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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K 톺아보기]④기존 금융계 표정관리 "1년 뒤 보자"

긴장하면서도 "신용평가시스템 검증 필요" 한목소리
상품 다양화 등 영역 넓혀야 지속 가능할 듯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2017-04-19 06:11 송고 | 2017-04-19 10:47 최종수정
인터넷전문은행의 초반 흥행에 금융업계의 반응은 엇갈린다.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걱정이 있지만 인기가 1년도 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현재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는 우선 중금리대출 등에 주력하며 중장기적으로 개인별 맞춤형 상품을 제안하거나 ICT와 금융을 융합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각자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대체로 인터넷전문은행의 흥행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인다. 그러면서도 "1년은 지켜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도진 IBK기업은행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인터넷전문은행 돌풍에 겁이 덜컥 난다"면서도 "1년 정도 지나야 위상이 정리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자체 신용등급 고도화…예금·대출 쌍끌이 전력투구 

김도진 행장의 발언은 '상품 경쟁력을 오래갈 수 있겠느냐'는 의문에서 출발한다. 케이뱅크의 장점은 점포가 없으면서 고정 비용이 기존 은행과 비교해 훨씬 적다는 것인데, 큰 비용은 아니지만 벌써 상담인력을 늘리거나 경력직을 추가 채용하면서 덩치가 커지고 있다.

1년 만기가 다수인 각종 대출 상품의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등급 부담에도 싼 이자로 돈을 빌려준 상황이라 앞으로 연체율이 어떻게 될지 더 지켜봐야 한다. 흐지부지되고 있는 시중 은행의 중금리대출 상품의 사례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자체 신용평가에 대한 검증이 필수다. 케이뱅크는 주주사인 KT와 BC카드의 결제 정보 내용을 평가시스템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택시와 G마켓 등의 관련 정보를 기존 신용등급 모델에 반영해 변별력 있는 평가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신용평가 때 리스크관리본부를 거쳐 여신정책팀의 추가적인 검토절차를 밟는다. 현재는 중금리대출에 한해 KT의 통신정보를 추가로 반영하고 나머지 대출상품에는 아직 주주사 정보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

카카오뱅크와 달리 SGI서울보증보험의 보증이 없는데, 케이뱅크는 정교한 자체 신용평가모델이 있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자체 신용평가 모델을 고도화해 보증이 없어도 문제 될 것이 없다"며 "비용 절감으로 상품 경쟁력도 높였다"고 자신했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상품 다양화 필요 

특히 ICT 기술과의 융합으로 편의성을 키우는 전략은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그간 업계가 핀테크를 강조하면서 비대면 플랫폼 서비스에 공을 들였던 이유다. 신한은행은 주택 임대차시장의 추세를 모바일 간편대출 서비스에 접목한 'Sunny 전·월세 대출'을 내놨다. 

아직 시중은행들은 주거래은행 고객을 뺏길 수 있다는 극도의 위기감을 느끼지는 않고 있다. 당장 출혈경쟁에 나설 만한 상황도 아니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어렵게 기반을 닦은 디지털 금융의 주도권을 뺏길 수 있다는 생각에 모바일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마음이 급한 것은 2금융권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공략처로 삼은 중금리대출 시장은 저축은행 등의 주요 먹거리다. 비교적 우량 고객들이 인터넷전문은행으로 이탈하면 상대적으로 비우량 고객 비중이 높아져 건전성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에 2금융권은 저마다 금리를 낮춘 비대면 상품을 내놓고 홍보하기 시작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비대면 계좌 개설 애플리케이션인 'SB톡톡'을 통해 예금이나 신용대출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서비스를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아직 인터넷전문은행이 나서지 않고 있는 사업자 전용 대출 상품인 '그날 대출'을 내놨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영역 확장도 관심거리다. 케이뱅크는 올해 하반기부터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공격적인 영업이 가능할지는 조금 더 두고 봐야 할 듯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인터넷전문은행 1위 업체는 과거 주택담보대출로 성장했다"면서도 "우리나라 금융당국 스탠스를 고려하면 담보대출 영업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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