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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5개=별4개?'…바뀐 호텔등급에 강등될까 업계 전전긍긍

국제표준 '별' 등급제…엄격한 기준에 '미루기 전략'
3성급↓ 호텔들 "심사수수료 올라 부담" 하소연

(서울=뉴스1) 김민석 기자 | 2017-04-01 08:00 송고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 News1 방은영 디자이너

호텔 등급제가 지난해부터 무궁화등급(구등급)에서 5성급(신등급)으로 바뀌면서 심사 기준이 까다로워져 호텔들이 재심사에서 강등될까 긴장하고 있다.

아울러 심사수수료 부담이 커진 데 대한 하소연도 나왔다. 이전에는 등급에 관계없이 기본비 3만원과 객실당 500원 정도의 수수료를 지불했지만 신등급 심사는 4성~5성급 호텔은 246만원, 1성∼3성급 호텔은 168만원을 내야 한다.
1일 한국관광공사와 호텔 업계에 따르면 호텔등급 기준이 무궁화에서 별로 바뀐 이후 호텔들이 재심사에서 강등당하지 않기 위해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다. 이전보다 엄격해진 심사기준에 따라 등급이 한 단계 떨어지는 사례가 심심치않게 나타나서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해 말 특2급(녹색바탕 무궁화5개) 호텔이었던 △롯데시티호텔 명동·울산 △코트야드메리어트서울은 '4성'을 받았지만 △신라스테이 구로는 '3성'을 받았다.

업계에서는 신라스테이 구로의 객실 수는 충분했지만 식음 매장이 하나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고 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무엇보다 기존 호텔들이 부담을 갖는 항목은 식음장"이라며 "기존 호텔들은 특1급도 오래된 건물일 경우가 많아 식음장을 추가 확보하기 위한 공간을 만들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특1급의 웨스틴조선호텔의 경우 별관을 통해 식음료장을 확보해 두는 등 부족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분주한 상태다. 5성급 심사에서 식음료장이 3개 미만이면 등급 심사 자체에서 제외되고 5개 이상 확보해야 만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다른 관계자는 "호텔등급을 위한 식당수 증대 이전에 고객 특성에 따른 메뉴개선등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사드 정국을 맞아 내국인과 일본·동남아 고객을 타깃으로 식음료 메뉴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 News1
한국관광공사© News1

이와 더불어 관광공사의 평가 항목서에 따르면 5성급이 되려면 객실은 200개 이상, 객실 종류는 싱글룸·더블룸·트윈룸·트리플룸·딜럭스룸·스위트룸·한실 등 크기 또는 구조가 다른 유형의 객실이 8종류 이상, 객실 면적은 기준 면적(19㎡)의 130% 이상일 때 최고점을 받는다.

객실에 비치된 소품도 중요 평가 대상으로 5성급에는 △실내복 2벌 △안전 금고 △커피포트 △슬리퍼 2개 △나무옷걸이 7개 △미니바 △메모지·볼펜 △욕실 용품 △얼음 물통 △유리컵 2개 △거울이 있어야 한다.

또한 5성급 호텔에는 △당직 지배인 △도어맨 △벨맨 △컨시어지 등 4개 항목별로 기능인 1인 이상이 배치해야하고 복도와 계단의 실내장식도 채점된다. 조각·화분·그림·벽지·카펫 등의 장식을 갖추고 있는지 갖추고 있다면 호텔 분위기와 어울리는지도 평가 항목이다.

이처럼 많은 조건을 충족해야해 특1급 호텔들은 올해 말까지 유지되는 무궁화 등급제를 최대한 유지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관광공사에 따르면 최근 '인터컨티넨탈 알펜시아 평창리조트'와 '평창 홀리데이인 리조트'가 5성급을 받아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특1급 호텔 중 5성급을 받기 위해 관광공사에 문의하거나 재심사를 신청한 경우는 현재 없다.

5성급 이상으로 심사를 신청한 곳은 1개월 내 현장 평가와 암행 평가를 받게 되고 3성 이하는 현장 평가와 불시 평가를 받는다. 특히 암행 평가는 평가 요원이 평범한 고객으로 가장해 호텔을 방문하는 '미스터리 쇼퍼' 형식으로 조사된다. 무궁화등급제 심사에서는 암행평가 혹은 불시평가 항목 자체가 없었다.

심사기준이 엄격해진 것도 걱정거리지만 1급 이하 중소호텔들은 재심사를 잘 받아도 무궁화 4개에서 별3개로 개수가 줄어드는 등 강등된 것 같은 느낌을 준다며 꺼리는 상태다.

수수료 부담이 커진 데 대한 하소연도 있다. 기존에는 등급에 관계없이 기본비용 3만원에 객실당 500원의 수수료를 지불했지만 이 기준이 바뀌어서다.

관광공사 조사에 의하면 4성~5성급 평가인원은 5명으로 246만원, 1성~3성 평가인원은 4명으로 168만원의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인건비 △교통비 △식비 등 필요경비로 관련 법규에서 호텔부담을 원칙으로 했다.

이에 대해 관광공사 관계자는 "예전보다는 많이 오르긴 했으나 해외사례를 조사해 수수료를 산정했다"며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에서는 관광공사가 고가 수수료 받아서 남기는것이 아니냐고 하지만 오히려 연간 약 4억원 정도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관광공사© News1

관광공사는 지난해 1월 1일부터 신등급(1성~5성급)제 신청만 받고 있다. 기존에는 한국관광협회중앙회와 한국호텔업협회가 심사해 무궁화 개수로 등급을 표시했다.

당시 무궁화등급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별이나 다이아몬드 등급제와 기준이 다르고 특1급과 특2급이 모두 무궁화 다섯 개를 달기 때문에 관광객에게 혼란을 준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협회가 회원사 확보를 위해 등급 인플레이션을 일으키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특1등급·특2등급이 모두 무궁화 5개여서 외국인들이 '5성급인 줄 알고 방문했는데 속인 것이냐'는 등의 컴플레인이 많았다"며 "2014년말 국정감사에서도 이 내용이 언급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국제표준으로 변경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호텔등급제는 신등급제와 구등급제가 혼재돼 운영되고 있다. 신등급 평가를 받은 호텔은 238개, 구등급 유지 중인 호텔은 177개로 총 415개다.

관광공사에 확인 결과 3월31일 기준 5성급 25개 △4성급 13개 △3성급 51개 △2성급 92개 △1성급 57개, 무궁화등급으로는 △특1등급(황금간판 무궁화5개) 13개 △특2등급(초록색간판 무궁화 5개) 39개 △1등급(무궁화 4개) 31개 △2등급(무궁화 3개) △29개 △3등급(무궁화 2개) 65개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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