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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국채 선호 일시적 현상 아니다…"저금리 환경 지속"

"유럽 보험·연기금 비중↑…무질서한 매도 없어"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2017-04-01 08:21 송고
미국 재무부© AFP=News1
미국 재무부© AFP=News1

세계에서 장기 국채에 대한 강력한 수요는 단기적인 것이 아니라는 진단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금리 상승rl에도 계속되는 강력한 장기 국채 수요는 저금리 환경이 지속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WSJ에 따르면 이달 미국과 유럽에서 더 많은 금융 규제가 발효되면서 30년, 50년 혹은 그 이상의 장기물에 대한 수요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연준이 금리를 올리고 막대한 자산을 거둬 들이는 테이퍼링을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서 채권시장에서 막대한 매도세를 예상했다. 하지만 2008년 금융 위기로 나온 규제로 은행들과 투자자들의 계속된 장기물 수요가 저금리를 유지시킬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스캇 티엘 블랙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WSJ에 "장기 고수익 현금흐름에 대한 수요가 현존한다"며 "무질서한 매도세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0월 채권시장은 강력한 글로벌 성장과 인플레이션 신호에 매도 압박에 놓였다. 하지만 올 들어 주식이 오르는 사이 채권은 크게 밀리지 않고 게걸음질했다.

장기물 수익률은 여전히 기록적 저점에 머물러 있다. 미국의 30년물 수익률은 3%로 지난 10월의 2.3%에서 올랐지만 상승폭은 제한됐다. 영국의 50년물 국채 수익률은 1.6%로 30년물의 1.8%보다 오히려 더 낮다.

채권 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며 일반적으로 금리 인상을 추종한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장기간 돈을 묶어 둘 경우 이에 따른 '기간 프리미엄'을 적용한다. 장기물 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수요가 강력해 기간프리미엄이 줄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리서치 대표는 이달 한 연설에서 "저금리는 개별 투자자들의 일반적 모티브를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모티브는 구조적인 이유일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국채에 대한 은행들의 수요는 위기에 대비해 쉽고 빠르게 매각할 수 있는 자산이 필요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일반적으로 국채는 리스크가 적어 은행들이 국채를 보유하기 위해 추가로 자본을 많이 쌓지 않아도 된다. 국채는 단기 시장에서 투자자들이 자금을 빌릴 때 담보로 많이 사용된다. 또 유럽에서 보험과 연금기금 수요가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유로존 보험사(대부분 독일계)가 7조유로(약7조6000억달러), 연기금이 2조4000억유로를 보유한다.

2013~2016년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독일 보험사들은 20년 이상 국채 보유분을 25% 가량 늘리고 단기물을 줄였다. 또 리스크에 대한 익스포저를 헤지하기 위해 금리스왑과 같은 파생상품도 이용됐다.

덴마크 연기금 ATP의 캐스퍼 로렌젠 수석 투자책임자는 "10년 전만 해도 온통 스왑만 있고 채권은 거의 없었지만 이제 앞으로 10년 동안 포트폴리오는 스왑을 줄이고 채권을 늘리기로 계획했다"며 "파생상품은 더 복잡하고 더 비싸다"고 말했다. JP모간체이스 역시 고객들이 스왑을 쓰는 대신 40~50년 장기물로 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수요가 늘면서 공급도 따라갔다. 지난해 유럽 정부가 초저 수익률로 초장기 국채를 잇따라 발행했다. 심지어 아일랜드와 벨기에는 100년 만기 국채를 팔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 수요를 충족할 만큼 공급이 풍부하지는 않다. 결국 연기금은 포트폴리오의 유동성을 낮게 유지하는 것을 감수하고 장기 투자에 속하는 부동산과 인프라를 사들였다. 네덜란드 연기금 PGGM의 폴 밴 드 무스디크 수석회계사는 "채권 시장이 충분히 깊지 않다"며 "연기금의 유동성 리스크가 크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kirimi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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