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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보정리뷰]동아시아 젊은 연극의 상상력 뭉치다…'보이체크'

일본 연출가·몽골 무대미술가·한국 배우의 역동적 만남

(서울=뉴스1) 박정환 문화전문기자 | 2017-05-16 18:12 송고 | 2018-06-24 11:55 최종수정
연극 '보이체크' 공연 장면 © News1
연극 '보이체크' 공연 장면 © News1

극단 토모즈 팩토리가 제작한 '보이체크'는 시각적 감동을 주는 작품이다. 앞뒤로 움직이는 상자무대를 소극장 무대에 설치해 중·대극장에서나 느낄 수 있는 거리감을 주는 탓이다.

이런 공간적 착시감은 한·일·몽고 동아시아 3개국 젊은 연극인이 빚어낸 상상력과 열정의 결과물이다. 11일 서울 대학로 소극장 혜화당에서 개막한 보이체크에는 일본인 연출가 쯔카구치 토모, 몽골인 무대미술가 시네오드, 한국인 조명 이경은 등의 상상력이 담겨 있다. 여기에 송철호 배우가 심리적 압박감을 겪는 주인공 보이체크를 70분 내내 '내장을 빼낼 듯이' 열정적으로 연기해 관객의 오감을 자극한다.
연극 '보이체크'는 1824년 8월 살인죄로 독일 라이프치히 광장에서 공개 처형을 당한 실존인물 요한 크리티안 보이체크의 이야기다. 독일작가 게오르크 뷔히너는 실존인물이 불륜을 의심하며 아내를 살해하기까지 겪은 정신적 압박감을 꿈과 현실을 교차시켜서 써냈다.

연극 '보이체크' 상자무대 설치 과정 (사진=`보통현상 김솔)
연극 '보이체크' 상자무대 설치 과정 (사진=`보통현상 김솔)

현실 속 보이체크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쉴새 없이 일한다. 그는 자원입대해 중대장의 이발사로 근무하면서 생활비를 더 벌기 위해 군의관의 생체실험에 참가하기도 한다. 그는 완두콩으로 하루 세 끼를 먹었을 때 일어나는 신체 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소변을 제출한다.

중대장과 군의관은 보이체크를 정신적으로 압박하는 존재들이다. 중대장은 그를 업신여기며 막말과 구타를 반복하고 군의관은 신체 변화를 확인할 소변을 가져오라고 그를 다그친다. 여기에 그의 악몽 속에 매일 등장하는 서커스단장도 추가된다. 서커스단장은 보이체크에게 원숭이보다 뛰어난 재롱을 펼쳐보라며 채찍질한다.
이런 중압감은 가로 4.5m 세로 2m 높이 2m의 상자무대가 객석 쪽으로 간격을 4차례 좁혀오는 것으로 잘 표현된다. 상자무대는 무대 뒤 벽면부터 객석까지 7m에 불과한 소극장에서 처음 두 번은 70cm씩 다가오고 마지막 두번은 120cm씩 다가온다.

보이체크가 아내 마리와 군악대장의 불륜을 의심해 살해하는 후반부에 오면 상자무대와 객석 사이의 거리는 320cm에 불과하다. 보이체크가 살인을 저지르기 직전에는 이제까지 그를 괴롭혔던 존재들이 등장한다. 중대장, 군의관, 서커스단장과 원숭이들이 귀신처럼 상자무대의 뒷무대에 나타나 보이체크에게 살인을 권하는 장면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기괴하다. 21일까지. 입장료 2만원. 문의. (070)4185-4524.
연극 '보이체크' 공연 장면 (사진=보통현상 김솔)


연극 '보이체크' 공연 장면 (사진=보통현상 김솔)
연극 '보이체크' 공연 장면 (사진=보통현상 김솔)


연극 '보이체크' 공연 장면 (사진=보통현상 김솔)
연극 '보이체크' 공연 장면 (사진=보통현상 김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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