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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 키스해 줘, 시력 잃은 두 눈에'…전소정 개인전

2014년 송은미술대상 대상 수상자 신작 발표

(서울=뉴스1) 박정환 기자 | 2017-06-02 17:28 송고 | 2017-06-06 14:31 최종수정
전소정 개인전 '키스 미 퀵'© News1

"망명자, 시각장애인, 입양아. 우리가 당연하게 가진 무엇인가 하나를 뺏기거나 잃어버린 사람들입니다. 망명자는 조국을 떠나야 했고, 시각장애인은 눈으로 볼 수 있는 세상을 잃어버렸고, 입양아는 진짜 부모가 누구인지 모릅니다. 이들의 경험을 미술작품에 녹이고자 했습니다."

미디어 작가 전소정(36)은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린 전소정 개인전 '키스 미 퀵'(Kiss me Quick, 내게 빨리 입 맞춰) 간담회에서 "작품을 위해 시각장애 일일 체험도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는 7월15일까지 송은아트스페이스에서 이어지는 이번 개인전은 2014년 송은미술대상 대상 수상자인 전소정의 신작이 공개된다. 서울대 조소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에서 미디어아트를 전공한 전소정은 2008년부터 일상 속에서 포착한 감정을 무용·연극 등 타 장르와의 협업을 미디어에 담아내는 작업을 꾸준히 선보였다.

'광인들의 배' '형이상학적 해부' 등 주요 전시작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발상이 시작됐다. 그는 스페인 한네프킨(Hans-Nefkens) 재단의 초청을 받아 지난해 9월부터 11월까지 바르셀로나에 체류한 바 있다.

'광인들의 배'는 동명의 소설과 그림에서 출발한다. 그림은 인류를 대표하는 상징적 인물 12명이 돛단배에서 음주가무를 벌이면서 시간의 강을 건너는 장면이 담겼다. 이에 영감을 받은 우루과이 출신 소설가 크리스티나 페리 로시(Chrisina Peri Rossi·75)가 동명의 장편소설(1984년 작)을 썼다. 로시는 주인공 에끼스가 환상 도시를 여행하는 과정에서 스페인 망명자이자 레즈비언인 작가의 정체성을 잘 녹여냈다.

전소정은 로시의 소설을 영어판본과 스페인어판본을 비교해가며 읽어냈다. 그는 이 소설에서 큰 영감을 얻었고, 로시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의 비디오 작품 '광인들의 배'(20분 55초)를 완성했다. 그는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15세기에 그려진 원작 그림을 직접 보려고 찾아갔으나 '공사 중'이라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전소정은 "프랑스 철학자 미셀 푸코의 '광기의 역사'에도 나오지만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에는 광인을 성 밖으로 추방하는 풍습이 있었다"며 "로시는 조국 우루과이의 불안한 정치 상황에 의해 스페인으로 망명해야 하는 자신의 삶을 '광인들의 배'에 잘 담아냈다"고 했다. 이어 "한국어 번역본이 없어서 스페인어판본과 영어판본을 비교해가며 소설을 읽고 착상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비디오 작품 '광인들의 배'는 바르셀로나에서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젊은이들과 구글 지도, 원작그림 등이 번갈아 배치되면서 전소정이 스페인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인 로시에게 보내는 편지가 낭독된다.

전소정은 "탈북 피아니스트와 남한 피아니스트가 하나의 곡을 연주하는 이전 작품에서부터 '망명'에 관심이 많았다"며 "광인들의 배는 내 관심사가 좀 더 뻗어 나간 작품"이라고 했다.

전소정 작가 © News1

'광인들의 배'를 비롯해 이번 신작들은 작가가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작품의 아이디어를 얻었다. 2~3층 전시장에 있는 '형이상학적 해부'는 예술비평가이자 철학자인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의 저서 '듣고 말하는 사람들을 위한 농아에 대한 편지'(1749)에서 착안했다.

전소정은 "시각을 잃으면 단순하게 어두워진다고 생각하고 작업에 임했다"며 "막상 작업해보니 빛을 잃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고 했다. 그는 오감 중에서 시각을 차단하는 실험을 작품에 녹여냈다. 시각장애를 가진 무용수 후안 카사올리바(Huan Casoliva)를 비롯해 작곡가 신수정·장대훈, 공간 디자이너 힐긋, 영상 감독 추경엽과 함께 작업해 작품을 완성했다.

그는 "시각장애인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장소에 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며 "시각장애인 무용수의 제안으로 작업 참여자 모두가 바르셀로나에서 시각장애 체험을 했는데 다섯 걸음 이상 걷기가 무서웠다"고 했다. 또 "체험 도중에 맹인 안내봉을 자동차가 밟고 지나가 부러졌는데 감각이 차단되자 너무 슬프고 무서웠다"고도 했다.

무료. 문의 (02)3448-0100.

전소정 개인전 '키스 미 퀵'© News1

전소정 개인전 '키스 미 퀵'© News1

전소정 개인전 '키스 미 퀵'©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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