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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부흥상, 기자 향해 "시끄럽다"·"나가라" 막말

"책임 있는 답변" 요구에 "무례하다" 발끈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2017-04-05 10:54 송고
이마무라 마사히로 일본 부흥상(자료사진) © AFP=뉴스1
이마무라 마사히로 일본 부흥상(자료사진) © AFP=뉴스1

일본의 장관급 고위 각료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도중 "시끄럽다" "나가라"는 등의 막말을 퍼부었다가 논란이 일자 결국 사과했다.

5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부흥상은 전날 회견에서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 당시 후쿠시마(福島)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에 따른 피난민 지원 문제에 관해 설명하던 중 취재진과 설전을 벌였다.
부흥상은 동일본대지진 피해지역 복구를 위해 2012년 출범한 부흥청을 관장하는 장관급 직책이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회견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 관련 '자주(自主) 피난민'(정부의 피난 지시가 없었음에도 방사능 피폭을 우려해 피난을 떠난 사람들)에 대한 주택 무상제공이 최근 중단된 것과 관련, "(피난처로부터의 귀환 여부는) 기본적으로 본인(피난민)의 책임과 판단"이라며 "국가로서 (피난민들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다했다"고 말했다.

이에 기자들로부터 "장관이 (피난민들이 왜 후쿠시마로 못 돌아가는지) 실정을 잘 모르는 게 아니냐"는 등의 지적이 나오자 이마무라 부흥상은 "(정부 결정에 불복한다면) 재판이든 뭐든 하면 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특히 "장관으로서 책임있는 답변을 해 달라", "국가가 앞장서서 책임을 져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 이어지자 "무례하다. 뭐가 책임이 없다는 거냐"고 화를 내면서 해당 기자에게 "(발언을) 철회하고 나가라. 다시는 (회견장에) 오지 말라"고 말했다.

이어 회견장 연단을 두드리면서 "시끄럽다"고 소리친 뒤 소란스러워진 장내를 뒤로 하고 회견장 밖으로 빠져나갔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가네코 에미(金子惠美) 민진당 중의원 의원은 "이런 사람에게 후쿠시마의 부흥과 재생을 맡겨도 좋겠냐"며 앞으로 국회 차원에서 이마무라 부흥상의 자질 문제를 추궁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마무라 부흥상은 앞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진주만 공습'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미국 하와이 진주만을 방문했던 작년 12월 보란듯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범들이 합사돼 있는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참배해 논란이 됐던 인물로서 작년 8월 장관급 각료로 처음 발탁됐다.

일본 정부 대변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마무라 부흥상의 막말 논란과 관련해 "당시 회견장에 없었기 때문에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는 모르지만 이마무리 부흥상이 회견장에서 '일부 감정적으로 대응한 데 대해 반성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이마무라 본인에게도 적절히 대응하라고 지시했다"고 진화를 시도했다.

이마무라 부흥상 또한 오후 늦게 기자들과 만나 "회견장에서 감정적으로 대응한 데 대해 사과한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회견 당시 후쿠시마 원전 사고 관련 '자주 피난민' 대책 등에 관한 답변 내용 자체에 대해선 "객관적으로 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각 지방으로 떠난 자주 피난민은 작년 10월 기준으로 약 3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정부와 각 지자체는 그동안 이들 자주 피난민에 대해서도 '강제 피난민'(정부 지시에 따라 피난을 떠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주택을 무상 제공해왔지만, 올 3월 말을 기해 이 같은 지원책을 중단했다.

때문에 일본 내에선 '강제 피난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부 지원과 도쿄전력의 손해배상금 등이 부족한 '자주 피난민'들이 향후 생활고에 시달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ys41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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