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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 "안전 소홀하다 찍힌다"…대책 강화 '잰걸음'

CEO 공사현장 방문 안전시스템 챙기고, 협력사 안전교육 강화
'보여주기식' 대책은 한계…일용직까지 확대해야

(서울=뉴스1) 진희정 기자 | 2017-06-02 06:30 송고
GS건설의 싱가포르 안전혁신학교는 700 ㎡ 부지에 1개의 강의실과 16개의 체험시설로 구성됐다. 장비협착, 추락, 낙하, 질식, 감전 사고 등 실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고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이 이뤄진다.(GS건설 제공)© News1
GS건설의 싱가포르 안전혁신학교는 700 ㎡ 부지에 1개의 강의실과 16개의 체험시설로 구성됐다. 장비협착, 추락, 낙하, 질식, 감전 사고 등 실제 공사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고 상황에 대처하는 훈련이 이뤄진다.(GS건설 제공)© News1


건설현장마다 비상이 걸렸다. 일찍 시작된 더위와 예정된 공사기간을 맞추다보니 일부 건설현장에서 안전관리 소홀로 목숨을 잃는 근로자들이 발생해서다.
가뜩이나 새 정부 들어 4대강 정책감사에 분양시장 규제 예고까지 앞둔 상황에서 '안전관리 뒷전으로 찍힐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건설현장 안전사고는 예방만하면 막을 수 있는 인재이기 때문에 건설사들은 기존 안전대책 강화 및 직원교육 수립에 잰걸음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건설은 이날 각 현장별로 안전관리 활동 우수사례 공모를 실시해 우수 현장을 선정하는 행사를 개최한다. 현대건설은 오는 9일 안전강화 리더쉽 교육을 진행하며 대림산업은 내부적으로 안전강화 프로그램을 검토중에 있다.

고용노동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건설현장에서의 사고사망자수는 전년(437명)보다 62명(12.4%)이 증가한 499명으로 집계됐다. 사고 유형별로는 △추락(떨어짐, 281명) △충돌(부딪힘, 46명) △낙하⋅비래(물체에 맞음, 32명) △붕괴(무너짐, 32명) 등이다. 해마다 400~500여명이 건설현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건설업계도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프로그램을 업그레이드 중이다. GS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최초로 전 직원과 협력업체 직원들까지 합숙하며 안전교육을 하도록 한 '안전혁신학교'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개교 11주년을 맞은 GS건설 안전혁신학교는 개교한 이래 지난달까지 총 인원 1만4024명(직원 7998명·협력회사직원 6026명)이 교육을 수료했다.
GS건설은 해외에서도 안전혁신학교를 개소했다.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남동부 창이공항 인근에 위치한 차량기지 건설 공사 현장인 T301프로젝트 현장 내에 안전혁신학교를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임병용 GS건설 사장은 "건설현장의 중대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최고 경영자의 강력한 안전보건 경영 의지와 지속적인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안전문화' 구축은 하루 아침에 가능한 일이 아니지만 방심하면,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안전제일의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롯데월드타워를 준공한 롯데건설도 분기마다 2회 정도 기술안전의 날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붕괴나 폭발 등 대형재해 예방을 위해 유관부서끼리 합동 기술안전점검에 나서고 있다. 분기마다 1회 정도는 전사 안전문화 확산을, 매월 경영진이 참여해 안전환경 현황을 공유하고 추진방향을 결정하고 있다. 올해는 13개 과정에서 본사와 협력사 안전마인드 및 기술안전 교육을 13개 과정에 걸쳐 실시할 예정이다.

대우건설은 안전사고로부터 깨끗한 현장을 만들기 위한 안전문화 구축 프로그램으로 'CLEAR'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각 약자마다 △안전에 대한 우리의 헌신(Commitment) △근로자들간의 쌍방향 소통(Listen & Speak) △서로의 불안전 행동과 상태를 제거(Eliminate UA/UC) △안전한 행동과 상태에 대한 감사(Appreciate SA/SC) △전 근로자들간의 관계 게선(Relationship) 등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각종 안전교육과 활동을 실시하고 있지만 근원적으로 사고 예방을 위한 구축을 위한 기업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개발됐다"면서 "글로벌 컨설팅 기업인 JMJ가 보유한 IIF프로그램(안전문화구축 프로그램)을 모체로 해 우리의 특성에 맞는 고유의 자체적인 프로그램으로 개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물산은 건설연수원을 두고 건설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체험해보는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건설현장처럼 꾸며놓은 실습관에서 추락과 낙상 사고뿐 아니라 안전모나 안전화 같은 안전장비의 성능을 체험해볼 수도 있다.

SK건설은 현장경영부문의 HSE(보건·안전·환경)실에서 전사 안전보건 방향성을 제시해 전략수립과 실행관리를 주도하며, 사업부문별로 특화된 HSE팀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CEO 주관 Safety 점검회의와 안전보건 리더십 투어 운영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에서 인증하는 KOSHA 18001을 인증 받았다.

이런 안전보건활동의 결과로 SK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가 발주한 Wasit 가스플랜트 프로젝트에서 2015년 8월 5일 무재해 1억인시를 달성했다. 이는 근로자 1000명이 매일 10시간씩 27년 5개월 동안 무사고로 공사를 진행해야 달성할 수 있는 대기록으로, 국내 건설사가 해외현장에서 세운 역대 무재해 신기록에 해당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정리정돈과 근로자가 우선하는 통행로 확보'를 3년째 전사적으로 추진 중이다. 기본이 지켜져야 재해예방도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3 SAFETY GATE를 통해 안전장비 미착용 근로자나 불법 외국인 근로자, 안전교육 미이수자 출입을 막는 출입자 관리 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앱)을 활용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현대, 대우, GS건설에 이어 한화건설은 모바일 실시간 안전관리 시스템을 시범운영하고 있으며 이달 중으로 정식 도입할 계획이다.

한화건설이 자체 개발한 이 앱은 전 현장 임직원과 협력사 직원들이 사용하게 된다. 건설 현장에서 안전환경 관련 개선 및 예방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면 누구나 즉시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고 내용 입력이 가능하며, 실시간으로 현장 전체 직원들과 협력사 직원들에게 전파된다. 앱을 통해 후속조치까지 이뤄지는 과정을 한눈에 알수 있으며, 복잡한 문서 작업이나 서류 절차가 필요 없어 업무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

김민형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사마다 안전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예측 불가능한 사고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면서 "보여주기식 프로그램을 떠나 일용직 근로자까지 공사현장 안전관리 강화, 협력사 안전관리 교육 강화, 준공 후 입주사 대응 훈련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hj_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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