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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심상정'…호남서 정의당 '지못미'

정의당 광주 득표율 4.57%, 전국 평균 6.17%에 못미쳐
막판 보수층 결집…'정권교체 우선' 호남 전략적 투표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2017-05-10 14:44 송고
제19대 대선에 출마했던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 중 당직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2017.5.1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제19대 대선에 출마했던 정의당 심상정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선거캠프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인사말 중 당직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눈물을 보이고 있다. 2017.5.1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진보정당'의 대표주자인 심상정 정의당 대통령 후보가 '진보진영의 보루'인 호남에서 전국 시·도 중 가장 낮은 4%대 득표율을 얻으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선거 막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중심의 보수층 결집에 따른 위기감이 커지면서 호남민들이 전략적 투표를 선택한 결과 때문인데, 지역민들은 안타까워하는 분위기다.
10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19대 대통령 선거 개표결과를 보면 심 후보는 201만7458표를 얻어 득표율 6.17%로 역대 대선에서 진보 정당 최고 득표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대선에서 진보 정당 후보의 득표는 2002년 16대 대선 당시 권영길 민주노동당 후보가 얻은 95만7148표(3.9%)가 최고였다.

역대 최고 득표에도 지역별로 보면 호남의 득표율이 가장 낮다. 정의당은 광주에서 4만3719표로 4.57%, 전남은 4만9509표로 4.01%, 전북은 5만9296표로 4.93%를 득표했다.
제주 8.51%, 울산 8.38%, 인천 7.16%, 서울 6.47%, 강원 6.56% 등 타 시도와 비교하면 절반 가까운 수준이다.

가장 보수적인 지역으로 꼽히는 대구 4.72%, 경남 5.32%, 부산 4.85%, 경북 5.17%보다도 적다.

이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야권 심장부'에서 강하게 맞부딪친 데다 선거 막판 유랑하던 보수표가 결집하면서 호남의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보수층의 결집이 어느 정도까지 이뤄질지 모르고, 정권교체가 물 건너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면서 '될 사람을 밀어주자'는 전략 투표 심리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개혁적 성향의 유권자 중에는 정의당 지지자와 민주당 지지자가 겹치는 경우가 많다"며 "정의당 지지자 중에서도 40~50% 정도는 투표에서 변경 가능성을 열어둔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소신투표를 할 것이냐, 정권교체를 먼저 할 것이냐를 두고 판단하는데 막판 보수층이 결집하면서 정권교체 우선 쪽으로 기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자신을 '진보성향'이라고 밝힌 송모씨(38)는 "홍준표 후보가 2등으로 치고 올라오면서 고민하다 민주당에 힘을 실어줬다"며 "민주당의 파이가 커져야 장기적으로 진보 정당의 입지도 넓어진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민주당 지지자인 김모씨(40)는 "보수층의 결집으로 심상정 후보가 피해를 봤다"며 "자유한국당의 어부지리는 안 된다는 전략적 판단 때문에 호남민들이 민주당에게 표를 주는데, 심 후보에게는 항상 미안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광주시당은 이날 "문 후보의 당선을 축하드린다"며 "심상정 후보에게 보내준 지지와 후원에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아쉬운 결과지만 정의당이 시민들 속에 소중하게 자리잡는 계기가 됐다"며 "촛불광장에서 함께 목놓아 외쳤던 거침없는 대개혁이 문재인 정부에서 중단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협력과 견제를 잘 하겠다"고 밝혔다.


nofate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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