 '전쟁 이야기를 위한 노트'로 프랑스 앙굴렘 국제만화페스티벌에서 '최고작품상-황금야수상'을 수상하면서 이름을 국제적으로 알렸다.

이어 2014년에는 이탈리아 최고의 문학상인 '스트레가 상'에 만화가로서는 최초로 최종후보에 올라 문단을 놀라게 했다. "그만큼 지피의 작품의 스토리성이 탁월하고 문학적 함축성이 높다는 의미"라고 평론가들은 말한다. 

지피는 작품 '아들의 땅'(북레시피)이 최근 번역출간되어 한국을 방문하고 서울국제도서전 강연자로 나서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의 작품 '아들의 땅'에 대해 "어떤 이유에서인지 인류가 종말을 맞았고 그 폐허 위에서 살아가는 아버지와 두 아들이 주인공"이라면서 "아버지는 세상을 잘 살아갈 수 있도록 아들들에게 사랑과 같은 감정을 가르치지 않으며 무자비하게 굴지만 아버지가 죽고 난 후 아들들은 사랑과 배려 같은 감정을 조금씩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앙굴렘 최고작품상을 받은 '전쟁 이야기를 위한 노트'에 관해서도 "3명의 17세 소년들이 나온다"면서 "'이라크전에 이탈리아가 군인들을 보내는데 나는 왜 그 전쟁을 느끼지 못하고 있나'는 문제의식에서 창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쟁은 사실상 한걸음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알게 하고 내가 사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에도 전쟁이 도래한 것처럼 독자들이 느껴지게 하고 싶었다"면서 "독자들이 각자의 집, 각자의 도시에 닥치는 것으로 느끼도록 외국에 번역될 때 지리적인 것을 명시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지피의 '아들의 땅'은 바늘을 연상시키는 가느다란 펜 터치를 치밀하게 반복하면서 이미지를 구축한다. 폐허가 된 세상과 만신창이처럼 살아가는 인간군상들을 묘사하는데 탁월한 수법으로 평가됐다. 작가는 "원시적인 이야기라 기법도 원시적인 것을 사용했다"면서 "그래도 역시 독자들이 감동을 느낀다면 기법이 아닌 글 부분일 것"이라면서 '스토리텔러'로서의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국제도서전은 14일부터 오는 18일까지 코엑스 A홀과 B1홀에서 열린다. 올해 주빈국은 터키, '초점국'(스포트라이트 컨트리)은 캐나다다. '서점의 시대' '책의 발견전' '독서클리닉' '필사서점' 등의 다양한 기획 전시 및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아들의 땅'의 한 장면(북레시피 제공)© News1
'아들의 땅'의 한 장면(북레시피 제공)© News1



unga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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