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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현장 표심-경기]대선 바로미터 ‘흔들리는 표심’…기대·무관심·냉소 교차

“그 사람이 그 사람, 다 보기 싫다” VS “도덕성 갖춘 경제 일꾼 뽑을 것”
보수에 대한 거부감 강하지만 특정 후보 선택하지 않은 유권자 많아

(경기지역종합=뉴스1) 김평석 기자 | 2017-03-24 13:55 송고
수원지동시장© News1오장환기자
수원지동시장© News1오장환기자

“차기 대선에 관심 없습니다. 그 사람이 그 사람이죠”. “그래도 경제를 살릴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죠.”

대선을 50일도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각 정당이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에 돌입한 가운데 이번 대선의 바로미터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경기지역 바닥 민심은 기대와 무관심, 냉소가 교차하며 요동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과거 비리로 구설에 올랐던 대통령들의 모습을 오버랩하며 정치를 외면하고 있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장기화 되고 있는 경기침체를 해결할 경제 대통령, 국정농단을 차단할 수 있는 도덕성을 갖춘 후보에 대한 기대도 높은 상황이다.

지난 22일 오후 1시께 수원시 팔달구 못골시장. 김 가게를 하고 있는 상인(81·여)은 '차기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덕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대선에 관심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이 그 사람이다. 최근 실망이 커 관심 가지기도 싫다"면서 "뽑아주면 뭐하나. 어차피 같을 텐데"라고 푸념 섞인 말로 답했다.

가게에 들린 시민(70·여)도 "누가 되든 말든 어차피 똑같을 텐데... 아휴, 다 꼴 보기 싫다"고 넋두리를 늘어놨다.

전 가게를 운영하는 상인(44·여)은 "경제를 살릴 수 있고 도덕성을 겸비한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대통령 마다 실망을 줘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고 있다"며 하던 일을 계속했다.

정당과 후보 중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도 답변이 엇갈렸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상인(56)은 "박근혜가 잘 할 줄 알았는데..."라면서 "아직까지 마음에 드는 후보는 없다. 진보 쪽에서도 도덕성이 있어 보이는 후보가 있으면 지지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인근 지동시장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상인(51·여)은 "차기 대선 후보는 당을 보고 뽑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새누리당(자유한국당)은 절대 뽑아주지 않겠다"고 했다.
수원지동시장© News1오장환기자
수원지동시장© News1오장환기자

경제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도 높았다.  성남 상대원시장 김국남 상인회장은 “재래시장을 이용하는 이들은 모두 서민인데 김영란법 등으로 숨통을 막아놓아 소비심리가 위축됐다”며 “서민과 중소기업이 먹고 살 수 있게 해주는 대통령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근 단대전통시장에서 목기와 병풍, 상 등을 30년 넘게 판매하고 있다는 상인 김모(여)씨도 경제 활성화를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경제가 살아야 서민도 산다”며 “국민의 목소리 듣고 같이 할 수 있는 후보인지 따져보고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스마트폰 시대에 정보 홍수 속에서 살고 있고 (과거에 비해) 국민이 깨어 있어 지역보다는 후보를 보고 선택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산, 평택 등 경기 남부권에서는 정치에 대한 기대나 관심보다는 체념 속 대세론과 반감이 교차하고 있다.

23일 오전 10시께 오산 오색시장에서 만난 과일가게 주인 40대 김모씨는 "국정농단 사태를 지켜보면서 정치인과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모두 사라졌다"며 "어차피 뽑아야할 대통령이라면 문재인에게 한표를 던지겠다"고 말했다.

한 생선가게에서 만난 김모씨(39)는 "마땅히 지지하는 사람은 없다. 그래도 될 사람을 뽑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반 문재인 정서도 상당했다. 십 수년째 평택 통복시장에서 야채가게를 운영 중인 60대 박모씨는 "벌써부터 (문 전 대표)자신이 대통령이 된 것 마냥 돌아다니는 모습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화가 난다. 신중하지 않은 사람인 것 같다"며 "이번 선거 만큼은 그 어느때 보다 참된 인물을 뽑겠다"고 했다.

한 과일가게에서 만난 40대 이모씨는 "오히려 (문 전 대표)나라를 더 혼란스럽게 만드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성남 싱대원시장© News1오장환기자
성남 싱대원시장© News1오장환기자

경기북부지역에서는 보수에 대한 반감, 안보에 대한 불안감 등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가운데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있는 유권자들이 많았다.  

젊은 층과 직장인들이 많이 찾기로 유명한 고양시 일산 라페스타와 웨스턴돔 거리에서 만난 젊은이들은 대부분 박근혜 전 대통령과 구 새누리당으로 대표되는 보수정권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평일 영화관을 찾은 이상민씨(22·대학생)는 “같은 과 친구들 모두 첫 대선을 경험하게 된다”며 “모두 야권후보 중 한명을 지지하고 있지만 청년실업 문제에 대한 분명한 공약을 제시하는 후보를 찾기는 어렵다”고 아쉬워했다.

직장인 유병우씨(36)는 “대선후보들이 특정지역에만 관심이 높은 것 같다”며 “안보문제를 거론하면서도 아직까지 경기북부 지역을 찾은 후보는 찾기 어렵다. 당을 떠나 소외된 경기북부지역, 접경지역에도 관심을 갖는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했다.

의류상가를 운영하는 라모씨(27·여)는 “솔직히 대선주자들 얼굴에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고민이 되지만 최악은 피하자는 심정으로 투표는 꼭 할 생각이다”며 “단 오늘 세월호 인양을 TV로 보면서 우리 아이들에게 또다시 비극을 물려주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안전을 강조하는 후보를 찍겠다”고 말했다.

장기호씨(47·자영업)는 “모든 선거에서 보수후보를 찍었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처음으로 보수후보에게 투표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수에 대한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평석·이윤희·박대준·최대호·권혁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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