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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K 톺아보기]②해외송금 수수료 10%만 내라는 카카오

관심 끌기엔 대성공…구체 상품 나와야 은행과 비교 가능
기존 시중은행도 '간편 송금'으로 수수료 빠르게 낮아져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2017-04-18 06:11 송고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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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뱅크에 이어 후발주자로 나설 카카오뱅크는 기존 은행은 물론 케이뱅크와의 경쟁을 위해 간편 해외송금에 승부수를 던졌다. 수수료를 기존 은행의 10분의 1 수준으로 대폭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기존 은행 창구에서 해외송금 시 내야 하는 수수료는 3만3000원 수준. 그렇다면 카카오가 책정한 수수료는 10% 수준인 3300원 전후라는 얘기다. 이를 위해 카카오는 해외 결제망을 간소화할 방침이다. 해외송금 수수료는 환전수수료와 송금수수료, 국내 및 해외 전신료를 포함하는데 카카오는 송금수수료와 전신료를 줄이겠다는 복안도 내놨다.
간편 송금 서비스 자체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이미 기존 은행은 카카오처럼 해외 결제망 간소화로 수수료를 창구 거래보다 대폭 낮췄다. KEB하나은행의 '원큐 트렌스퍼(1Q Transfer)', 신한은행의 써니 해외간편송금 등이 대표적이다.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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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의 '원큐 트렌스퍼'는 XIT라는 하나은행의 자체망을 통해 비용을 줄였다. 고객은 송금수수료 최대 5000원과 현지 수수료 5달러만 내면 된다. 보통 1만원 이내로 해결할 수 있다. 송금할 수 있는 국가도 5개국으로 늘렸고 필리핀에서는 전당포에서 환전할 수 있도록 하는 등 현지화도 갖췄다.

KB국민은행도 모바일 KB 무계좌(ACCOUNT-FREE) 해외 송금 서비스를 시작했다. 수취인 이름만 알면 언제 어디서나 해외로 송금할 수 있다. 환율 우대도 50% 해준다. 신한은행은 영국 핀테크 업체와 손잡고 수수료가 거의 없는 비트코인 방식 송금시스템 도입도 검토 중이다. 

◇수수료 전쟁 현실화…세부 전략에는 의구심 여전
카카오의 수수료 전략은 금리 전략보다 더 위협적이다. 최근 은행은 비이자이익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그 핵심이 해외송금 수수료다. 국내 해외송금 시장 규모는 연간 14조원. 특히 4000만 카카오톡 고객은 카카오뱅크의 강력한 무기다. 

해외송금 경쟁에 코인플러그, 블루팬 등 핀테크 업체도 동참한 상황이다. 이들은 원화를 비트코인으로 바꿔 유통한 후 해외 현지에서 비트코인을 다시 화폐로 교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 말 기준 핀테크 업체의 해외 송금 수수료율은 1~3%로 기존 은행(5%)보다 낮다. 

기존 은행들은 카카오의 '10분의 1' 공약을 두고 창구거래가 아닌 기존의 간편 서비스와 비교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수수료가 조금 비싸더라도 안정적인 거래를 원하는 고객에겐 얼마든지 기존 은행의 서비스가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게다가 과연 카카오의 파격적인 수수료가 가능하냐는 원초적인 의문도 제기한다. 결제업계 관계자는 "현재 은행의 시스템이 수수료를 낮출 최적의 방안으로 봤기 때문에 (카카오의 주장에) 관심이 높다"며 "고정 비용을 고려하면 한계가 있을 텐데 과연 장기적인 수익구조가 될 수 있을지 우려도 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은행업 라이선스를 가진 은행만이 할 방안으로, 기존 은행의 송금 시스템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힌트 외에 어떤 것도 밝히지 않고 있다. 하나은행처럼 전용망을 설치하더라도 개발 비용과 기간이 소요되는 사항이라 업계는 쉽게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블록체인과 같은 핀테크 기술은 이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10분의 1로 줄이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단언했다.

어쨌든 카카오의 도전 자체는 긍정적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시중은행의 외환딜러는 "수수료에 요지부동이었던 금융권이 경쟁에 나서면서 양질의 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며 "해외전신료는 4분의 1수준으로 낮춰야 적당하다고 느낄 정도로 비싼 측면은 있다"고 설명했다.


jy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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