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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선발로 마중나왔다"…정유라 보러 인천공항 달려온 시민들

정유라 입국장 통하지 않고 활주로서 호송차 타고 이동
시민들 "정유라 못 봐 아쉽지만 제대로 처벌받길"

(인천국제공항(영종도)=뉴스1) 최동현 기자 | 2017-05-31 16:15 송고 | 2017-05-31 16:29 최종수정
국정농단 사태의 마지막 남은 핵심 피의자인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씨(21)가 강제송환된 3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 및 시민들이 정씨의 입국장면을 보기위해 계류장이 보이는 창가에 모여 있다. 2017.5.3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국정농단 사태의 마지막 남은 핵심 피의자인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씨(21)가 강제송환된 3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 및 시민들이 정씨의 입국장면을 보기위해 계류장이 보이는 창가에 모여 있다. 2017.5.3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유라야 입국 환영해!" " 오래 기다렸어, 죗값 꼭 받자!"

국정농단 사태의 마지막 핵심 피의자인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씨(21)가 31일 오후 2시38분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자마자 압송된 가운데 입국장을 에워싸고 정씨가 모습을 드러내길 기다리던 수백여명의 시민들은 "어렵게 체포한 만큼 엄중하게 수사해야한다"며 입을 모았다.
이날 오후 1시부터 정씨가 빠져나올 B입국장에 취재 카메라가 설치되고 수십여명의 취재진이 진을 치자 커다란 여행 가방을 끌고 가던 시민들은 발길을 멈추고 너도나도 입국장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여행객뿐 아니라 인천국제공항 직원, 정씨를 보기 위해 달려온 시민들까지 가세한 인파는 이내 수백 명으로 불어나 입국장 앞뿐만 아니라 2층까지 가득 메운 채 까치발을 들며 정씨가 도착하길 기다렸다.

시민들은 입국장 위에 설치된 국제선 도착 전광판을 바라보며 휴대전화나 카메라를 들고 "이제 나오나? 정유라 찾아봐"라며 입국하는 승객들을 살폈지만 정씨는 끝내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법무부와 인천국제공항 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지시각으로 30일 오후 4시25분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경유, 우리 시간으로 31일 오후 3시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정씨는 예정시간보다 27분 이른 오후 2시38분 착륙해 입국장을 통하지 않고 에어사이드(Air-side·게이트 안쪽 활주로 구역)에서 곧바로 호송차에 올라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됐다.
인천국제공항 관계자는 "정씨는 기내에서 출입국심사를 마치고 바로 에어사이드에 준비된 검찰청 호송차량에 올라 호송됐다"며 "기상여건 변화 등의 이유로 정씨가 예정시간보다 다소 일찍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국정농단 사태의 마지막 남은 핵심 피의자인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씨(21)가 강제송환된 3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 및 시민들이 정씨의 입국장면을 보기위해 계류장이 보이는 창가에 모여 있다. 2017.5.3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국정농단 사태의 마지막 남은 핵심 피의자인 최순실씨(61·구속기소)의 딸 정유라씨(21)가 강제송환된 31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 및 시민들이 정씨의 입국장면을 보기위해 계류장이 보이는 창가에 모여 있다. 2017.5.31/뉴스1 © News1 유승관 기자

비록 입국장에 들어서는 정씨의 모습을 보지는 못했지만 시민들은 "정유라를 엄정하고 정확하게 수사해달라"고 입을 모았다. 6살 난 딸과 중국 칭다오를 여행한 뒤 막 입국했다고 밝힌 강모씨(45·여)는 "오늘 정유라가 입국하는지 몰랐다"면서도 "힘들게 체포한 만큼 엄중하고 확실하게 심판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 상주직원으로 일하는 송지은씨(24·여)는 입국장 바로 앞에서 두 손을 모은 채 입국장을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정유라가 입국한다는 말을 듣고 퇴근하다가 달려왔다"며 "(정씨가) 진즉 입국을 해야 했는데 늦어져 아쉽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 한국에 들어왔으니 죗값을 치르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입국장에는 청년당과 대학생당 소속 청년들이 말 모양의 탈을 쓰고 '웰컴유라! 엄마있는 감옥으로!' '국정농단 몸통! 정유라를 구속하라'라고 적은 피켓을 들고서 정씨의 구속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김유정 대학생당 대표(22·여)는 "정유라가 한국으로 돌아온다는 말을 듣고 버선발로 마중나왔다"며 "정유라도 엄연한 공범인만큼 반드시 구속돼 제대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표는 '돈도 실력이다'라는 과거 정씨의 발언을 언급하며 "안 그래도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다수의 청년이 큰 상처를 받았다"며 "정유라가 누리던 특혜는 더 있어선 안된다"고 못 박았다.

정씨를 애틋한 눈길로 바라보는 시민도 있었다. 정씨의 입국을 기다리던 유모씨(63·여)는 "죄를 지었으니 처벌을 받는 게 순리"라면서도 "아직 젊은 데다 애 엄마인데 아이 앞에서 당당하기 위해서라도 어서 죗값을 받고 새 삶을 시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정씨와 함께 대한항공 KE926편 여객기에 탑승했던 승객들이 모두 입국장을 빠져나가는데도 정씨가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두시간 가까이 그를 기다리던 시민들은 못내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한 시간 넘게 정씨를 기다렸다는 김예성씨(22·여)는 "기자들과 사람들이 많이 몰려있어 당연히 정씨가 입국장으로 나올 줄 알았다"며 "정씨를 보지 못해 아쉽다"고 토로했다.

정씨를 기다리며 휴대폰으로 실시간 뉴스를 보던 이모씨(45)는 "정씨가 너무 나오지 않아서 뉴스를 봤다"며 "여기로 나오지 않는 걸 알았으면 기다리지 말 걸 그랬다"며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는 정씨가 한국 국적기를 탑승한 순간부터 구금권한이 우리에게 넘어오자 우리 시간으로 31일 새벽 4시8분쯤 기내에서 정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검찰은 즉시 정씨를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 조사한 뒤 정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dongchoi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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