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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무더위에 '바나나' 열렸다…식당 앞마당에 주렁주렁

(대구ㆍ경북=뉴스1) 정지훈 기자 | 2017-06-13 14:25 송고 | 2017-06-13 15:45 최종수정
대구 동구 효목동 김덕규씨(44)가 주택을 개조해 운영하고 있는 삼계탕 가게 앞마당에 심은 바나나 나무에 아기손 같이 작은 바나나 6송이가 열렸다. 2017.6. 13. 정지훈 기자/뉴스1© News1
대구 동구 효목동 김덕규씨(44)가 주택을 개조해 운영하고 있는 삼계탕 가게 앞마당에 심은 바나나 나무에 아기손 같이 작은 바나나 6송이가 열렸다. 2017.6. 13. 정지훈 기자/뉴스1© News1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바나나가 잘 있나 보게 돼요"

더위로 유명한 대구의 한 주택 앞마당에 바나나가 열려 인터넷에서 화제가 된 집을 수소문 끝에 찾았다.
평범한 가정집 대문 사이로 넓게 팔을 벌리고 선 바나나 나무들이 대문 밖 골목길에서도 한눈에 들어왔다.

'바나나'로 유명해진 이곳은 요리사인 김덕규씨(44)와 그의 어머니가 가정집을 개조해 만든 삼계탕 식당이다.

김씨는 "바나나 나무 3그루 중 1그루에서 꽃이 피더니 얼마 전 열매가 보이기 시작했다. 6송이에 100개쯤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바나나 나무에는 꽃처럼 보이는 큰 봉우리 아래 검지나 새끼손가락 크기의 바나나가 촘촘히 들어차 있다.
김씨는 "인터넷에서도 보니까 부산지역에서도 7월쯤 바나나 송이가 달린 적이 있다는 것을 봤는데 그것보다 한달이나 빠르니까 신기한 일이다 싶어 인터넷에 올렸더니 사람들이 신기한지 막 퍼나르고 해서 화제가 됐다"며 웃었다.

김씨가 가게 앞 마당에 바나나를 심은 것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앞마당이 너무 허전해 관상용 나무를 하나 키울 생각이었다.

김씨는 "장사를 하니까 마당이 허전해서 뭐라도 하나 심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여름 성수기에만 장사를 하는데, 바나나 나무에 잎이 활짝 피니까 손님들이 보기 좋다고 해서 계속 키우고 있다"고 했다.

바나나 나무는 외가가 있는 영천에서 가져왔는데 3년 전 세상을 떠난 김씨의 외할아버지가 여름이면 큰 잎이 펼쳐지는 모습이 보기 좋아 관상용으로 키웠다고 한다.

김씨의 영천 외가에는 아직도 10여그루의 바나나 나무가 있다.

김씨는 "다 크면 10m 정도 될 텐데, 꽃 피우기가 힘들다. 외가에 있는 나무들도 위로 자란 것은 봤지만 꽃이 핀 건 한번도 못봤다"며 "이곳 바나나 나무도 지난해 9월 말쯤 꽃이 한번 피었는데 찬바람이 불자 금세 얼어죽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너무 더워 열매가 맺은 것 같다. 내년에 열매가 열릴지 모르겠지만 잘 키워보겠다"고 덧붙였다.

김씨 가게 앞마당의 바나나 열매 소식을 전해 들은 누리꾼과 주변 사람들은 '신기하다'는 반응과 함께 '대박' '길조'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대구와 경북 남부 내륙에는 지난달 19일 낮 기온이 34도까지 치솟아 올들어 첫 폭염주의보가 내려지는 등 이틀간 때이른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


daegur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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