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美 대표시인 로버트 하스 "한국은 시를 사랑하는 나라"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 기자간담회'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2017-05-22 17:39 송고
미국의 저명 시인인 로버트 하스 미 캘리포니아주립대(U.C 버클리) 석좌교수(가운데)가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배움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산문화재단 제공)© News1
미국의 저명 시인인 로버트 하스 미 캘리포니아주립대(U.C 버클리) 석좌교수(가운데)가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배움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대산문화재단 제공)© News1

현존하는 미국의 가장 유명한 시인으로 평가받는 로버트 하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 버클리) 석좌교수(76)가 한국에 대해 "시인들도 많고 시를 사랑하는 나라"라고 평가했다.

하스 교수는 2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배움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시인들의 작품을 높이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1980년대부터 한국 시인들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고은과 김혜순 등 한국의 시인을 미국에 소개하면서 한국 시가 영어권에 진출하는데 '보증인' 역할을 했다.
2008년 퓰리처상 시문학부문을 수상하고, 미국 의회도서관이 해마다 선정하는 '계관시인'으로도 두 차례나 선정된 그는 2009년에는 시인 만해 한용운을 기리는 '만해상'의 문학부문을 수상해 여러가지로 한국 시와의 인연이 깊은 인물이다.

그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국가로만 알려진 한국에 대해 너무 몰랐다는 '자책감'과 한국의 아름다운 자연이 한국 시와 맺게 된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986년에 한국에 처음 왔는데 굉장히 흥미로운 시기였다"면서 "매일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의 시위가 벌어졌는데 떠나온 버클리대 생각도 많이 났고 공기에는 전기가 찌릿찌릿 통하는 느낌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공항에 내려서 색감이 가득한 한국의 산들을 보면서 '생명력이 풍부하구나' 하고 느끼며 한국과 사랑에 빠지게 됐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미국인으로서 아는 것이 '한국전쟁이 났다' 정도밖에 없어서 너무 무지한 게 부끄러워 한국에 대해 좀 배워야겠다고 마음먹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오는 23일에서 25일까지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교보컨벤션홀 등에서 개최되는 서울국제문학포럼에서 하스 교수는 '작가와 시장'이라는 주제로 강연한다. 그런데 그 자신 미국의 저명 시인임에도 미국 시장에서의 시의 미래는 밝게 보지 않았다. 

하스 교수는 "미국에는 3억명의 인구가 살고 그 중 20%는 시를 읽기에 너무 어리다. 그럼 2억4000만명이 남는데 그중 약 2000만명은 이민자이기에 영어에 익숙하지 못해 영어 시를 많이 읽지 못한다. 책 1권을 2인으로 된 1가구가 산다고 볼 때 책을 읽을지도 모를 사람들은 결국 1억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베스트셀러 소설들이 100만~200만부 팔리는 반면 아주 인기있는 시집은 5만부, 대부분의 시집은 500~2000부 밖에 팔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미국과 달리 시를 사랑하고 수준이 높다"면서 "(미국에 번역소개된) 김혜순 시인의 시집은 1쇄 2000부 전부 팔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하지만 밝지 않은 현실에서도 하스 교수는 "시인은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한국의 많은 재단들이 자금지원을 해주고 있어 잘 번역한 한국문학들이 미국에 많이 소개됐다"며 "그런 작품을 내가 읽고 (학과의) 100여명의 학생들에게 읽히고 또 그들이 친구들에게도 소개해 200명이 되고 그들이 또 소개하면 몇백 명이 된다"고 말했다. 그럼으로써 시를 통한 소통을 이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젊은 시인과 중국의 시인, 브라질 시인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우리가 살아 있다는 것을 은밀하게 느끼고 (세계의) 경계를 넘어설 수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시가 어떤 영향이 있고 어떻게 삶을 변화시킬 지는 모르지만 이렇게 소통을 계속하는 것이 대단한 일이고 이는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ungaungae@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