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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 참여 '낸드 날개 달까'

日 FI와 공동 참여… 기술유출 우려 감안 파트너로 中 대신 日선택한 듯

(서울=뉴스1) 장은지 기자 | 2017-03-29 11:37 송고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SK하이닉스가 일본 도시바 메모리반도체 부문 인수 예비 입찰에 참여했다. 
29일 관련 업계와 일본 언론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일본의 재무적 투자자(FI)들과 손 잡고 도시바 반도체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입찰은 이날 낮 12시 마감된다.

SK하이닉스가 당초 거론되던 대만 훙하이그룹이 아닌 일본 FI들과 손을 잡은 것은 2조엔(약 20조1130억원) 규모의 도시바 반도체 사업을 단독 인수하는데 따른 재무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 기술 유출을 우려하며 중화권을 경계하는 일본 정부와 현지 여론의 반발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입찰 참여자는 물론 도시바도 비밀을 유지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며 "이 때문에 입찰 참여 여부를 밝힐 수 없고 의무 공시 사항도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번 인수전은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과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이끌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출국금지 상태로 검찰조사를 받으면서 실질적인 인수 과정은 박 부회장과 박 사장이 챙기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복심인 박 사장은 SK가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한 인물로 SK텔레콤 사장과 SK하이닉스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해 해외 원전사업으로 막대한 손실을 본 도시바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분사하고 신설법인의 지분 19.9%를 매각하겠다며 지난달 초 입찰을 진행했다. 그러나 해외 원전의 추가 부실이 드러나자 메모리 반도체 사업을 아예 통째로 팔 수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경영난으로 다급해진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사업 지분 매각규모를 변경하면서 SK하이닉스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3조 원가량이던 입찰 규모가 20조원대로 뛰면서 재무적 부담도 커졌다.

이날 입찰 참여 업체로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 웨스턴 디지털(WD), 마이크론, 훙하이, TSMC, 칭화유니그룹 등 10여 곳이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와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을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산케이(産經)신문에 따르면 당초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던 일본정책투자은행과 일본 정부가 최대주주인 관민 펀드 산업혁신기구는 발을 뺀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기술의 해외 유출을 우려한 일본 정부가 도시바 인수에 직·간접적으로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다만 직접 입찰하지는 않지만 기술 해외유출에 제동을 걸기 위해 미국 입찰기업과 공동출자하는 방안은 계속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SK하이닉스가 도시바 인수로 얻는 실익은 낸드플래시 경쟁력 강화다. SK하이닉스의 자체 기술력으로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경쟁력을 따라 잡으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세계 2위 낸드플래시 메모리업체인 도시바가 매물로 나온 이후 SK하이닉스의 지분 인수 가능성이 제기된 이유다. SK하이닉스는 D램 시장 세계 2위의 경쟁력을 갖고 있지만 낸드플래시와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는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후발주자인 SK하이닉스의 전세계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2분기 기준 10.7%로 삼성(34.9%), 도시바(20.4%), 웨스턴디지털(15.0%), 마이크론(11.4%)에 이어 5위에 머물렀다.

한편 인수 후보 중 한 곳인 칭화유니그룹은 1500억위안(약 24조원)을 중국 국영은행인 중국개발은행과 국영 반도체펀드로부터 조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그러나 중화권 업체에 대한 기술 유출을 우려하는 일본 내 여론을 고려하면 중국업체가 인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see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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