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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0 월드컵] 허술한 잉글랜드? '추가된 강점'만 주목하라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7-05-24 06:00 송고
23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A조 잉글랜드와 기니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자책골을 넣었던 잉글랜드 올루와 피카요미 토모리(오른쪽)가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2017.5.23/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23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A조 잉글랜드와 기니의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자책골을 넣었던 잉글랜드 올루와 피카요미 토모리(오른쪽)가 머리를 감싸쥐고 있다.2017.5.23/뉴스1 © News1 문요한 기자

지난 20일 열렸던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A조 조별예선 1차전이 잉글랜드의 3-0 완승으로 끝났을 때 아르헨티나의 클라우디오 우베다 감독은 "이 결과를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 우리는 높은 점유율로 경기를 지배했고, 우리 선수들의 경기력은 좋았다. 결국 축구는 골로 말한다"며 아쉬움을 피력했다.

괜한 푸념이 아니었다. 실제로 경기력은 아르헨티나가 우위였다. 신태용 감독도 "경기력 자체만으로 놓고 본다면 아르헨티나가 7-3 정도로 앞섰다"는 평가를 내렸고 선수들도 "개인 기량은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나았던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잉글랜드 축구의 전통적인 강점인 힘과 높이는 돋보였으나 다른 무기는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기니전을 살펴보니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잉글랜드가 23일 오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기니와의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A조 조별예선 2차전에서 1-1로 비겼다. 2골 모두 잉글랜드가 기록했다. 하나는 자책골이었다는 뜻이다.

잉글랜드는 후반 8분 주장 존 쿡의 중거리포로 리드를 잡았으나 불과 5분 뒤 어이없는 수비진의 호흡불일치로 자책골을 허용했다. 수비수 토모리가 달려드는 기니 선수의 압박에 당황한 나머지 골키퍼의 위치를 확인하지 못한 채 백패스를 시도했고 이 공은 텅 빈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 장면을 포함해 잉글랜드 수비진은 경기 내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피지컬은 부담스러웠지만 스피드가 느려 공간을 허용하는 일이 잦았다. 호흡도 완전치 않아 선수와 선수 사이를 파고드는 선수는 자주 놓쳤다. 이승우나 조영욱 등 우리 공격수들이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약점이다. 하지만, 그네들의 다른 장점도 보였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
아르헨티나를 상대하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1차전에서 잉글랜드는 라인을 다소 내린 채 대형을 유지, 일단 잘 막아내는 것에 주안점을 뒀다. 억지로 제압하려 하지 않고 침착하게 기다렸다가 묵직한 카운트어택을 통한 한방을 날려 치명타를 입히는 것이 포인트였다. 하지만 기니전에서는 적극적이었다.
23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 2017 FIFA U-20 월드컵' A조 2차전 기니와 잉글랜드의 경기에서 잉글랜드 아담 제임스 암스트롱이 상대 수비를 피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2017.5.23/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23일 오후 전북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 2017 FIFA U-20 월드컵' A조 2차전 기니와 잉글랜드의 경기에서 잉글랜드 아담 제임스 암스트롱이 상대 수비를 피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2017.5.23/뉴스1 © News1 이동원 기자

주장 완장을 차고 있는 중앙 미드필더 존 쿡이 거의 모든 빌드업 과정에 개입했다. 짧고 긴 패스를 뿌려주던가 아니면 직접 드리블을 쳐 기니 진영으로 넘어가기도 했다. 존 쿡은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넣기도 했다. 한국 미드필더들이 주의해야할 플레이어다.

존 쿡과 메이틀런드-나일스 중앙 미드필드 조합의 안정된 조율 속에서 좌우를 폭넓게 활용하며 적극적으로 공격했다. 기니의 중앙수비수 알리 카마라와 모하메드 카마라가 모두 신장이 큰 것을 고려한 탓인지 공중을 활용하기보다는 낮고 빠른 크로스나 좁은 공간에서의 2대1 패스로 균열을 일으키는 것을 노렸다. 무조건 높이만 노리는 것도 아니라는 뜻이다.

공의 소유권이 넘어갔을 시에는 기니 진영부터 강한 전방 압박이 펼쳐졌다. 적극적으로 공을 빼앗으려 했다는 점 역시 아르헨티나전과는 차이를 보였다. 자신들 진영에서의 수비 시에는 협력 수비가 돋보였다. 기니 선수들이 아프리카 특유의 개인기를 지녔다는 것을 인지하고 일대일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미리 조치했다. 경기 막판 자신들 스스로 당황한 나머지 실수가 나오기는 했으나 정상적일 때는 뚫기 쉽지 않은 수비다. 

이날 로테이션이 가동됐다는 점도 짚어야한다. 아르헨티나전에서 2개의 도움을 올린 공격형 미드필더 오닐 도월이 빠졌고, 멋진 다이빙 헤딩 슈팅으로 선제 결승골을 뽑아냈던 도미닉 칼버트-르윈도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폴 심슨 감독은 두 선수를 각각 후반 17분과 후반 27분 투입했다. 그리고 이들이 가세한 잉글랜드의 공격력은 보다 위력적이었다. 한국전에는 체력을 비축한 선수들이 나선다는 것도 염두에 둬야한다.

신태용 감독은 아르헨티나를 꺾고 16강 진출을 확정한 뒤 "아직 1경기가 남았다. 너무 빨리 판단하면 안 된다. 잉글랜드전에도 이길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면서 샴페인은 아직 따지 않겠다는 뜻을 전했다. 바람직한 마인드다. 다른 조 상황을 보면서 현명하게 판단해야하는데, 일단 패하는 것은 피해야한다.

수비에 불안함이 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드러난 약점보다는 또 다른 장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잉글랜드전이 끝날 때까지 잉글랜드를 경계해야한다.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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