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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명숙 '文대통령 당선'에 옥중서신…"다시 봄바람이 분다"

"문재인 지켜 망가진 나라 바로세워달라"

(서울=뉴스1) 김수완 기자 | 2017-05-17 12:22 송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유죄를 확정받아 의정부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가 지인에게 '옥중 서신'을 보내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강기석 노무현재단 상임중앙위원은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한 전 총리가 보낸 옥중 서신을 공개했다.
한 전 총리는 "다시 봄바람이 분다"며 "어느 영웅이나 정치인이 만든 봄바람이 아니라 소박한 꿈을 가진 보통 사람들과 작은 바람을 안고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 손에 손을 맞잡고 만들어 낸 역사의 봄"이라고 서신을 시작했다.

이어 "색깔론, 북풍, 흑색선전이 도저히 먹혀들지 않았던 낯선 선거였다"며 "보수 세력 뿐 아니라 우리와 뿌리가 같았던 이들까지 치부를 드러낸 색깔론은 이제 그 효력이 다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또 "시민들의 면역력도 한층 강해졌다"며 "어떤 일이 닥쳐도 꼭 이겨야 한다는 시민들의 맞잡은 손이 끝까지 문재인을 지켜주고 승리를 얻어 낸 그 헌신성과 간절함에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다만 "선거 일주일 전부터는 숨도 크게 쉴 수 없을 정도로 마음 졸임과 불안감이 몰려 와 홀로 견뎌내기 참 힘겨웠다"며 "혹시나 북한이 핵 실험이나 하지 않을지 온갖 상상을 하며 마음 졸였다"고 밝혔다.

한 전 총리는 "지금 돌이켜 보면 이번엔 무슨 일이 생겨도 서로 힘 있게 손을 맞잡은 시민들의 강한 의지와 끈을 끊어내진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든다"며 "이젠 걱정 없다, 지금 걷는 길이 비록 가시밭길이어도 두렵지 않다, 자신의 삶의 결정을 스스로 할 수 있는 위대한 시민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또 "맞잡은 그 손을 놓지 않고 끝까지 문재인 대통령을 지켜서 사람 사는 세상으로 가는 길을 놓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저는 봄 지나 여름 끝자락이면 세상과 만난다, 출소 후에는 되도록 정치와 멀리 하면서 책 쓰는 일과 가끔 우리 산천을 훌훌 다니며 마음의 징역 때를 벗겨볼까 한다"며 "이제는 험한 길이어도 바보들이 문재인을 지켜서 망가진 나라를 바로 세워달라, 저는 건강을 잘 지키겠다"고 당부했다.

강 위원은 한 전 총리의 서신을 소개하면서 "어제 검찰총장 김수남은 퇴임사에서 소동파의 시구를 인용했다(인자함은 지나쳐도 화가 되지 않지만 정의로움이 지나치면 잔인하게 된다)"며 "이것이 개인적인 변명이나 자기 방어를 위한 논리라면 몰라도 검찰의 진실을 말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 전 총리에게 죄를 뒤집어 씌우고 꼬박 2년 징역을 살리고 영치금까지 빼앗고 남편의 통장을 털어 추징금을 징수한 잔인한 짓거리는 검찰이 정의로웠기 때문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abilityk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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