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계산적인 야망가였던 청년 오바마' 조명한 책 나왔다

역사학자 데이비드 개로우 '라이징 스타' 펴내
미셸 만나기 전 청혼한 옛 연인도 인터뷰

(서울=뉴스1) 김윤경 기자 | 2017-05-04 11:50 송고 | 2017-05-04 13:55 최종수정
지난 3일(현지시간) 아내 미셸 오바마(맨 왼쪽)와 함께 시카고 사우스쇼어 문화센터를 방문해 행사를 가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가운데). © AFP=뉴스1
지난 3일(현지시간) 아내 미셸 오바마(맨 왼쪽)와 함께 시카고 사우스쇼어 문화센터를 방문해 행사를 가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가운데). © AFP=뉴스1


버락 오바마.  제 44대 미국 대통령으로 8년간 백악관에서 총 지휘자 역할을 했던 그는 대통령 선거에 나올 때만 해도 여전히 정치 신예 취급을 받았다. 그래서 미디어는 대개 그를 '혜성처럼 등장했다' '떠오르는 샛별' 처럼 묘사하곤 했다.
자서전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Dreams From My Father)은 원래 1995년 하버드대 로스쿨 재학시절 쓴 것이었지만 대선에 나오면서 재출간했고 널리 읽혔다. 미국인 어머니와 케냐 태생 유학생 아버지가 결혼, 하와이에서 태어난 오바마는 흑인 최초 하버드대 로리뷰 편집장을 지내 유명세를 탔지만 주류 정치판에선 신예이자 덜 알려졌던 게 사실.

대통령이 된 이후 나온 관련 서적들도 많지만 지금까지 나온 서적 가운데 가장 비판적인 것이 나와 눈길을 끈다.

역사학자이자 자서전 분야에서 퓰리처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데이비드 J. 개로우가 쓴 '라이징 스타'(Rising Star: The Making of Barack Obama)가 그것. 무려 1460페이지짜리 이 책에 대한 리뷰 기사가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일제히 실렸다.

데이비드 개로우가 쓴 버락 오바마에 대한 책 '라이징 스타' (출처=워싱턴포스트 갈무리) © News1
데이비드 개로우가 쓴 버락 오바마에 대한 책 '라이징 스타' (출처=워싱턴포스트 갈무리) © News1

자서전 분야 퓰리처상 수상자답게 개로우는 대중에 덜 알려진, 정계에 입문하기 전의 인간 오바마에 대한 부분을 대폭 강화했고 미디어 친화적인 그에게 대체로 우호적이었던 보도 기사들과는 다른 견해를 보여주려 애쓴 것 같다.
WP 리뷰에 따르면 개로우는 오바마의 학생 시절 지인들, 특히 하버드 로스쿨로 떠나기 전 사귀었던 연인 셰일라 미요시 예거(Sheila Miyoshi Jager) 오벌린 칼리지 동아시아학 교수의 이야기를 많이 넣어 주목을 끈다. 셰일라 예거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일본인 아버지와 네덜란드인 출신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혼혈.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에도 전 여자친구로 예거가 등장하긴 한다.

왼쪽이 버락 오바마가 미셸과 결혼하기 전 청혼했던 상대인 셰일라  미요시 예거 오벌린 칼리지 교수(왼쪽) (출처= 트위터 갈무리)  © News1
왼쪽이 버락 오바마가 미셸과 결혼하기 전 청혼했던 상대인 셰일라  미요시 예거 오벌린 칼리지 교수(왼쪽) (출처= 트위터 갈무리)  © News1

예거와의 인터뷰에서 25세의 청년 오바마는 예거에게 청혼을 했을만큼 가까운 사이였지만 예거 부모의 반대에 직면했고 낭만적인 선택보다는 정치적인 입신을 택해 하버드행을 결정했으며 연애 시절에도 '얼굴이 하얀' 예거와 같이 나서는 것이라든지 결혼했을 경우 받을 정치적 파장 등을 부담스러워했다는 내용이 밝혀졌다. 흑인으로서의 정체성이 자신의 정치 행보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여긴 것. 예거는 특히 한국에 대한 이론에도 밝은 인물. 예거와는 미셸과의 결혼 이후에도 종종 연락했다고.

저자 개로우는 하버드 로스쿨에서의 오바마에 대해서도 계산적이었고 뽐내려는 캐릭터였다고한 지인들의 묘사를 전했다. 자신보다 조금 어린 동급생들 사이에선 '오바마노미터'(Obamanometer)란 말도 있었다. 클래스에서 누군가가 얼마나 거들먹거리려는가를 따지는 척도라는 의미.

개로우는 심지어 오바마는 자신은 대단하게 될 운명을 갖고 있다고 믿는, 지나치게 자기충족적(self-fulfilling)인 사람이라고도 평가했다. 결혼해서도 자신의 정치적 야망에 눈이 먼(?) 오바마는 학자금 대출 상환이나 생활비 등을 걱정해 "시민 운동 말고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지라"고 외치는 아내 미셸의 말을 귓등으로 들었다는 내용도 있고, 미셸이 둘째 딸 사샤를 낳은 다음 날에도 외부에서 '미팅 중'이었다고도 썼다. 

책 제목 역시 미디어가 너무 오바마를 찬양하기만 했다는 걸 비틀기 위해 이렇게 잡았다고 한다. 그리고 '내 아버지로부터의 꿈'은 자서전도 아닐 뿐더러 단지 '역사적인 픽션'(historical fiction)이었다고 지적했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비판하기로 했던 모양이다.

저자는 책이 나오기 전 원고를 오바마에게 보여줬고 8시간 가량 만나 비공개를 전제로한 대화했다고 한다. 저자는 그러나 일부 내용을 에필로그에 썼다. 오바마는 상당 부분 동의하지 않거나 불만족스러워했다고 전했다.


s914@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