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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3이 치르는 2021학년도 수능,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재수생 문제는 편입제도로 자연스럽게 해결"
수능개편토론회 "수능개편 없인 사교육 완화 안돼"

(서울=뉴스1) 김현정 기자 | 2017-03-20 18:11 송고
서울 노량진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뉴스1 © News1
서울 노량진 종로학원에서 수험생들이 수능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뉴스1 © News1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안이 올해 7월 확정되는 가운데 교육시민단체가 수능 전 과목 절대평가 전환을 촉구하고 나섰다. 과도한 입시경쟁으로 인한 사교육 과열 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평가방식 변경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것이다.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20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 2세미나실에서 '2015 개정 교육과정과 연계된 2021학년도 수능개편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교육부는 2021학년도 수능 개편안을 올해 7월 확정할 계획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2021학년도 수능은 현재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이 치르게 된다.

2015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2018년에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학생들은 문·이과 구분 없이 공통과목을 배우게 된다. 공통과목은 고교 1학년에 편성되며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통합사회, 통합과학 등 6개 과목이 있다. 고교 2학년 이후에는 진로 선택과목이나 심화과목을 이수하게 된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입시 전문가들은 2021학년도 수능이 대입변화의 기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들은 수능 평가방식이 절대평가로 바뀌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교육과정을 도입해도 입시 경쟁에 매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발제를 맡은 김경범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교수(전 서울대 입학본부 입학전형위원)는 "수능으로 줄 세우는 현 체제를 바꾸지 않고서는 아무리 좋은 교육과정도 제대로 작동할 수 없다"며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대입제도의 혁신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할 경우 재수생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재수생 문제는 편입제도로 자연스럽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수능은 고교 1년 때 배우는 공통과목 6개로 치러야 

안연근 잠실여고 교사(전국진학지도협회 공동대표)는 수능 9등급 체계는 유지하고 평가 방식을 절대평가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배우는 공통과목 6개로 수능을 치르고, 2학년과 3학년에 배우는 일반선택 과목은 내신성적을 대입에 반영할 것을 제안했다.

안 교사는 "현재도 영어와 한국사는 절대평가를 실시하고 있으나 국어, 수학, 사탐, 과탐영역은 상대평가를 실시해 평가방식이 달라 입시만 복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 교사는 "수능의 평가방식이 고등학생으로서 이수해야 할 학력 성취수준을 진단하는 '절대평가'에 목표를 둘 때, 고교는 수능시험에 짓눌리지 않고 정상적인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소장도 수능 9등급제를 유지하고 전 과목을 절대평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능은 1학년 때 배운 공통과목으로 치르며, 사회와 과학의 성적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체제를 개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안 소장은 "소득에 따른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최고치에 이른 지금 교육과정 개정과 함께 수능 체제를 자연스럽게 바꿀 수 있다"며 "2021학년도에 수능을 보는 학생들은 자유학기제라는 새로운 교육과정을 경험한 첫 세대"라고 밝혔다.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면 평가의 변별력은 떨어지고 결국 대학별 고사의 비중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안 소장은 "9등급 절대평가가 도입된 한국사와 영어 이외에 공통국어, 공통수학, 통합사회, 통합과학에도 9등급제를 도입한다면 6개 교과에 최대 54등급이 나오게 된다"며 "사회와 과학에 선택과목을 하나씩 추가할 경우 총 8개 과목으로 늘어나 최대 72등급으로 등급간 편차가 벌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학에서의 모집단위별 영역별 가중치까지 허용할 경우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해도 변별력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면 김진우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수능이 절대평가가 된다고 해서 입시경쟁이 아예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수능의 절대평가로 인해 경쟁의 강도가 완화될 수 있는 대상은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아도 확실히 1등급에 해당하는 학생들에게 적용되는 것"이라며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상대평가와 다름이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상적인 공교육을 받으면 합격할 수준으로 수능문제를 출제하고, 합격과 불합격 두 가지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태훈 교육부 대입제도과 사무관은 "수능개편은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수능절대평가 전환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사무관은 "학생부 위주 전형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능을 절대평가로 전환할 경우 수능의 영향력이 축소되고 학생부전형이 확대되는 그 흐름을 빠르게 끌고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해 수능 개편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hjkim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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