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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사드 지시는 국내조치…결정 바꾸려는 것 아냐"(종합)

美상원 민주당 원내총무와 면담서 사드 관련 대화
"정권 교체됐다고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서울=뉴스1) 구교운 기자, 서미선 기자 | 2017-05-31 19:33 송고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뉴스1 © News1 이광호
문재인 대통령.  (청와대)/뉴스1 © News1 이광호

문재인 대통령은 31일 사드 4기 추가반입 관련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과 관련 "어제 사드와 관련한 나의 지시는 전적으로 국내적 조치"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부터 40분간 더빈 미국 상원의 민주당 원내총무를 청와대에서 만난 자리에서 '한국 도착 즉시 사드 뉴스를 많이 들었는데, 이 점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을 듣고 싶다'는 더빈 총무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문 대통령은 "기존의 결정을 바꾸려거나 미국에 다른 메시지를 전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사드는 전임 정부의 결정이지만 정권이 교체됐다고 그 결정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미국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도 민주적·절차적 정당성이 강력히 요구되고 있다"고 사드와 관련한 문재인 정부의 입장을 상세히 전달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환경영향평가가 제대로 이뤄져야 하고 의회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지난 정부의 결정에선 이 두가지 과정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이 절차적 정당성을 밟아야 한다고 하는 것"이라며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미국이 이해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지난 정부는 발표 직전까지 사드배치를 국민께 알리지 않았다"며 "배치 결정 직전까지도 '미국으로부터 요청이 없었으며 협의도 없었고 결정된 바도 없다'는 '3 NO' 입장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러다 어느날 갑자기 사드가 배치되는 것을 보면서 한국 국민들은 과연 사드가 북 미사일에 대해 효용이 있는 것인지, 효용이 있다면 비용분담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사드에 반대하는 중국과의 외교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에 대해 정부로부터 충분히 설명을 듣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 논의는 빠른 시간 내에 진행될 수 있다고 본다"며 "국회 논의 이전에 거쳐야 할 것이 환경영향평가다.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민주주의 국가라면 치러야 할 비용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더빈 총무도 "환경적 우려가 합리적이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다뤄져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중국이 사드에 반대하면서 한국기업에 징벌적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공감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새 정부 출범 이후 분위기가 좋아진 듯하나 중국의 조치들이 해제된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과 외교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중국의 사드 반대 자체 때문이기도 하지만 중국에 사전에 설명하는 절차가 결여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리도 중국에 설명하겠지만 미국도 중국에 대한 노력을 해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더빈 총무는 "사드가 주한미군만을 지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한국과 한국국민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미 의회 상원의 동료들에게 대통령의 말씀을 잘 전하고, 어떤 입장을 취할지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3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방문한 빅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안보정세와 이에 대응한 한‧미 공조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17.5.31/뉴스1
한민구 국방부 장관이 31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방문한 빅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한반도 안보정세와 이에 대응한 한‧미 공조방안 등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2017.5.31/뉴스1

더빈 총무는 문 대통령에게 "저는 미국 의회 내의 한국 관련한 말씀 몇 가지를 전하고자 한다"며 "미 의회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과 김정은의 지속적인 실험과 발표에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문 대통령은 "북한의 계속되는 UN결의안 위반은 국제평화를 심각히 위협하는 것으로 강력히 규탄하고 있고, 국제공조를 통해 보다 강력한 제재와 압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더빈 총무가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놀라운 일을 했는데, 미 상원의원 전원을 백악관으로 초청해 북한에 대한 기존의 '전략적 인내 전략'에서 '중국에 대한 압박을 통해 북한을 변화시키겠다는 새로운 전략'으로 바꿀 것을 선언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나도 다르지 않다. 다만 그런 과정을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라며 "이런 과정은 북한과의 협상을 통해 이루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제재와 압박을 높여야 하며, 중국과 공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도 나와 같은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빈 총무가 "지난 수개월간 중국에 어떤 변화, 즉 북한에 대한 추가적인 압박이 있다고 생각하시는가"라고 묻자 문 대통령은 "여러 느낌이나 징후들로 볼 때 중국이 과거보다 더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적어도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된다"고 답했다.


kuk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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