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윤 교수

태어날 때부터 난청을 앓고 있는 아이가 유전자 진단을 받으면 인공 달팽이관 이식 후 청력 회복 정도를 미리 알 수 있다는 국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최병윤 교수팀은 2010년 6월부터 2012년 8월까지 유전이 원인으로 진단된 난청 환아 31명과 그렇지 않은 난청 환아 24명을 대상으로 인공와우 이식수술 경과를 비교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24일 밝혔다.최 교수팀에 따르면 태어날 때부터 난청이 있는 영아의 경우 60% 정도는 유전적인 요인이 원인으로 꼽힌다. 이러한 선천성 난청은 변이된 유전자형에 따라 'SLC26A4' 'GJB2' 'CDH23' 'TMC1' 'MYO15A' 'OTOF' 등으로 구분한다.

이번 연구결과에서 SLC26A4 변이(EVA 변이)는 다른 유전 변이보다 만 2세 이전에 인공 달팽이관 이식을 했을 때 청력회복에 따라 가장 우수한 언어습득 능력을 보였다. SLC26A4는 양쪽 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는 난청 환아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유형이다.

CDH23, TMC1, MYO15A 등 유전변이 환자들은 역시 만 2세 이전 인공 달팽이관 이식을 받는 것이 언어습득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잔존 청력이 없는 SLC26A4 또는 GJB2 변이 환자는 만 3세(생후 41개월 이전)에 수술을 받아도 언어 습득에 큰 차이가 없었다.반면 OTOF 유전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소아청각신경병증 환자는 SLC26A4 또는 GJB2 변이 환자와 달리 잔존 청력에 관계없이 생후 24개월 이전에 인공 달팽이관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 달팽이관 이식을 받은 소아청각신경병증 환자를 만 2세 이전과 이후로 나눠 언어습득 능력을 비교했을 때 만 2세 이전 환자는 다른 유전변이 난청 환자와 언어습득 수준이 비슷했다. 그러나 만 2세 이후에는 이식 수술을 받아도 언어 습득 능력이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최병윤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는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시행하는데 있어 유전진단 결과에 따라 미리 이식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라며 "특정변이된 유전자가 어떤 것인지에 따라 적절한 인공 와우 이식 시기를 결정하는 데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적으로 저명한 국제 의학 학술지 'Ear & Hearing' 최근호에 실렸다.


k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