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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vs퀄컴' 특허갈등 고조…셈법 복잡해진 삼성

양사 특허전쟁, 국내업체에 미칠 영향 '촉각'

(서울=뉴스1) 박희진 기자 | 2017-05-07 11:44 송고
 © News1 박지혜 기자
 © News1 박지혜 기자


애플과 퀄컴이 특허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애플의 최대 경쟁자인 삼성전자도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애플과 퀄컴의 특허싸움이 삼성에게 어부지리가 될 것인지, 삼성으로 특허분쟁이 번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애플과 퀄컴의 특허갈등은 지난 1월 애플이 퀄컴을 상대로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시작됐다. 이에 퀄컴은 지난 4월 애플을 상대로 맞소송하는 것에 이어, 최근 애플 아이폰의 미국 수입을 막겠다고 나서 전면전을 예고했다.

퀄컴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중국 등지에서 생산되는 아이폰을 미국에 수입하지 못하도록 요청할 예정이다. ITC는 준사법기관으로 상품수입 금지를 법원보다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 퀄컴의 바람대로 ITC가 아이폰 수입을 금지하게 되면 애플은 큰 타격을 입는다. 미국은 전세계 아이폰 판매량의 40%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이는 삼성에게 호재가 될 수 있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갤럭시노트7 단종여파로 스마트폰 시장1위를 애플에게 뺏겼다가 올 1분기 22.8%의 점유율로 간신히 1위를 탈환한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 미국 수입금지가 이뤄진다면 삼성은 미국에서 시장기반을 확실히 다질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삼성 반도체 사업에선 아이폰 미국 수입금지가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아이폰용 부품으로 삼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사용한다. 애플 아이폰이 수요가 줄어들면 삼성 부품실적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부품과 세트를 같이 하다보면 나름의 장점도 있지만 서로 물고 물리는 관계라 이해관계가 복잡하다"며 "애플이든, 퀄컴이든 어느 한편에 편향된 입장을 밝힐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싸움은 애플이 총대를 메고 '특허괴물' 퀄컴과 맞서 싸우는 구도여서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애플과 입장을 함께한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애플이 퀄컴과의 특허소송에서 이기면 삼성과 LG도 그 수혜를 누릴 수 있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퀄컴의 시장지배력 남용을 문제삼아 1조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은 과거 특허문제로 삼성전자에게 큰 부담을 안긴 회사지만 이번 사안에 있어서는 애플과 삼성이 한배를 탄 격"이라며 "삼성은 애플이 눈엣가시지만 퀄컴에 대해서는 반감이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퀄컴이 아이폰 미국 판매금지를 요청하면서 미국 정부가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도 관심사다. 

애플이 삼성전자와 특허분쟁을 벌이던 지난 2013년 미국 정부는 노골적으로 '자국기업 챙기기'에 나서 빈축을 산 바 있다.  2013년 8월 미국 ITC는 아이폰 수입금지 결정을 내렸지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애플의 구형 스마트폰 제품의 미국 수입금지는 불발됐다. 반면, ITC가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낸 스마트폰 특허침해 건에서 애플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삼성전자 제품의 미국내 수입은 금지됐다. 이번 분쟁은 같은 미국 기업끼리 벌어져 누가 유리할지 예단도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퀄컴과의 일전에 나서면서 트럼프 정부에 '회유책'을 내놓은 애플의 행보가 이번 분쟁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대선기간 내내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애플을 비난해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애플은 10억달러(약 1조1300억원) 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2b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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