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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시대] 관료주의 '포획' 피할 경제사령탑…이용섭·김석동 물망

관료 신제윤 임종룡…교수 김상조 김광두 조윤제 등
주진형 서근우 등도 경제라인 기용 가능성

(세종=뉴스1) 최경환 기자 | 2017-05-10 10:29 송고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1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문재인 캠프 영입 기자회견에서 영입 인사들과 함께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호기 연세대 교수,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문 대통령. © News1 허경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15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문재인 캠프 영입 기자회견에서 영입 인사들과 함께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호기 연세대 교수,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문 대통령. © News1 허경 기자

10일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과연 관료들에게 포획되지 않고 공약을 지킬 수 있을까.

역대 진보 정부는 국무위원 중 경제관료를 인선하는 데 애를 먹었다. 기획재정부 수장은 정무직이면서도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특히 기재부는 정부 조직 가운데 엘리트 집단으로 꼽힌다. 조직원들의 '자존심'이 센 부처이다 보니 내부를 깊숙이 알지 못하는 장관이 오면 업무 수행이 어렵다는 평이다.   
전례를 봐도 기재부 사령탑은 기재부 출신이거나 관료 경험을 바탕으로 정치권에 진출한 사람들이 임명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도 관료들을 등용할 수 밖에 없었다. 김대중 정부의 강봉균 이헌재 진념 전윤철, 노무현 정부의 김진표 이헌재 한덕수 권오규 등의 면면을 보면 진보진영 내에서는 보수 성향에 가깝다. 이런 점 때문에 노무현 정부는 '관료주의에 포획됐다'는 지적을 받곤 했다.

문재인 캠프 인사 가운데 경제부총리 후보군으로는 김광두(70) 조윤제(65) 이용섭(66·행시14회) 등이 첫 줄에 놓인다. 이중 이용섭 전 장관을 제외하고는 관료 경험이 없는 것이 한계다.

새로운 대한민국 위원장인 김광두 서강대 교수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정책에 관여했으나 문재인 캠프에서 영입한 인물이다. 문 대통령의 소득주도 성장론을 다듬었다. 

국민성장 소장인 조윤제 서강대 교수는 문 캠프의 핵심 브레인으로 대선준비과정에서 경제공약을 수립했다.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경제보좌관을 역임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주도했던 인물로 중도성향으로 분류된다.
이용섭 전 장관은 캠프에서 비상경제 대책단장을 맡으며 '제이(J)노믹스'(Jaein+Economics)를 주도했다. 행시 14회로 재정경제부 세제실장, 국세청장을 거쳐 행정자치부·건설교통부 장관 등을 지냈다. 18, 19대 국회의원으로 재선했으나 20대 총선에서는 호남의 안철수 돌풍으로 낙선한 후 문재인 캠프의 경제정책을 맡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7일 이용섭 비상경제대책단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News1 허경 기자<br><br>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3월 7일 이용섭 비상경제대책단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News1 허경 기자


이들 캠프 내 인사는 모두 고령이라는 점이 문제라면 문제다. 그러나 부총리직 수행에 필요한 수준의 건강과 경제정책에 대한 경험·역량에 문제가 없다면 나이만으로 결격사유는 될 수 없다.

캠프 바깥 인사로는 김석동(64·행시23회) 전 금융위원장, 신제윤(59·행시24회) 전 금융위원장, 임종룡(58·행시24회) 현 금융위원장, 윤종원(57·행시27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등이 거론된다.

김석동 전 위원장은 '직업이 대책반장'이라 불릴 만큼 대규모 구조조정 등 위기관리에 강한 면모를 보이는 게 장점이다.

한편 기재부 내부에서는 교수나 정치인보다는 관료 출신을 선호한다. 관료의 경험에 정치력을 갖추면 금상첨화다. 이 때문에 '관료 출신 실세 부총리'가 오는 것이 일하기 좋다는 의견이 많다.

밖으로는 국회를 상대해야 하는 업무가 많기 때문에 윗선에서 일을 풀어줘야 업무가 원활하게 돌아간다. 안으로는 인사 적체가 심한 기재부 특성상 타부처나 외부 기관에 승진 자리를 많이 만들어줄 수 있는 '수장'을 원한다. 행시 기수가 너무 이르거나 고령인 경우 호흡을 맞추기 어렵다는 이유로 부담스러워 하는 분위기도 있다. 

교수 출신 핵심 브레인을 기재부 장관으로 기용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면 청와대 경제수석이나 공정거래위원회 또는 대통령 직속 위원회 위원장으로 역할을 맡길 가능성도 있다. 캠프의 조윤제 교수는 과거 한국은행 총재 후보군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번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김상조(55) 교수도 주목된다. 김 교수는 삼성 등 재별개혁, 지배구조 개선 등을 주도한 소장파 학자다. 정치권력과 거리를 둬 왔던 그가 이번에 문 캠프에 합류한 것은 개혁의 조력자로서가 아니라 주도자로 자기 정립을 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그의 이력을 감안하면 공정위원장을 맡는 것이 자연스럽다. 공정위원장은 역대 교수 출신이 대부분이었다. 현 정재찬 위원장의 임기는 연말까지지만 정권교체기에는 사임하는 것이 관례였다. 공정위 출신으로는 대-중소기업 불공정거래 해결사인 지철호(56) 중기중앙회 감사도 유력한 공정위원장 후보다. 당내에선 홍종학(58) 전 의원 등 정치인 이름도 오르내린다. 

주진형(57)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나 서근우(58) 전 신용보증기금 이사장도 문재인 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이나 경제부처 요직에 기용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서 이사장은 외환위기 당시 기업구조조정 작업을 주도했고,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을 지내는 등 실물과 금융을 두루 경험한 게 장점이다. 

이밖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인재 풀에는 교수들이 많다. 싱크탱크 국민성장을 주도해 온 조대엽(57) 고려대 교수는 노동 복지 전문가로 '민주정책통합포럼' 공동대표다. 이밖에 최정표(64) 건국대 교수, 김현철(55) 서울대 교수 등이 기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k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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