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일, 미국 플로리다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미·중 정상회담을 가졌다.  © AFP=뉴스1

중국이 무역전쟁을 피하기 위해 자국 금융부문에 대한 미국의 투자와 미국산 쇠고기 수출을 늘려 허용하는 양보안을 제시하기로 했다고 10일 파이낸셜타임스(FT)가 양국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 6~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 '100일간의 무역협상'을 진행해 결론을 내리기로 합의했다. 금융과 미국산 쇠고기 부문을 양보하는 것은 중국에게 비교적 쉬운 일이다. 현재 외국인 투자자들은 중국 내 증권, 보험사의 최대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이후 15년 동안 중신증권, 중국생명보험 같은 대규모 금융사들은 엄청난 규모로 성장해 앞으로 새로 시장에 진입할 회사들에게 만만치 않은 경쟁자가 됐다.

외국인에 대한 최대 지분 보유 허용은 오바마 행정부 때도 논의되던 사항이다. 미·중 두 나라는 양자 투자협정(BIT)을 두고 여러 번의 협상을 거쳐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BIT를 추진할 것인지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미국은 광범위한 분야에서 중국 시장 접근 문제를 다루기를 희망하고 있다.

회담에 참여했던 한 중국 관료는 "중국은 BIT에서 투자 한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이후 관련 협상들은 연기됐다"며 "만약 오바마 전 대통령이 6개월만 더 재임했더라도 이미 BIT가 이뤄 졌을 것"이라 말했다. 관료들은 '중국 정부는 지난 2003년 이후 계속된 미국 쇠고기 수입 금지 조치를 기꺼이 끝낼 의향이 있다'며 대미무역 흑자로 유발된 무역 긴장을 줄이기 위해 곡물과 다른 농산물을 더 수입할 것이라 말했다. 중국의 대미무역 흑자는 연간 3470억달러 규모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명하겠다고 공언해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두려움이 고조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분위기를 다소 완화시켰고, 내각 관계자들은 더 실용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는 신호를 보냈다.

결론적으로, 이번 협상은 미국 금융서비스 회사와 미국 쇠고기 수출업체로부터 환영 받을 것이다. 미국 금융사들은 지난 몇년간 중국의 사업 장벽이 높아지고 있어 어려움을 겪었다. 쇠고기 수출업체들도 광우병 파동 이후 도입된 중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조치 연장에 대해 불평해왔다.

포괄적인 미·중 투자 협약은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양측은 앞으로 3개월 간 여러가지 작은 거래들을 성사시키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시주석의 방문을 '엄청나다'고 표현하며 "호의와 우정이 형성됐다"고 트윗했다. 그러나 "시간만이 무역의 미래를 말해줄 것"이라 덧붙였다.

미국 관료들은 현재 25%인 중국의 자동차 수입 관세를 인하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한편 중국은 미국에서의 중국인 투자 보호와 몇몇 고급 제품의 중국 판매 제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중국인의 미국 투자는 지난해 3배 가까이 뛰어 오른 450억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채드 보운 피터슨 국제경제 연구소 무역 전문가는 이러한 거래적인 접근은 단기적으로 미국의 무역 적자 해소에 도움이 되겠지만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에 철강을 다량 수출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말했다.

금융위기 여파로 국가 주도 투자 부양책이 발동됨에 따라 중국 철강 업체들은 현재 세계 여타 지역보다 훨씬 많은 양의 철강을 생산하고 있다. 중국 경제가 25년 만에 가장 느린 속도로 성장함에 따라 국내 수요가 감소해 철강 수출이 급증했고, 그 영향으로 세계 철강 가격이 붕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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