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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 or 님'…'임을 위한 행진곡' 올바른 표기는

(광주=뉴스1) 최문선 기자 | 2017-05-15 12:15 송고
'임을 위한 행진곡' 원본 악보(김종률 작곡가.현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 제공)/뉴스1 © News1

제37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을 앞두고 '임(님)을 위한 행진곡'의 올바른 표기에 많은 이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과 '님' 표기가 혼용되고 있는 이 노래의 제목은 과연 어떻게 써야 맞는 표현일까.
곡의 원 제목은 '님을 위한 행진곡'이지만 국립국어원은 한글맞춤법상 '임'이 맞다는 설명이다.

15일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이달 들어 '임'과 '님'의 바른 표기를 묻는 문의전화들에 "맞춤법 표기에 따라 두음법칙에 의해 'ㅇ'을 쓰는 '임'이 맞다"고 답변하고 있다. 

'임을 그리는 마음, 임을 기다리다' 등과 같이 '사모하는 사람'을 뜻하는 어휘는 '님'이 아닌 '임'이 맞다고 한다. 님은 임의 옛말이다.
특히 한글맞춤법 제정 년도를 이유로 들고 있다. 한글맞춤법 통일안이 제정된 1933년 이후 작곡된 만큼 두음법칙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달리 한용운의 시 '님의 침묵'은 그 이전인 1926년 출간돼 두음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도 덧붙였다.

하지만 작곡가와 5·18 관련 단체는 '님'이 들어간 원제목의 표기를 희망하고 있다.

곡을 작곡한 김종률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은 "맞춤법에 따라 '임'으로 써도 괜찮지만, 사실상 고유명사가 된 제목대로 가능한 한 '님'으로 써줬으면 좋겠다는 게 작곡자의 희망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곡을 만들 당시 한용운 선생님의 '님의 침묵'이라는 시에서 영감을 받았다. 극존칭으로 나오는 '님'이 고결하고 소중한 느낌이라 5·18로 인해 희생당한 분들을 기리는 노래를 '님을 위한 행진곡'으로 썼다"고 강조했다.

김양래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맞춤법이 맞냐 틀리냐를 따지기 보다는 하나의 작품으로 봐야 한다. 하나의 고유명사로서 원 제목을 그대로 지켜주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다"며 "우리부터 계속적으로 '님'으로 불러서 자연스럽게 '님'으로 사용되는 환경이 되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임을 위한 행진곡'은 김종률 현 광주문화재단 사무처장이 전남대 경영학과에 재학 중이던 1982년 5월께 소설가 황석영씨의 제안에 따라 광주지역 노래패 10여명과 황씨의 자택에 모여 1박2일이란 짧은 시간에 완성한 노래다.

노래 주인공은 연인 사이였던 윤상원과 박기순이다. 5·18 당시 전남도청을 점거하다 계엄군에게 사살된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과 1979년 노동현장에서 '들불야학'을 운영하다 사망한 그의 대학 후배 박기순의 영혼결혼식이 치러졌단 이야기를 듣고 헌정곡으로 만들었다.

30분짜리 노래극(미니 뮤지컬) '넋풀이-빛의 결혼식'에 마지막으로 삽입된 합창곡이다. 작곡은 김종률 사무처장이 했고, 가사는 백기완 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1980년 12월 서대문구치소 옥중에서 지은 장편시 '묏비나리' 일부를 차용해 황석영씨가 붙였다.

이후 카세트테이프 복사본 및 악보 필사본, 구전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져 민주화 및 노동운동 권에서 불렸으며 5·18 민주화운동의 상징곡이 됐다


moons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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