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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전기 파는 AI 공장…신성이엔지 신개념 스마트팩토리

[AI시대 한국의 도전]①국내 첫 에너지자립형공장, 신성이엔지 용인공장
생산계획 사람 아닌 인공지능..로봇·사람 공존 표방

(용인=뉴스1) 강현창 기자 | 2017-05-11 06:00 송고 | 2017-05-11 21:11 최종수정
신성이엔지 용인공장 전경. © News1
신성이엔지 용인공장 전경. © News1

"정부는 물론 학계와 산업계 등 각지에서 우리의 성공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 스마트팩토리는 많지만 에너지자립까지 이룬 곳는 우리뿐이다."

지난 4일 신성이엔지 용인 공장에서 만난 신철수 생산기술팀장의 말이다. 신성이엔지는 지난해 말 태양광 전문기업 신성솔라에너지와 클린룸 전문기업 신성이엔지, 물류자동화 전문 기업 신성에프에이 등 3곳의 회사가 기활법(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의 승인을 받아 합병해 탄생한 업체다.
신성이엔지의 용인 공장은 반도체 설비 등에 사용하는 팬필터유닛(FFU) 등을 만드는 곳이다. 직접 둘러보기 전까지는 태양광과 클린룸, 물류자동화 등 각자의 영역이 확고한 업체 3곳이 시너지를 일으킨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 국내 첫 에너지 자립형공장…태양광 전기 팔아 수익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에 위치한 신성이엔지 용인 공장은 신 팀장의 설명처럼 전국에 유일한 에너지자립형 스마트팩토리다. 충북 음성에 있던 공장을 지난해 이전했다.

건축면적 5081㎡ 규모의 공장은 곳곳에 태양광 발전과 저장을 위한 설비가 빼곡하다.
우선 본동과 자재·제품창고 등 건물 옥상마다 펼쳐진 태양광 패널부터 눈에 들어온다. 이 공장의 태양광 발전설비를 통해 생산되는 전기는 600㎾가 넘는 수준이다.

공장 입구에는 전기차 충전을 위한 해바라기 형태의 태양광 패널이 자리 잡고 있으며, 공장 입구에는 직원을 위한 전기자전거가 나란히 놓여 충전 중이었다. 곳곳에 놓인 가로등도 모두 태양광을 이용한 설비였다. 공장 입구쪽에는 전기를 저장하기 위한 에너지 저장 시스템(ESS)이 자리 잡고 있다.

이 공장의 태양광 설비를 통해 생산되는 전기를 모두 공장에 사용한다면 100% 전력의 자가 충당도 가능하다는 게 신 팀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70%는 공장의 기계를 돌리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 30%는 한국전력에 판매한다. 판매된 전기는 인근 산업단지로 공급된다. 공장 가동을 위해 부족한 30%의 전기는 한전에서 되사온다.

이유는 전기의 판매수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전기를 이렇게 되사오는 방식을 통해 연간 1억원 정도의 전기판매 수익이 추가로 발생한다. 결과적으로 에너지자립이 이뤄진 셈이다.

환경 보호도 덤이다. 이 정도 규모의 공장이면 연간 382톤의 규모의 온실가스 배출이 예상되지만 신성이엔지 용인 공장은 태양광 발전을 통해 약 366톤의 온실가스를 줄일 전망이다. 저감률이 약 96%에 달한다.

신성이엔지 용인공장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패널. © News1
신성이엔지 용인공장 옥상에 설치된 태양광패널. © News1

◇ 생산 루틴 공장 스스로 판단…자동화가 아니라 '맞춤형 대량생산'이 핵심

공장 내부는 단순했다. 스마트팩토리기 때문에 각종 자동화를 위한 기계장치가 가득할 것이라는 상상은 깨졌다.

고정된 기계설비는 많지 않았다. 하지만 바닥을 자세히 살펴보니 바퀴가 오가며 남긴 타이어자국이 선명했다. 공장 내 자재 운반을 담당하는 무인운반차(AGV)가 지나다닌 자국이다.

신성이엔지 용인공장 조립실에서 작업 중인 소형 AGV의 모습. © News1
둘러본 조립 1실 내부에는 총 두 대의 AGV가 일을 하고 있었다. 공장 한 구석에 한 대의 AGV가 충전 중이었으며, 다른 한 대는 설비 사이를 돌아다니며 제품과 부품 등을 나르고 있었다.

AGV는 사람의 조종 없이 모두 컴퓨터가 생산 상황을 판단해 움직인다. 생산가능 수량을 계산하고, 어느 생산라인의 수율이 높고 낮은지를 판단해 필요한 부품과 스스로 나른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특정 제품 수율이 좋은지에 대한 이력관리와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신 팀장은 "최근에도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를 찾아 최신의 스마트팩토리 기술을 살펴보고 돌아왔다"며 "국내에는 스마트팩토리의 개념이 잘못 전달됐다"고 말했다.

단순히 생산 시스템의 고도화와 자동화를 도입한다고 스마트팩토리라고 하는 것은 틀렸다는 얘기다. 진정한 스마트팩토리는 '맞춤형 대량생산'이 가능해야 한다는 해석이 뒤따랐다. 생산에 필요한 모든 데이터를 종합해 최적의 생산 플로차트를 스스로 찾아 결국 원가 절감이 이뤄야 한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생산시설은 어떤 설비를 가동해 어떤 제품이나 부품을 만들지를 사람이 결정한다. 컴퓨터와 각종 자동화 장치는 단순한 생산업무만을 할 뿐이다.

하지만 스마트팩토리는 개념이 다르다. 생산의 우선순위와 작업 순서, 다음 작업을 위한 준비 작업 등 '지능'이 필요한 부분을 컴퓨터가 도맡아 처리하는 것이 바로 스마트팩토리다.

신성이엔지의 경우 음성 공장 시절에는 FFU를 하루에 300대 정도 만들 수 있었는데 스마트팩토리를 구현한 뒤 용인에서는 하루 600대의 FFU 생산이 가능해 졌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성이엔지 용인공장 내부에서 대형 AGV가 돌아다니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 News1
신성이엔지 용인공장 내부에서 대형 AGV가 돌아다니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 News1

◇ 로봇과 사람의 공존…일자리를 유지하는 스마트팩토리 

한편 이날 공장의 손님은 기자뿐만이 아니었다. 국내 모 대학교에서도 이곳을 찾아 에너지자립형 스마트팩토리의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일정이 잡혀있었다.

공장을 방문하기 하루 전인 지난 3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올해 안에 클린에너지스마트공장을 연말까지 500곳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그 사례로 신성이엔지의 용인 공장을 예로 들었다.

클린에너지스마트공장이란 이곳처럼 생산성 향상과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 제조현장에 ICT 기술과 신재생 등을 동시에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신 팀장은 "이 공장이 국내 산업계와 학계의 참고가 되고 있다"며 "에너지자립과 스마트팩토리를 동시에 해내면서도 인력 재배치를 통해 감원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장이 음성에서 용인으로 옮기면서 내보낸 사람은 없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기존 인원은 공장의 각종 스마트 장비를 관리하는 업무를 재교육받아 현장에 투입됐다. 요컨대 사람을 줄이는 첨단화가 아니라 사람과 로봇이 공존하며 일자리를 유지하는 콘셉트로 스마트공장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신 팀장은 "설계단계에서부터 많은 투자가 이뤄졌고 일반적인 공장과는 달리 설비투자가 많이 필요해 손익분기도 오래 걸리는 편"이라며 "하지만 오너의 의지가 있다면 이런 형태의 사업장을 만드는 것이 결과적으로 생산성과 채산성을 모두 높이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khc@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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