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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서서히 불붙는 데얀과 김신욱, 2013년을 기억하나요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2017-04-24 11:34 송고
2013년에 이어 다시금 득점왕 레이스에 불을 지피고 있는 김신욱(왼쪽)과 데얀. © News1
2013년에 이어 다시금 득점왕 레이스에 불을 지피고 있는 김신욱(왼쪽)과 데얀. © News1

상승하는 기온과 함께 2017시즌 K리그 클래식 무대도 서서히 달궈지고 있다. 시즌 초반은 벗어났다. 아직까지 전체적인 '판세'를 이야기하기에는 조심스러우나 7라운드까지 소화하면서 그래도 '윤곽'은 희미하게 보이는 느낌이다.

전북현대가 5승2무 무패행진을 달리며 승점 17로 선두에 올라 있다. 역시 강하다. ACL에 나서고 있는 제주 유나이티드도 4승2무1패 승점 14로 만만치 않은 전력임을 입증하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가 예상 외 선전(4승1무2패 승점 13)을 이어가는 가운데 말 많았던 FC서울(3승3무1패 승점 12)도 결국은 포인트를 쌓고 있다. 
반면 아직 첫 승을 신고하지 못한 최하위 인천(3승4패 승점 3), 힘겨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시민구단 광주FC와 대구FC(이상 1승3무3패 승점 6), 개막 후 5연패 늪에 빠졌다가 2연승을 기록한 전남 드래곤즈(2승5패, 승점 6) 등 하위권도 조금씩 형성되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개인 부문에서도 도드라진 인물들이 올라오고 있다.

개인상의 백미라 볼 수 있는 득점 경쟁에서 단연 눈에 띄는 인물은 FC서울의 데얀과 전북현대의 김신욱이다. 데얀은 7경기에서 5골, 김신욱은 7경기에서 4골을 넣었다. 포항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양동현(5골)과 함께 초반 득점 레이스를 이끌고 있다.

23일 포항전에서 승리(2-0)에 쐐기를 박는 골을 터뜨린 전북의 김신욱은 8일 강원전부터 16일 상주전에 이어 3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머리만 잘 쓴다는 편견을 비웃으며 다양한 발기술로 골을 뽑아내고 있다. 서울의 데얀은 22일 인천전에서 홀로 2골을 터뜨리며 3-0 완승을 견인했다. 자책골로 기록된 또 다른 득점도 데얀의 오른발 슈팅이 수비수 맞고 굴절된 것이나 3골에 모두 관여했다. 데얀도 16일 울산 원정에 이어 2경기 연속골이다.
데얀은 시즌 초반 골가뭄에 시달리고 있는 서울의 공격진을 지탱하고 있다. 서울이 7경기에서 8골을 뽑았는데, 그중 5골이 데얀이다. 김신욱은, 골을 넣을 수 있는 인물들이 많은 호화로운 전북의 스쿼드에서도 최다득점자에 오르며 간판 골잡이 임을 입증하고 있다. 아무래도 우승권 전력을 갖춘 팀 소속이고 좋은 동료들이 많다는 점에서 다른 경쟁자들보다 유리하다.

여기에 지난 2013년을 떠올리면 두 선수의 경쟁이 보다 흥미롭다. 당시 두 선수는 나란히 19골을 터뜨렸다. 타이틀을 거머쥔 이는 데얀. 울산현대 소속이던 김신욱은 36경기에서 19골을 작성한 반면 데얀은 29경기에서 19골을 뽑아내 경기당 득점(데얀 0.655/김신욱 0/528)에서 희비가 갈렸다. 그 자체만으로도 김신욱은 억울한데 속사정을 살피면 그야말로 땅을 친다.

시즌 최종전을 남겨 놓은 상황에서 김신욱이 19골 데얀이 18골이었다. 그런데 데얀이 전북현대와의 최종전에서 골을 터뜨리며 어깨를 나란히 했다. 반면 김신욱은 경고 누적으로 마지막 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심지어 내내 1위를 달리던 소속팀 울산이 포항과의 최종전에서 종료 직전 통한의 실점으로 우승컵을 빼앗겼으니 믿을 수 없던 마무리였다.

데얀은 짜릿한 역전과 함께 K리그 최초의 득점왕 3연패(2011~2013)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그리고 중국으로 떠났다. 김신욱이 생애 첫 득점왕에 올랐던 2015년에는 데얀이 없었다. 2017년, 다시금 승부가 가능해졌다.

아직 초반이지만 2013년의 팽팽했던 레이스가 재현될 공산이 적잖다. 김신욱은 복수를 꿈꾼다. 배경도 달라졌다. 데얀은 이제 정점에서 내려올 나이(36)고 김신욱(29)은 당시에 비해 또 늘었다. 하지만 마냥 데얀이 불리한 것만도 아니다. 김신욱은 이동국, 에두 등과 내부 경쟁을 펼쳐야한다. 전북은 무조건 김신욱이 골을 넣어줘야 하는 팀이 아니다.

전북과 서울은 올해도 역시 우승을 놓고 다툴 유력한 팀이다. 원하는 열매를 따려면 선봉장인 김신욱과 데얀의 몫이 중요하다. 팀들 경쟁 속 킬러들의 자존심 대결도 흥미진진이다 .


lastuncl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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