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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유골이 사라졌어요"…황당한 화장장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2017-04-05 13:28 송고 | 2017-04-05 15:06 최종수정
제주양지공원 전경(제주양지공원 홈페이지 캡처).© News1
제주양지공원 전경(제주양지공원 홈페이지 캡처).© News1

"할아버지 유골이 사라졌어요."

청명을 하루 앞둔 지난 3일 오전 이모씨 가족은 산소에 모셔져 있던 5대조 할아버지 유골을 화장하기 위해 제주양지공원을 찾았다.
화장은 오후 2시부터 50분 간 이뤄졌다. 시신을 화장할 경우 보통 두 시간 정도 소요되지만 상대적으로 유골량이 적은 개장유골이었기 때문에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오후 2시50분쯤 대기실에 화장 종료 안내방송이 나오자 이씨 가족들은 유골함을 갖고 수거실로 이동했다. 그러나 아무리 기다려도 유골은 나오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공원 측은 이씨 가족 앞에 화장유골 2개를 들고 나타났다. 할아버지 1명의 유골을 맡겼던 가족 입장에서는 황당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게 이씨 가족과 공원 측 간의 진실공방이 벌어졌다. 이씨 가족은 화장유골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고, 공원 측은 화장유골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시시비리를 가리기 위해 수거실에 설치돼 있던 폐쇄회로(CC)TV를 확인해 보려고 했지만 촬영만 될 뿐 실제 녹화는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결국 경찰이 출동해 사실확인이 이뤄지고, 공원 측은 그제서야 실수를 인정, 이씨 가족에 사과했다. 유골량이 적어 화장로에 있던 유골을 잔해물로 착각, 잔해함에 버렸다는 것이다.

그 사이 이씨 할아버지의 유골은 4개의 화장유골 잔해물과 뒤섞여 버렸다. 현재 봉안당에는 이름만 적힌 빈 유골함만 안치된 상태다.

이씨는 "사실상 유족들이 문제제기했을 때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이라며 "보상을 요구할 생각은 없지만, 반드시 개선이 이뤄져야 할 부분 아니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공원 측은 "당일 화장 과정에 실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바로 유족들에게 사과드렸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mro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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