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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 없이 주는 '국민배당' 기본소득…공동체 경제의 시작

[새책] 국민기본소득 안내서 '우리가 경제다'

(서울=뉴스1) 윤태형 기자 | 2017-04-20 09:00 송고
우리가 경제다. 저자 김의철.2017.4.19/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지난 1990년대 말 IMF 위기 이후 국민이 국가경제의 주인이었던 적이 한번이라도 있었을까. 정상적인 국가라면 국민들은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으고, 모은 돈으로 자산을 사들여 근로소득을 보충한다. 그런데 '우리가 일해서 번 돈으로 불안감 없이 살아가고 조금이나마 자식들에게 물려줄 수 있을까' 자문해보면 회의감이 앞서는 게 현실이다.

'우리가 경제다'(김의철 지음, 도서출판 전쟁과 평화)는 특히 IMF 이후 국민들이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이 공기업들과 재벌들에 의해 과점되고, 지배당하는 구조가 심화되어 왔다는 현실인식에서 출발한다. 그로 인해 세대 간의 양극화도 심화됐고 부의 세습도 확대됐다는 주장한다. 대다수 국민들은 일해서 번 돈의 주도권을 자신이 아닌 공기업·재벌에 빼앗겼고, '그들이 경제'인 사회가 됐다는 진단이다. 
이 책은 빼앗긴 국민경제 주도권의 대표적인 사례로 국민연금을 제시한다. "국민연금은 국민에게 과잉 저축을 강요해 국민의 호주머니를 털어 모아 놓은 국민의 자산으로 국민이 주인이며 소수 재벌들과 공공부문이 전용해선 안 되는 자본"이라며 "현실은 그렇지 않다.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과 채권들은 누가 국민연금을 가져다 쓰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우리가 경제다'는 비(非) 경제학자가 실물경제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쓴 책으로 사례가 생동감이 있다. 저자는 "어떤 젊은이가 한 달에 100만원의 근로소득을 올렸다고 가정해보자.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고용, 산재보험료까지 약 20%의 4대 보험료가 부과된다. 직접 부담분만 계산하면 최소 9%에서 20%의 원천징수분이 발생한다. 그만큼 소득감소와 구매력 감소가 일어난다"고 했다.

문제는 '경제주권'을 빼앗긴 국민들이 앞으로 겪어야할 고난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는 점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보복, 통화전쟁으로 인한 국제금융위기 가능성, 4차 산업혁명, 정치적 변수 등 우리 민초(民草) 들은 이제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을 앞두고 있는 것이다.
그럼 국가가 '기본소득'으로 국민 1인당 300만원씩 쥐어준다면 어떨까. 그만큼 소비가 늘고, 소비가 늘면 기업매출이 늘고, 근로자의 임금 또한 증가해 침체에 빠진 경제가 '선순환'하는 동력이 마련될까. 이를 놓고 논란이 여전히 분분하다.

'우리가 경제다' 또한 작금의 경제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대안으로 '기본소득제'를 제안한다. 국민에게 기본소득을 보장함으로써 쓸 돈이 없어 소비를 하지 못하는 '구매력 결핍'을 극복하고 경제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부채가 아닌 화폐의 지속적 공급으로 경제 성장과 유지를 해나갈 수 있고, 실질적 국민의 삶의 질이 나아질 수 있으며, 경제적 약자들을 위한 사회안전망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의 '공동체 사회'를 회복하고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본소득제'에 반대하는 측은 막대한 재원확보를 우려한다. 증세나 부유세를 통해 재원을 확보해야 하는 데, 이는 기업의 투자의욕 저하로 이어져 자칫 경제 침체를 가져올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운다.

이 책은 해법으로 추가로 세금을 걷지 않고 국민연금 등 공공부문에 쌓여있는 재원들을 활용하자고 제안한다. 특정 기업집단만 쓸 수 있던 돈을 국민 모두에게 돌려줘 경제민주화를 실현하고 실물경제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가 경제다'는 책 이름 대로 우리사회의 특권층인 '그들'이 아니라 '우리'의 시각과 입장에서 '우리 경제를 되찾자'고 호소한다. 정부가 주도하는 국가경제의 패러다임을 국민경제의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자고 주장한다.

저자는 경제학자가 아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에서 사원과 임원, 대표를 두루 경험해 실물경제에 해박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자부한다. 비(非) 학자적 시각에서 거침없이 써내려간 '우리가 경제다'는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 '나침반'과 같은 책이다. 특히 기본소득과 같은 생소한 개념들을 일상의 삶으로 녹여내려는 노력이 엿보이며 국민연금과 같은 준조세에 대해서는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 있다.

저자는 "기존의 통념에 대해 예리한 비판을 가하면서도 편 가르기를 경계하고 화합을 지향하며 고통을 덜고 빠른 치유를 하자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고 소개했다.


birako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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