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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FBI 前국장에 '충성맹세' 요구했다 퇴짜맞아

취임 일주일만 독대만찬 자리서 요구…코미 거절
백악관 "사실무근…美에 대한 충성요구였을 것"

(서울=뉴스1) 손미혜 기자 | 2017-05-12 15:31 송고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 AFP=뉴스1
제임스 코미 전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 © AFP=뉴스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직후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충성맹세'를 요구했다가 거절당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화요일 밤의 대학살'로 비유되는 갑작스러운 코미 전 국장의 경질이 이 회담에서 예고됐다는 뒷이야기다.

뉴욕타임스(NYT)는 11일(현지시간) 코미 전 국장의 동료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일주일만인 지난 1월27일 코미 전 국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일대일 만찬을 가졌으며, 이 자리에서 이 같은 대화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와 자신의 선거유세 규모에 대해 잡담을 나눈 뒤 코미 전 국장에게 충성을 맹세할 수 있냐고 대화를 돌렸다. 그러나 코미 전 국장은 이를 거부하고 대신 "항상 진실로 대하겠다"는 약속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건넸다.

답변이 불만족스러웠던 트럼프 대통령은 만찬 말미에 다시 코미 전 국장에게 충성맹세를 요구했고 코미 전 국장은 재차 이를 거절하며 "충성이 아닌 정직을 드리겠다"고 답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정직한 충성'이냐"고 코미 전 국장을 압박했고, 결국 코미 전 국장은 "당신은 그것을 갖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는 게 동료들의 진술이다.
NYT는 두 사람간의 대화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직에 대해 갖고 있는 지식수준이나 태도를 읽을 수 있다고 봤다. 리얼리티 TV쇼 진행자 출신이자 사업가인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FBI 국장은 정치적 충성심을 요구받지 않는 자리라는 점을 몰랐을 수 있다는 것.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수차례 측근들에게 충성을 최우선 순위로 요구해 왔으며, 충분히 믿음직스러운 인물이 아닐 경우 즉각 직원들을 방출하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에게도 동일한 방식의 사고를 적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과 만찬을 가진 건 사실이지만 충성맹세에 대한 질문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부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결코 개인적인 충성을 기대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직 미국, 그리고 미국인에 대한 충성을 요구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코미 전 국장의 동료들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만찬 초청 수락 여부를 두고 상당히 고심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FBI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너무 친근한 모습을 내비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러나 코미 전 국장은 신임 대통령과의 회담을 거절할 수 없다는 생각에 이를 수용했다.


yeoul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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