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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도 쉼표를'…文·劉·沈 학원휴일휴무제 찬성

[공약점검]文, 초등 대상 제한 추진…洪·安 '반대'
현장 의견 분분…'과잉경쟁 막아야' vs '입시가 그대론데'

(서울=뉴스1) 김재현 기자 | 2017-05-04 15:34 송고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 News1 이은주 디자이너

제19대 대통령 선거일(9일)까지 이른바 '황금연휴'가 계속되면서 덩달아 주요 대선후보들의 교육공약 중 학원휴일휴무제 도입여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학원휴일휴무제는 말 그대로 학원들이 주말이나 공휴일에 휴무를 하도록 법률로 정하는 것을 뜻한다.

4일 주요 당 대선후보 5명의 공약집, 후보 측 캠프 관계자 초청 토론회 내용, 중도성향의 교원단체 좋은교사운동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주요 대선후보 5명의 학원휴일휴무제 찬반여부는 찬성 3명, 반대 2명이다. 다만 같은 찬성, 반대라도 방법론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가장 적극적이다. 그는 5명 후보 중 유일하게 학원휴일휴무제 입법화를 공약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일요일에 학원을 쉬게 하는 학원일요휴무제를 약속했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는 학원휴일휴무제 도입에 찬성표를 던졌지만 대상을 초등생으로만 한정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학원휴일휴무제를 도입해도 인터넷 강의나 개인 과외 등은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는 애초 학원휴일휴무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가 철회했다.

◇안·유·심, 학원심야영업 금지 공약…문, 필요성 인정하되 교육청 권한
학원휴일휴무제와 관련이 있는 학원심야영업 제한 입법화여부도 관심사다. 안철수·유승민·심상정 후보는 학원심야영업을 금지하겠다고 공약했다.

문재인 후보는 학원심야영업 제한은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이를 금지하는 것은 각 시도교육청의 권한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전국 17개 시도 중 오후 10시 이후 학원영업 금지를 조례로 정한 곳은 서울·경기 등 5개 지역이다. 홍준표 후보는 학원휴일휴무제와 마찬가지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반대했다.

학원휴일휴무제가 화두로 떠오른 건 학생들의 휴식권 보장을 위해서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공부시간이 가장 긴 편이다. OECD가 지난달 20일 발표한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2015 학생 웰빙 보고서'에 따르면 학교 안팎에서 공부하는 시간이 주당 60시간이 넘는다고 답한 학생들이 23.2%로 OECD 평균(13.3%)의 두 배 가까이 됐다.

학생들이 쉼표 없는 생활을 하다 보니 삶의 만족도는 세계 최저다. 같은 조사에서 한국 학생들의 삶의 만족도지수는 6.36점(10점 만점)으로 터키(6.12점) 다음으로 낮은 27위를 차지했다.

좋은교사운동은 "다 함께 멈추지 않으니 서로 경쟁을 할 수밖에 없으며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어 만족도도 떨어지는 상황"이라면서 "과잉경쟁을 멈출 환경과 제약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최소한 휴일이나 심야시간에 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학원휴일휴무제나 학원심야영업 제한 법제화는 미지수다. 이해관계에 있는 학원업계는 물론 학생·학부모들의 반발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학원업계에서는 학원휴일휴무제는 학생의 학습권 침해와 학원 운영자나 강사들의 직업 수행의 자유를 침해해 위헌의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풍선효과 지적도 나온다. 오히려 개인과외를 부추기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한국학원총연합회에 따르면 2016년 개인과외교습자 수(11만7111명)는 2010년(8만939명)에 비해 91.7% 증가했다. 2010년은 학원교습시간 제한이 본격화하기 직전이다.

이병래 한국학원총연합회 부회장은 "학원휴일휴무제 법제화는 오히려 사교육비 증가와 계층 간 교육격차를 심화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학생들은 환경개선을 위한 선후관계가 맞지 않다고 주장한다. 수도권 자사고에 다니는 김선우군(17)은 "입시제도가 그대로인데 학원만 못 가게 한다고 해서 환경이 달라질거라고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학부모들은 입시 관련 규제는 또다른 문제를 일으킬 것이라는 입장이다. 고2 자녀를 둔 학부모 이인숙씨(가명)는 "우리나라에서 변화에 가장 먼저 대응하는 분야가 바로 입시 아니냐"며 "학원휴일휴무제가 법제화된다면 분명히 법에 저촉되지 않거나 적발하기 어려운 개인·그룹과외 시장이 빠르게 팽창해 음성적인 사교육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kj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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