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트럼프 때문에 미국 리더십 흔들"-FT

(서울=뉴스1) 박형기 중국 전문위원 | 2017-05-31 13:15 송고 | 2017-05-31 13:23 최종수정
FT 갈무리
FT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숙함 때문에 미국의 세계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유명 칼럼니스트인 마틴 울프가 30일(현지시간) 주장했다.

울프는 이날 자신의 칼럼에서 당초 공화당원들은 트럼프를 제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임기 4개월이 지난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전혀 통제되지 않고 있다며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가 끝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기관, 언론, 사법부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는 그의 개성과 미숙함에 따른 것이다. 지금은 집권 초반이고, 트럼프는 대통령 훈련이 돼 있지 않다. 이는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트럼프 치하의 미국은 테러에 대한 공포가 독재에 대한 향수로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 미국민들은 테러로부터 국민을 지켜줄 수만 있다면 독재자도 상관없다고 여기는 것 같다. 이에 따라 독재적인 트럼프가 당선됐다. 

트럼프 당선은 서구가 아직도 지니고 있는 자유와 민주의 가치에 대한 도전이다. 서구의 동맹은 여전히 자유를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고, 세계 최대의 경제 블록이며, 과학과 사업지식의 보고다. 
그러나 이것이 해체되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지적한 대로 유럽은 이제 더 이상 미국을 믿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주의보다 독재정권을 선호하는 것 같다. 그가 좋아하는 외국 정상들이 하나같이 독재자다. 다이이프 에르도안 터기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와 인권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 같다. 그의 지지자들은 사회적 진보와 세계주의를 무시하는 것 같다. 대신 그들은 사회적 전통과 민족주의를 선호한다. 그들은 서구 유럽인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유럽은 더 이상 그들의 친구가 아니라 적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비해 중국의 굴기로 세계에서 미국의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이 줄고 있다. 또 최근의 실패한 전쟁과 금융위기 등은 미국 대통령의 신뢰에 손상을 가했다. 이에 따라 도덕, 능력, 지식, 경험 등이 모두 부족한 트럼프가 당선됐다. 이는 민주주의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금 서방세계는 내부적으로 깊게 분열돼 있다. 미국의 역할에 대해 의구심을 품는 나라들이 늘고 있고, 이들은 미국에서 중국으로 차를 갈아타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같은 상황에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다. 그는 자원해서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철수했을 정도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주의 등 ‘소프트 파워(군사력 등 물리적으로 표현되는 힘인 하드 파워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강제력보다는 매력을 통해 얻어지는 능력)'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현제 세계는 3개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 번영, 평화, 공공선이다.

첫째로 번영이다. 트럼프는 수입을 제한함으로써 미국이 번영할 수 있다고 지금도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미국이 보호무역주의로 돌아간다고 해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의 물결을 거스를 수는 없다. 미국 없이도 세계화는 계속될 것이다.

둘째 평화의 문제다. 가장 큰 도전은 중국과의 관계 설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시진핑 주석을 거래할 수 있는 상대로 보는 것 같다. 그러나 시진핑 역시 독재자다. 

세 번째는 공공선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이탈리아 시실리 섬에서 열린 G7(선진 7개국) 정상회담에서 파리 기후변화 협약 준수 서명에서 발을 뺐다. 이산화탄소를 줄이자는 파리 협약은 인류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협정이다. 이번 기회를 놓치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만약 파리 협정을 지키지 않으면 세계의 모든 나라가 미국에 제재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미국 공화당원들은 트럼프를 성공적으로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임기 4개월이 흐른 지금. 트럼프는 전혀 제어되지 않고 있다. 미국 공화당이 자당의 후보 하나 제어하지 못하는데, 세계를 어떻게 제어할 수 있을까?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가 끝나가고 있다는 것을 상징하는 것 같다. 
 


sinopark@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