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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초점] 스톤→왓슨→요한슨, 美녀들 바통 터치가 부럽다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2017-03-29 11:11 송고 | 2017-03-29 11:20 최종수정
'라라랜드', '미녀와 야수',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스틸 컷 © News1
'라라랜드', '미녀와 야수',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 스틸 컷 © News1
할리우드 여배우들이 국내 극장가 흥행 바통 터치에 나섰다. 국내에서도 많은 팬을 거느린 이들의 존재감은 한국 영화 시장에서는 위협이자 부러움을 주는 요소다.

지난 16일 개봉한 영화 '미녀와 야수'(빌 콘돈 감독)는 개봉 13일째 박스오피스 1,2위를 오르락내리락하며 흥행 순항 중이다. 누적관객수는 325만 8,576명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주는 배우는 단연 엠마 왓슨이다. 영화 '해리포터' 시리즈로 십대 시절부터 국내 많은 팬을 거느려 온 엠마 왓슨은 이번 영화에서 미녀 벨 역을 눈부신 미모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소화하며 호평받고 있다. 원작 애니메이션 속 벨과 이질감이 없는 연기를 보여주면서도 특유의 개성으로 캐릭터를 소화해냈다.

3월 초중반 극장가의 화제는 '외화의 부상(浮上)'이었다. 3월과 4월은 보통 한국 영화의 비성수기로 여겨지는 달이기에 상대적으로 외화의 티켓 파워나 파급력이 컸던 것을 부인할 수 없다. 또 2월 말에 열린 제89회 아카데미 시상식에 맞춰 개봉한 영화들은 그 수혜를 어느 정도 입었다. '라라랜드'도 그런 편에 속한다.

지난해 말 개봉한 '라라랜드'는 약 4달째 꾸준히 관객을 모으고 있다. 아무리 인기가 있는 영화여도 1~2달이면 극장에서 간판을 내리는 것이 보통. 하지만 '라라랜드'는 워낙 입소문을 탄 데다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 감독상, 촬영상, 주제가상 등을 수상, 6관왕에 오르며 유명세를 타 관객 수요가 더 늘어났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역시 주인공 라이언 고슬링과 엠마 스톤의 뮤지컬 연기다. 듣기 좋은 노래와 두 남녀의 공감도 높은 연기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히 엠마 스톤은 우리나라에서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은 편에 속했던 배우지만, 이 영화를 통해 자신의 매력을 대폭 발산하며 인기를 얻었다.

엠마 스톤과 엠마 왓슨을 이을 외화 기대작의 주인공 역시 여성이다. 영화 '공각기동대: 고스트 이 더 쉘'의 주인공을 맡은 스칼렛 요한슨이 그 주인공. 스칼렛 요한슨은 극중 의체를 입고 다시 태어나게 되는 특수부대의 리더 메이저 역을 맡았다. 그는 역시 애니메이션을 실사화한 이 영화에서 원작의 캐릭터와는 또 다른 매력으로 관객들을 찾을 예정이다.  

'여배우 설 자리가 없다'는 말이 보편화된 국내 영화 시장에서는 부러울 수밖에 없는 현상이다. 할리우드 영화는 방대한 시장의 규모 만큼 대작에서 중·소규모의 영화, 저예산 독립 영화까지 다양한 예산과 장르의 영화가 개봉하고, 그에 따라 여배우들도 상대적으로 다양한 작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할리우드에 비해 다양성이 부족한 게 사실이다. 관객들이 극장에서 볼 수 있는 영화는 한정돼 있고, 그러다 보니 어느 정도 앞서 흥행에 성공했던 영화들의 공식을 따라가는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2000년대부터 지금까지 조금씩 변화하기는 했지만, 한국 영화는 소위 '남자 영화'라고 부르는 누아르나 범죄, 액션 등에 특화된 경향을 보인다. 1990년대 말 한국 영화의 중흥을 이끌었던 멜로 장르는 힘을 잃은 지 오래다. 그에 따라 여배우들의 활약도 함께 위축됐다.

개봉을 앞둔 영화만 해도 여배우가 주인공으로 나선 영화는 김윤진 주연의 '시간위의 집'이나 정소민, 윤제문 주연의 '아빠는 딸', 천우희 김남길 주연의 '어느날' 정도다. 여름 성수기를 노린 대작들의 경우는 더 심하다. '군함도'나 '택시운전사', 'V.I.P.', '대립군' 모두 남자 주인공이 대거 출연하는 작품이다. 글로벌 프로젝트인 '옥자'만이 소녀 주인공을 내세웠다.

과연 우리나라 영화에서도 여배우들이 남자 배우들 못지 않은 힘을 발휘할 수 있는 날이 올까? 아직은 엠마 스톤, 엠마 왓슨, 스칼렛 요한슨의 극장가 바통 터치를 부러워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아쉬움을 준다.


eujene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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