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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본부 외국산 대형 헬기 편식...국산 '수리온'구매 단 1곳뿐

중앙119 구조본부 외국산 대형 헬기 구매 결정
"구조 위해 필요" vs. "꼭 대형 기종만 필요하나"

(서울=뉴스1) 임해중 기자 | 2017-05-21 10:35 송고
자료 : 각 관청 종합, 올 3월말 현재©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자료 : 각 관청 종합, 올 3월말 현재©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중앙119구조본부가 인명구조 임무를 수행할 다목적 헬기로 대형 외국산 기종을 도입하기로 결정하면서 국산 헬기인 수리온이 다시 쓴맛을 다셨다. 

17인승(조종석 2석 제외) 이상 고가 외국산 대형헬기는 소방본부가 단골로 선호하는 기종이다. 멀리가고 넓고 커야 인명 구조에 유리하고 또 전문 응급처치를 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게 소방본부 논리다. 그러나 그렇다 해도 꼭 대형 헬기만 있어야하는 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규모면에서 수리온과 비슷한 기종을 구입하는 곳도 있어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역소방본부중 지금까지 수리온을 구매한 곳은 제주소방 1곳 뿐이다. 중앙119 구조본부나 여타 소방본부가 구입하기로 한 기종은 외국산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소방본부과 부산소방본부는 연이어 이탈리아 아구스타웨스트(AW)와 각각 탑승인원 17인승인 AW-189, 13인승인 AW-139기종 도입계약을 체결했다. 모두 해당사만 입찰하는 바람에 공개입찰이 두차례 유찰되고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이에 앞서 강원소방본부도 AW-139를 도입, 올 5월에 현장에 배치됐다. AW-139는 탑승인원이 12명인 수리온과 비슷하다. 또 이미 지방소방본부 4곳에서 사용중이다.

이번에 중앙119 구조본부가 내건 헬기 입찰 사양은 최대 항속거리 800Km, 탑승인원 20명, 탑재중량 1400kg 이상 등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번 입찰 조건에 맞는 기종은 미국 시콜스키 제품인 S-92와 프랑스 AH사 제품인 EC-225 정도다. 
S-92는 해경에서 1대를 보유하고 있고 추가로 1대 더 구매하기로 한 기종이다. EC-225는 지방소방본부 2곳에서 각각 1대씩 운용하고 있다. 탑승인원은 각각 최대 19명, 24명이다. 사이즈가 큰 선진국제품인 만큼 값도 수리온보다 비싸다. 수리온의 대당 가격은 200억원 안팎이다. 

중앙119 구조본 관계자는 "많은 인력과 장비를 실어야 해 1400kg 이상 탑재가 요구되는데 수리온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며 "사전에 의견수렴 절차 등을 거쳐 공고가 나갔기 때문에 규격서를 바꾸지 않는 한 수리온의 참여는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 소방재난본부도 AW-189 도입을 추진하면서 비슷한 논리를 댔다.

이에 대해 한 재난전문가는 "큰 재난이 터졌을때 중앙 119 구조본부만 출동하는 게 아니고 소방본부, 경찰, 해경 등이 같이 출동해 협동하게 되는데 대형 구조헬기만 찾는 것은 과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수리온 개발사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지난 4월 중앙119구조본부에 전달한 의견서에서 대형 헬기 2대값으로 4대의 수리온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거절당했다. KAI에 따르면 대형기 1대로는 안전점검과 정비 때문에 연간 72일의 가동공백이 생긴다. 규모는 좀 작아도 2대씩 지방구조본부에서 운영하면 공백없이 비상상황에 대비할 수 있고 유지비도 적게 든다는게 KAI논리였으나 119구조본부 입장은 완고했다.  

이번 입찰에서 중앙119 구조본부는 인증요건으로 민수용에 적용되는 국토교통부 형식증명 제출을 요구했다. 수리온은 원래 전투용으로 개발돼 방위사업청 인증만 있다. 수리온을 구매하기로 한 제주소방과 신림청은 국토교통부 증명외에 방사청이 발행한 증명도 같은 자격을 갖는 것으로 수용했다. 


tigerk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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