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본문 바로가기 회사정보 바로가기

스텔라호…군 대체복무 중이던 청년들의 안타까운 사연

청년 신상조차 파악 못한 정부…비판의 목소리

(부산ㆍ경남=뉴스1) 박기범 기자, 박채오 기자 | 2017-04-04 14:08 송고 | 2017-04-04 17:48 최종수정
4일 오후 실종된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호' 비상대책본부가 마련된 부산 중구 중앙동 폴라리스 쉬핑 부산지사에서 실종자 가족인   A씨  어머니가 선박 사고 30분 전 나눈 문자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고 있다. 2017.4.4/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지난달 31일 남대서양에서 침몰한 화물선 '스텔라 데이지'호에 군 대체복무를 하던 20대 청년이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항해사·기관사 면허 소지자는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비상시에 국민경제에 긴요한 물자와 군수물자를 수송하기 위한 업무 등을 위해 해운·수산 업체에 일정기간 승선근무하면서 병역의무를 대신할 수 있다.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실종된 A씨(24)는 지난 2015년 4월 4주간 기본군사훈련을 받고 한진해운에서 군 대체복무를 시작했다.

A씨는 한진해운에서 군 대체복무를 하던 중 지난 2월17일 한진해운 파산 이후 폴라리스쉬핑으로 옮겨와 3항사로 스텔라 데이지호에 탑승했다.

그는 어머니에게 "해양업에 종사하면서 나라를 지킬 수 있다는 게 자랑스럽다"고 말하며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수행한 청년이자, 유능한 직원이었다.
A씨의 어머니는 "한진해운에서 대체복무를 할 때 업무능력을 인정받아 2등 항해사 진급케이스에 등록돼 있었다"며 "한진해운이 파산하지 않았다면 진급도 하고 이런 일도 없었을 텐데…"라며 울먹였다.

이어 "대체복무를 끝마치고도 계속해서 해양산업에서 종사할 꿈을 갖고 항상 노력하는 자랑스러운 아들이었다"고 A씨를 기억했다.

A씨는 조난 신고가 접수되기 30분전까지 SNS로 가족과 연락하던 살가운 아들이기도 했다.

A씨는 사고 당일 오후 10시50분(한국시각) 어머니에게 SNS를 통해 "배에서 선상투표 할 것 같네요" "한국소식보다 여기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네 쉬엄쉬엄 할게요 걱정마세요" 등 타지에서 일하는 아들을 걱정할 부모님께 씩씩한 모습을 전했다.

실종된 화물선'스텔라 데이지호' 비상대책본부가 마련된 부산 중구 중앙동 폴라리스 쉬핑 부산지사에서 3일 오후 실종자 가족들이 애타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2017.4.3/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실종된 화물선'스텔라 데이지호' 비상대책본부가 마련된 부산 중구 중앙동 폴라리스 쉬핑 부산지사에서 3일 오후 실종자 가족들이 애타게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2017.4.3/뉴스1 © News1 여주연 기자

침몰한 스텔라 데이지호에는 한국해양대 명예사관장(학생회장) 출신인 B씨(26) 역시 군 대체근무자로 승선하고 있었다.

B씨의 아버지는 "우리 아들은 상대방의 아픔을 자신의 아픔처럼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B씨는 지난해 1월27일 열린 한국해양대 졸업식에서 연단에 올라 "누구보다 오랫동안 세월호 사고를 기억했으면 한다"며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무책임하게 회피하거나 봐주기식 대응을 하지 않는 용기와 힘을 기르는 68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한 정의로운 청년이었다.

이 같은 안타까운 사연 속에 정부는 이들에 대한 정확한 인적사항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가족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4일 오전 11시 부산 중구 CJ대한통운 빌딩 7층에 마련된 '스텔라 데이지호' 비상대책반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가족들은 대체복무를 하고 있는 청년들에 대해 질의에 나섰다.

이에 해수부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국방부에 확인해 보겠다.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다"고 답해 비판을 받았다. 일부 실종자 가족들은 "군 대체 복무자도 엄연한 군 복무 중이다"며 "국방부는 뭐하고 있느냐. 왜 국방의 의무를 다 하는 청년들을 책임지지 않느냐"며 울먹였다.

한편 지난달 26일 브라질 구아이바에서 철광석 26만톤을 싣고 출항한 스텔라데이지호는 같은 달 31일 오후 11시 20분께(한국 시간) 남대서양 서남해역에서 카카오톡 메시지로 선박 침수사실을 알린 뒤 연락이 두절됐다.

현재 필리핀 선원 2명은 구조됐으며 한국인 선원 8명을 포함해 22명의 선원에 대해서는 아직 수색 중에 있다.


pkb@

이런 일&저런 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